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아라가야 전성기(5~6세기) 중심지역 및 핵심공간 추정

함안 가야리 유적 <사진제공=문화재청>

[환경일보] 심영범 기자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26일 경상남도 함안군에 있는 함안 가야리 유적(咸安 伽倻里 遺蹟)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해발 45~54m의 구릉부에 사면을 활용해 토성(土城)을 축조하고, 내부에는 고상건물(高床建物)과 망루(望樓) 등을 축조한 유적이다. 조선 시대 사찬읍지(私撰邑誌)인 '함주지(咸州誌)'와 17세기의 '동국여지지(東國輿地志)' 등 고문헌과 일제강점기의 고적조사보고에서 ‘아라가야 중심지’로 추정돼 왔다.

013년 5차례의 지표조사를 통해 대략적인 유적의 범위를 확인했고, 2018년  4월에 토성벽의 일부가 확인되면서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본격적인 시굴과 발굴조사를 진행해왔다.

조사 결과 ▷대규모 토목공사로 축조된 토성과 목책(木柵, 울타리) 시설 ▷대규모의 고상건물지 등 14동의 건물지 등을 확인했다. ▷건물지 내에서는 쇠화살촉과 작은 칼, 쇠도끼, 비늘갑옷(찰갑, 札甲) 등이 나와 이곳이 군사적 성격을 가진 대규모 토성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출토유물로 보아 유적의 시기는 아라가야의 전성기인 5세기부터 6세기에 해당되는 걸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시작한 성벽부에 대한 정밀조사에서는 ▷가야문화권에서 처음으로 판축토성(板築土城)을 축조하기 위한 구조물들이 양호한 상태로 확인됐다. 아라가야의 우수한 축성기술을 보여주는 이러한 구조들은 이전에 확인된 사례가 드물기 때문에 아라가야는 물론, 우리나라 고대토성의 축조수법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판단된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함안군 가야읍을 가로질러 남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신음천(新音川)과 광정천(廣井川)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한 독립구릉 상에 위치한 유적이다.

‘남문외고분군(경상남도 기념물 제226호)’, ‘선왕고분군’, ‘필동고분군’ 등 중대형 고분군들에 둘러싸여 있으며, 동쪽에는 ‘당산유적’, 남쪽으로는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이 있어 이곳이 아라가야의 중심 역할을 해왔음을 알 수 있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유사한 성격의 유적인 김해 봉황동 유적(사적 제2호), 합천 성산토성(경상남도 기념물 제293호) 등과 비교할 때 상태가 매우 온전하고 주변 유적과 연계된 경관이 잘 보존돼 있어 고대 가야 중심지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유적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연차적인 발굴조사와 연구를 통해 금관가야, 대가야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하며 고구려, 백제, 신라, 고대 일본과 활발히 교류했던 아라가야의 실체와 위상을 재조명해 정부혁신 역점과제인 가야사 연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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