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환경연합운동, 수령 600년 된 느티나무 보전 조치 촉구 기자회견

지정보호수 관리 무심한 고양시··· 주민들만 한시름
10년 전 개장한 인근 골프장으로 지하수 부족, 피해 시작
“전체 복원 늦었지만 부분이라도 살릴 수 있는 방안 고심해야”

이번 태풍으로 피해가 심각한 수령 680년 된 경기도 지정보호수 1호 느티나무 <사진제공=고양환경운동연합>

[환경일보] 김봉운 기자 = 이번 13호 태풍 링링으로 고양시 일산동구 산황동 417번지에 위치한 수령 680년 된 경기도 지정보호수 1호 느티나무가 큰 피해를 입었다.

고양 환경연합운동(이하 환경연합)은 “이 나무는 2016년 내셔널 트러스트가 ‘보전해야 할 우리 유산’으로 지목하기도 했다”며, “700년 가까이 의연했던 나무를 보호하지 못한 시민의 입장으로서 깊이 죄책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환경연합은 고양시가 그동안 지정보호수 느티나무 보존에 무관심으로 방치해 태풍에 만신창이가 됐다고 지적하며, 지난 토요일(6일) 가지가 부러진 뒤에도 나뭇잎이 살아있는 부분이 있다. 전체를 살릴 수는 없겠지만 살아있는 부분이라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구하고자 고양시청에 느티나무 보전 조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10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환경연합은 기자회견을 통해 “산황동 느티나무의 수난은 10년 전 개장한 인근 골프장으로 인한 지하수 부족으로부터 시작됐으며, 오늘의 태풍 피해는 고양시의 부실한 보전조치로 인한 영양 부족과 보호 장구 부족 등으로 인한 인재”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10년간 느티나무 보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때마다 고양시는 문제없다, 전문가가 괜찮다고 한다며 직무를 유기했으며, 마을 주민들이 느티나무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면 부서마다 책임을 회피하기 다반사였다”고 전했다.

이에 환경연합은 “경기도 보호수 1호의 보전책임이 있는 고양시장은 산황동 느티나무 보전을 위한 TF팀을 꾸려주기 바라며, 지난봄 TF팀을 꾸리고 대대적으로 나무권리선언문을 발표하며 호수공원에 값비싼 대리석비를 세워 나무의 중요성을 설파한 바 있는 고양시가 나무 보전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마을주민 김모씨는 “나무에 대한 최고의 전문가는 산황동 주민이며, 이 나무를 사랑하고 나무로부터 깊은 정서적 위로를 받는 사람들은 우리 시민들과 그 아이들이다. 고양시는 마을 주민들의 조언과 시민들의 나무 보전 의지를 듣고 반드시 산황동 느티나무를 보호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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