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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라인 코앞인데··· 전력수급기본계획 제자리LNG 대체규모 제시, 환경급전 통한 석탄발전 감축으로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한 전력요금 인상, 공급안정성 확보 등 ‘암초’
국회기후변화포럼은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준비상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이채빈 기자>

[국회=환경일보] 이채빈 기자 = 석탄발전 축소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골자로 한 정부의 전력수급정책은 안정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준비상황과 과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공감하면서도 철저한 준비가 수반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정부 “LNG 대체 규모·일정 제시” 확언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 향후 전력수요를 예측하고, 이를 공급할 수 있는 발전설비 계획을 짜는 일이다. 이번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올해부터 2033년까지 15년 동안의 전력수요 전망과 전력설비 확충 방안을 담아야 한다.

윤요한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이 이날 발표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준비상황과 향후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기후변화·이상기온 등 불확실성 ▷재생에너지 확대 등 글로벌 트렌드 ▷미세먼지·온실가스 감축 요구를 반영해 정책을 수립한다.

먼저 재생에너지의 변동성과 간헐적 대응을 위해 백업설비규모 산정과 관제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줄이고자 석탄의 액화천연가스(LNG) 대체 규모와 일정을 제시하고, 환경급전 도입으로 석탄발전 감축방안을 마련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부터 전력정책심의회를 열어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전력·신재생에너지·계통 등 다양한 전문가 논의를 통해 정부안을 마련한 뒤 국회 보고 및 공청회를 거쳐 올해 연말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분산형전원 확대···계통 안정성 확보해야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은 재생에너지· 발전량 확대목표를 204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30%로 설정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6월 발표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이하 3차 에기본)’도 반영해야 한다. 정부는 이 안에서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금지 ▷노후 석탄발전소 폐지 및 연료전환 ▷재생에너지·연료전지 등 수요지 인근 분산형전원의 발전량 확대목표를 204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30%로 설정했다.

박정순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전환정책연구본부장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미세먼지·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전환정책 등을 충족하는 발전설비계획과 실행계획이 담겨야 한다”며 “노후 석탄발전소 폐지 및 연료전환을 단계적으로 이행하고, 배출량 산정을 위한 발전량 기준의 에너지믹스를 제시해 줄 것”을 촉구했다.

또 분산형전원의 발전량 확대에 대해서는 “제주도의 경우 지난해 발전량 기준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12.9%이며, 풍력발전 출력제한도 이미 시행 중”이라면서 “제주도 사례를 토대로 구체적인 전력계통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先 LNG건설, 後 석탄폐지 방안 도입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 <사진=이채빈 기자>

에너지 안보에 대한 고려와 대책도 필요하다.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는 “환경과 비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급안정성”이라며 “미세먼지 온실가스 감축 등으로 특정 에너지원의 비중이 늘어날 경우 에너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설비 불균형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는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보급 규모가 태양광은 168MW(목표대비 84%), 풍력은 133MW(목표대비 20.4%)로 상당히 대조적”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풍력 발전시설은 주민수용성 문제 등으로 확산이 더뎠다. 따라서 에너지믹스 및 분산형전원의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노후 석탄을 LNG로 대체할 경우에도 ‘선 LNG건설, 후 석탄폐지’를 채택하자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신규 LNG발전 건설이 쉽지 않다는 측면에서 석탄을 폐지하고 LNG를 건설하는 것은 일시적인 공급력 부족을 가져올 수 있다”며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이 공급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노후설비와 자가발전 등을 포함한 충분한 예비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후 석탄이 LNG로 대체되면서 LNG 비중이 상당히 높아지면 도입선과 도입자 다변화 등 에너지 안보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스터빈, 日 의존도 50%···‘기술안보’ 확보해야

석광훈 녹색연합 전문위원 <사진=이채빈 기자>

에너지 안보에 대한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 미·중 간 화웨이 분쟁과 일본의 반도채소재 수출규제 사태를 계기로 기술 안보의 중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석광훈 녹색연합 전문위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발전설비 부품의 해외의존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가스터빈은 케이싱 외 핵심부품을 전량 해외(미쓰비시 등)에 의존하고 있다. 원전 증기발생기 전열관은 50% 일본, 나머지 50%는 유럽에 의존하고 있다. 발전부문 정밀소재기술의 해외의존도 역시 높다.

석 전문위원은 “에너지 부문도 ‘에너지 안보’에서 ‘기술 안보’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며 “가스터빈 등 발전부문 정밀소재기술의 국산화 정책 목표를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가스복합기술의 국산화를 강조했다. 석 전문위원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높아졌으나, 기존 전력망과의 부조화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선 관심이 낮다”며 “세계적으로나 국내에서나 태양광 급증에 따른 대용량 보완기술은 가스복합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는 화재위험, 양수발전은 부지문제 등을 안고 있다.

따라서 재생에너지가 충분히 성장하기 전까지 석탄·원전을 대체할 과도기 대안은 가스복합이 유일하다는 얘기다. 그는 “가스복합은 향후 국내외 발전시장에서 재생에너지와 함께 공진화하는 필수 발전기술로, 과감한 확대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기요금 인상, 국민 설득 필요”

반면 정부가 내세운 발전자원 비중 조정이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지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억4000만톤으로 잡았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발표한 온실가스 감축 수정 로드맵에서 배출량은 1억9300만톤으로 줄었다. 감축량만큼 LNG가 석탄을 대체하겠다는 의미다.

박원주 민간발전협회 국장은 “정부 측 계획에는 LNG 설비의 교체만 반영됐을 뿐 가동률과 이용률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LNG를 긍정적으로 보는데, 민간에서는 사업자에 대한 지원제도가 없어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고 비판했다.

강윤영 서울대학교 교수도 LNG 낙관론을 경계했다. 강 교수는 “공기업 주도의 원전과 석탄발전의 비중은 강제적으로 조절할 수 있지만, 재생에너지와 LNG는 민간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LNG에 대한 무조건적인 확대보다는 이를 적정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을 고려해 에너지전환 정책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기요금 문제도 언급됐다. 강 교수는 “면밀한 검토를 통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9차 전력계획에 반영한 뒤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며 “국민이 납득하면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안 되면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미세먼지·온실가스 감축 등 추가조치를 반영하더라도 2022년까지 에너지전환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은 거의 없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한국전력공사는 적자를 보기 시작했으며,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채빈 기자  green900@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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