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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철의 떡갈나무 혁명⑬]
기후위기 시대, 물 발자국을 주목하라!
빅워터와 경쟁하는 육류 소비를 줄여야 한다

[환경일보] 생태맑스주의자 존 벨라미 포스터는 『생태논의의 최전선』(2009, 필맥)에서 1947년 유엔의 <세계인권선언>에 물 인권, 물 정의, 물 민주주의 논의가 누락된 것에 대해 주목한다. 이는 물의 사유화와 물 상업화가 물 문제의 해결책으로 파고들 수 있는 여지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현재 제3세계의 물 부족 국가들의 민중은 10억 명이나 되며, 물 기업에서 파는 식수와 생활용수를 자신의 수입의 1/4 정도나 지출하며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더불어 위생시설이 없는 세계 민중은 20억 명이며, 물 부족 국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2003년 아프리카에 닥친 물 부족 사태는 수단의 인종학살의 이유가 되었고, 시리아 내전의 발발 역시도 2005~2009년 5년간 비 한 방울도 내리지 않던 초유의 가뭄사태 때문이었다. 물 부족과 관련된 전쟁, 테러, 내전, 식량위기 등은 이제 인류의 핵심적인 위험요소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 상황은 확대일로에 있다. 한국도 그 예외가 아니다. 2009년도에 태백시를 엄습한 물 부족 사태는 주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지역사회를 얼어붙게 했다. 2014~2015년 사이에 중부지방을 급습했던 가뭄 사태는 농민들의 아우성과 비탄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더욱이 2018년 폭염 시기 동안 전국 대부분의 농지에서 밭농사를 거의 포기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가뭄과 물 부족 상황에서 농민들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바로 30만원에 달하는 급수차 비용을 대며 밭농사를 유지할 것인가, 여름 농사를 포기한 채 그대로 갈아엎어버릴 것인가의 문제가 그것이다. 결국 한국사회에서도 물과 관련된 영리적 활동이 시작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대두되었고, 물 공공성 확보에 대한 시민사회와 농민들의 목소리도 큰 상황이다. 혹자는 4대강에서 물을 끌어다가 쓰자고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4대강 물의 경우 맹독성 플랑크톤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농수로 쓸 수 없는 물이 대부분이다.

로이크 쇼보의 『지속가능한 발전』(2011, 현실문화연구)에서는 하루 600리터를 쓰는 미국인과 하루 20~30리터를 쓰는 아프리카인의 상황을 대비시켜 본다. 미국인들이 어떻게 그렇게 쓰냐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사실상 물발자국(Water footprint) 개념에 따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토니 앨런이 쓴 『보이지 않는 물 가상수』(2012, 동녘)에서는, 구체적인 상품 자체가 그것이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물이 필요한지를 물 발자국으로 설명하고 있다.

빵은 그것이 생산되기까지 40리터 물을 필요로 하는 데 비해, 우유 1리터는 1,000리터 물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물 발자국을 추적하면서 발견하게 되는 가장 놀라운 사실은, 소고기 1kg에 물 15,500리터가 필요함으로써 사실상 물 발자국이 가장 높은 식생활이 육식임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는 생태학자 피멘델의 보고에서도 등장한다. 그는 소를 도살하고 씻기는 물이 2급수이며, “황소 한 마리를 도살하는 물의 양이면 구축함을 띄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렇듯 육식이 물 발자국이 높다는 것은 식량생산에 사용되는 결정적인 물인 빅워터(Big Water)와 경쟁하는 결과를 낳는다. 농업에서 빅워터의 확보가 어려워지면 지하수로 쓰이는 대수층에 대한 약탈농법으로밖에 유지될 수 없게 된다. 그런 상황은 농업의 지속가능성에 적신호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육식이야말로 물 부족과 가뭄의 상황에서 우리가 극복해야 할 생활습관임에 분명하다.

이제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남아 있다. 갈수록 물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고, 가뭄과 홍수 등 재난적인 상황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기후변화이다. 인류가 화석연료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육식습관 등을 버리지 않음으로 인해 지구가 더워져 물 순환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구체적인 이유는 평균기온의 상승에 따른 포화수증기압의 변화이다. 만약 1℃ 평균기온이 오른다면, 포화수증기압은 7%가 높아지게 된다. 즉, 수증기가 대기 중에 머무를 수 있는 체적이 커지게 되어 대기는 습하고 땅은 건조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대기는 습하지만 따뜻한 공기가 찬 공기와 만난 기회가 적어져 그저 공기가 습할 뿐 비가 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약 비가 오더라도 집중호우나 스콜의 형태로 일부지역에 왕창 쏟아부을 뿐이다. 결국 가뭄, 태풍, 집중호우 등의 기상재난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물 부족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은 바로 기후위기에 대한 인류의 적극적인 대응에 달려 있다. 오는 9월 21일에 벌어질 전 세계 기후행동의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도 그것이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기후위기로 인한 극단적인 물 부족 상황을 물려줄 수 없는 노릇이다. 우리는 지금-여기-당장 행동해야 한다.

편집부  pres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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