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비 폭염 일수 41% 수준, ‘비’ 자주 왔지만 강수량 적어

[환경일보] 올해 여름은 평년에 비해 0.5℃ 더웠지만 기록적인 더위를 보였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폭염이 훨씬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더위가 일찍 시작했지만 한여름에는 덜 더웠고, 후반에 지속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6월 초 평년대비 기온이 높았으나 장마가 7월 중순까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기온을 보였으며, 장마 종료 후 7월 후반부터 8월 중반까지 폭염이 이어졌다.

올여름 폭염은 주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발생했으며, 2018년과 비교해 덜 더웠고, 폭염발생 일수와 연속발생 일수(지속일수)도 적었다.

2019년 여름철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13.3일, 열대야 일수는 10.5일로 1973년 이후 각 15위, 7위를 기록해 작년(각 31.4일, 17.7일)보다 크게 감소했다.

서울의 경우 폭염 일수는 14일, 열대야 일수는 17일로 작년(각 35일, 29일)보다 적었다.

2018~2019년 여름철(6~8월) 전국 평균 기온 비교(채색: 작년대비 기온이 낮은 경우) <자료제공=기상청>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례적으로 극심했던 작년과 달리 올 여름철 폭염은 경상도에서, 열대야는 남부지방에서 주로 발생했다.

폭염 일수는 경상북도 의성이 28일 열대야 일수는 제주가 32일로 가장 많았으며, 최장 폭염 지속일수는 전라북도 부안이 13일(7월30일~8월11일), 최장 열대야 지속일수는 전라남도 여수가 21일(7월 26일~8월 15일)로 가장 길었다.

여름 전반기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크게 발달하지 않은 가운데, 바이칼 호와 베링해 북쪽에 기압능이 발달해 우리나라와 오호츠크해 부근으로 기압골이 자주 통과하면서 찬 공기의 유입이 잦았다. 

이로 인해 이동성 고기압과 저기압의 영향을 주기적으로 받아 7월 중반까지 기온 변동이 컸다.

그러나 7월 후반부터 8월 중반까지는 티벳 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부근까지 발달해 무더운 가운데, 낮 동안 강한 일사효과가 더해지면서 폭염이 지속됐다.

이 기간 동안 필리핀 해 부근에서는 높은 해수면 온도로 인해 대류활동이 활발함에 따라, 대기 순환으로 우리나라 부근에서 하강기류가 강하게 발달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까지 확장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 47개 지점의 일평균 폭염 일수와 열대야 일수 분포도(6~8월) <자료제공=기상청>

평년대비 훨씬 적은 강수량

전국에 동시 장마가 시작하고 4개 태풍의 영향을 받았으나 7·8월 강수량이 평년대비 매우 적었다. 2019년 여름철 전국 평균 강수량은 493.0㎜로, 1973년 이후 일곱 번째로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장마가 이례적으로 일찍 종료된 작년(27.1일)보다 강수일수는 33.6일로 늘었고, 8월 후반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약화되면서 형성된 정체전선으로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지만, 2019년 전국 누적 강수량(700.1㎜)은 8월까지 작년(1008.2㎜)과 평년(1023.5㎜)의 약 70% 수준에 불과했다.

강수편차도 지역별로 심하게 발생했다. 7월 중반까지 장마전선이 우리나라 남쪽에 머물면서 7월 강수량이 남해안과 제주도는 많았지만, 중부지방과 전라북도, 경상북도는 적었다.

전국에 동시 장마가 시작하고 4개 태풍의 영향을 받았으나 7·8월 강수량이 평년대비 매우 적었다.

8월에는 대기불안정으로 소낙성 강수가 자주 내렸고 3개의 태풍(▷제8호 프란시스코 ▷제9호 레끼마 ▷제10호 크로사)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으나, 강수가 지역적으로 편중되면서 누적 강수량이 매우 적었다.

2019년 8월31일까지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총 12개의 태풍 중 10개가 여름철에 발생(평년 11.2개)했고, 이 중 4개(▷제5호 다나스 ▷제8호 프란시스코 ▷제9호 레끼마 ▷제10호 크로사)가 우리나라에 영향(평년: 2.2개)을 줬다.

7월에는 제5호 태풍 다나스가 제주도 서쪽해상으로 북상해 진도 부근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되면서, 많은 양의 수증기가 유입돼 19~21일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8월에는 제8~10호 태풍(▷제8호 프란시스코 ▷제9호 레끼마 ▷제10호 크로사)이 연달아 북상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으나, 강수량은 지역적으로 편중됐다.

2019년 여름철(6~8월) 전 지구 주요 이상기후현상 및 관련 재해 현황 <자료제공=기상청>

한편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 폭우 등 이상기후 현상과 함께 기상재해가 발생했다.

특히 유럽, 아시아, 미국 서부와 알래스카 지역에서 폭염이 발생했고, 유럽은 작년에 이어 강한 폭염이 나타났다.

유럽의 6월은 북대서양을 중심으로 상층 기압능이 위치해 기압계의 동서흐름이 정체된 가운데, 하층(약 1.5㎞ 상공)에서는 북아프리카로부터 뜨거운 공기가 유입되면서 관측 사상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한 곳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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