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제단체들 방콕에서 집회 열고 한국 석탄투자 중단 요구

[환경일보] 오는 9월23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될 유엔 기후 정상회의에 앞서 지역별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방콕에서는 지난 9월2일부터 6일까지 아시아·태평양기후주간(Asia Pacific Climate Week, 이하 ‘아·태 기후주간’)가 열렸다.

우리나라에서는 환경부가 아·태 기후주간에 참여해 배출량의 절반(49.4%)을 차지하는 아·태지역의 온실가스 감축 기여를 강화하고 파리협정에 따라 이를 투명하게 이행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런데 이와 대조적으로 아시아 시민단체들은 아·태 기후주간 마지막 날인 9월6일 회의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한국의 해외 석탄발전 투자로 인해 동남아 국가들이 고통 받고 있다”고 호소하며 한국이 해외 석탄발전 투자를 조속히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아시아 시민단체들은 회의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한국의 해외 석탄발전 투자로 인해 동남아 국가들이 고통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사진제공=기후솔루션>

한국의 이중적 태도 비판

이들은 한국이 대외적으로는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을 전 세계 국가들에 호소하면서 자국 내 초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모색하는 한편, 개발도상국가들에 환경적 위험을 떠넘기는 해외 석탄투자를 지속하는 이중적 행태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시민단체 트렌드아시아(Trends Asia)의 유윤 인드라디는 지난 8월29일 인도네시아 주민들이 서울중앙지법에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산업은행을 상대로 무역보험 계약 체결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사실을 알리며 “한국이 투자한 석탄발전소로 인해 많은 아시아의 주민들이 고통 받고 있다”며 “석탄발전소 수출을 조속히 중단해달라”고 주장했다.

베트남 환경단체 그린아이디 뉘엔 띠 안 뚜 역시 “한국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의 국가에 석탄발전소를 건설함으로써 막대한 인명 피해를 조장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의 2018년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8년 8월까지 한국수출입은행의 해외 석탄화력사업 규모는 약 6조원,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약 5조원, 한국산업은행은 약 3000억원에 달한다.

아시아 시민단체들은 한국이 대외적으로는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을 전 세계 국가들에 호소하면서 개발도상국가들에 환경적 위험을 떠넘기는 해외 석탄투자를 지속하는 이중적 행태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제공=기후솔루션>

그린피스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이 금융 지원했거나 지원 예정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내 14개 석탄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로 인해 연간 약 3000여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이러한 조사결과를 언급하며 “한국, 중국, 일본의 금융기관들이 투자하는 석탄화력발전소들이 전 세계의 대기오염, 기후위기를 가속시키고 있다”며 조속한 중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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