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전국 최초 사회복지시설 ‘관피아’ 문제해결 위한 대책 추진

부산시청 전경 <사진=권영길 기자>

[부산=환경일보] 권영길 기자 = 부산시는 그동안 사회복지시설에 공무원의 낙하산 인사로 문제가 되던 일명 ‘관피아’ 문제해소를 위해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복지 관련 업무에 근무한 공무원이 관할 복지시설에 시설장으로 재취업하는 것을 방지하는 강력한 대책을 내놨다.

올해 10월부터 부산시 관할 사회복지시설에 시설장으로 취업하는 사람 중 부산시에서 사회복지시설 관련 업무를 한 퇴직자에 대해서는 인건비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퇴직 전 5년동안 부산광역시에서 5급 이상으로 사회복지시설 관련 부서에서 근무한 자 가운데 퇴직 후 3년이 경과하지 않은 공무원이 대상이며, 법적으로는 재취업 자체를 막을 수 없으나 복지시설의 인건비가 보조금에 상당 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볼 때 사실상 취업이 제한된 것이다.

그동안 복지시설에 인건비 등을 지급하던 복지관련 공무원이 관할 복지시설에 퇴직 후 재취업해 현직 공무원들에 대한 각종 로비문제와 낙하산 인사로 인한 시설종사자의 승진기회 박탈 등의 문제가 논란이 되었던 게 사실이다.
 

관련 법령에 따른 '사회복지시설'의 종류 <자료출처=부산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복지사업법에는 기초자치단체 소속의 사회복지 관련 부서에서 퇴직한 공무원이 관할 기초자치단체에 속한 사회복지시설에 재취업하는 것을 막고 있으나 광역자치단체의 경우에는 법상 재취업방지에 관한 규정이 없어 법적 사각지대로 여겨져 왔다.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실제로 부산시는 지난 2016년 5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사회복지학계 전문가 등 200여명의 참여한 '사회복지시설 운영의 민관 협력방안 토론회'를 개최했으며, 중앙부처에 관련 법령 개정요청도 했지만 이후 3년동안 법령 개정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부산시가 마련한 재취업 제한방침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이며 이러한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관련 법령까지 개정될지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부산시는 기존에 이미 사회복지시설의 시설장으로 재취업해 있는 퇴직공무원들의 로비문제에 대한 대책도 내놨다.

복지시설의 인건비와 운영비 등의 보조금은 일상적인 지원으로 특별한 로비가 필요하지 않으나, 수년에 한 번씩 발생하는 사회복지시설의 신축과 개보수 등에 필요한 기능보강사업은 사업선정에 각종 로비문제가 발생하는 게 현실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에서는 퇴직공무원이 시설의 장으로 있는 복지시설이 기능보강사업 신청을 할 경우 사업선정 심사 시 감점하기로 해 명시적으로 드러나지는 않는 로비 압력에 대해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조직 내부의 반발도 예상되나, 부정부패를 척결해 깨끗하고 청렴한 부산시로 거듭 혁신하기 위한 시책 시행으로, 주무관청에 대한 로비나 낙하산 인사 등이 해소돼 결과적으로 기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의 승진기회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시민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부산시가 더욱 투명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일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하며, 이를 통해 사회복지 공무원과 종사자들이 제대로 능력을 인정받고 긍지를 가지고 일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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