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댐 시험담수 후 녹조 창궐, 서식지 회복 없인 효과 없어

[환경일보] 2018년 영주댐 사후환경영향조사에서 단 9개체만 확인되면서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은 흰수마자 와 관련해 한국수자원공사가 10월 하순 치어를 인공증식을 통한 방류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치어 방류에 대해 “흰수마자 개체군 보존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즉 흰수마자는 멸종을 우려해야할 만큼 상황이 매우 급박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상돈 의원실이 국정감사 기간 중 영주댐 시험담수 현장을 점검한 결과, 두꺼운 녹조가 댐 상류 16㎞부터 내성천을 심각하게 오염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수자원공사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댐 하류 영주댐교의 유해남조류 개체 수는 지난 9월30일 14만6710cells/㎖까지 급증했다. 낙동강에 맑은 물을 공급하겠다고 영주댐을 건설한 목적 자체가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2018년 조사에서는 흰수마자가 발견되지 않아 멸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제공=이상돈의원실>

3차례 치어 방류 실패

수공이 환경부와 함께 계획한 이번 4차 방류는 7600만원의 예산을 들여 10월23일(수)에 내성천 회룡교에서 치어 5000마리를 방류하려는 것이다.

수공은 영주댐 공사 중 댐 하류의 서식환경이 악화되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차례에 걸쳐 치어 1만마리를 인공 증식해 방류했지만 개체 수는 증가하지 않았다. 내성천은 흰수마자 최적의 서식처였는데, 영주댐 공사 후 멸종위기에 처했다.

환경부가 주재한 관계기관 합동회의에서 “동절기 치어 방사가 생존률이 낮다”는 지적이 있었음에도 방사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담수어류 전문가인 채병수 박사는 내성천 흰수마자 치어 방류사업에 대해 “아무리 많이 부화시켜서 내려 보내도 살아갈 서식지가 없는 상황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2018년 국립환경과학원이 실시한 ‘하천 수생태계 현황 조사 및 건강성 평가(낙동강 대권역 358개 지점)’ 및 같은 해 낙동강수계관리위원회·국립환경과학원 낙동강물환경연구소가 시행한 ‘낙동강 수계 보 구간 수생태계 모니터링(26개 지점)’ 조사에서는 흰수마자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 전 유역에 걸쳐서 흰수마자가 사실상 멸종된 것으로 우려되지만, 자연성 회복을 위한 보 개방 모니터링조차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2017년 영주댐 1차 시험담수 녹조 <사진제공=이상돈의원실>

1조1000억 투입 무용지물

1조 1000억원이 투입된 영주댐은 2016년 7월 처음 시험담수를 했지만 2년 연속으로 녹조로 가득해 사회문제화 되자, 2018년 3월 담수를 중단하고 댐 저수지의 물을 모두 방류했다. 사실상 댐이 아무런 쓸모가 없어진 셈이다.

수자원공사는 한여름을 피한 지난 9월에 별다른 숙의 과정 없이 시험담수를 다시 시작했지만 10월 중순에도 대량으로 녹조가 발생했다.

영주댐 녹조 문제가 심각한 것은 가을철 잦은 태풍의 영향으로 지난 9월에는 영주지역에 적지 않은 비가 내렸고, 10월 2~3일에는 14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음에도 녹조 사태를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9년 영주댐 2차 시험담수 녹조 <사진제공=이상돈의원실>

이상돈 의원은 “시험담수를 하자마자 가을 홍수를 녹조물로 바꾼 영주댐은 이제 사라져야 할 4대강사업의 폐기물일 뿐”이라며 “흰수마자 문제가 매우 다급한 사안이지만 내년 이른 봄에는 흰목물떼새 번식에도 큰 문제가 생길 것이다. 별 의미가 없는 종합진단을 내세워 시작한 시험담수를 중단하고 하루라도 빨리 댐 철거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댐 하류로 녹조를 무단방류 하는 것은 국민 안전과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는 무모한 조치이기에, 관계기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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