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유산원, 판소리, 진주검무 등 다채로운 행사 12월까지 진행

[환경일보] 심영범 기자 = 국가무형문화재의 보전과 진흥을 위해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김연수)이 지원하는 국가무형문화재 11월과 12월 공개행사가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진옥섭)의 진행으로 전국 각지에서 펼쳐진다.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는 국가무형문화재의 대중화와 전승 활성화를 위해 매년 종목별로 개최하고 있다. 오는 11월과 12월에는 전국 각지에서 총 12종목 14건의 공개행사가 예정돼 있으며, 12월3일 진주검무 공개행사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먼저, 전라북도 익산시에서는 ▷'제83-2호 이리향제줄풍류'(11.2./전라북도 익산시 국가무형문화재통합전수교육관 실내공연장) 공개행사를 만나볼 수 있다.

이리향제줄풍류는 익산의 과거 이름인 ‘이리’에서 전승되는 ‘현악영산회상’이라는 기악곡으로 ‘줄풍류’라고 부르는데, 거문고, 가야금, 양금, 단소, 해금, 대금, 피리, 장구 등 여덟 가지 악기로 연주한다.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는 우리 전통음악의 정수와 신명을 느낄 수 있는 명인들의 공개행사가 마련돼 있다.

기품이 있고 아름다운 선율을 지닌 가곡의 매력과 남창 가객의 호방함을 느낄 수 있는 ▷'제30호 가곡'(보유자 김경배/11.8.) 공개행사가 서울돈화문국악당(서울특별시 종로구)에서 진행된다.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서울특별시 강남구)에서는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 3인(보유자 이영희/11.3. 보유자 강정숙/11.9. 보유자 안숙선/11.23.)의 공개행사를 만나볼 수 있다.

장구 반주에 맞춰 가야금을 직접 독주 형태로 연주하고 동시에 단가나 판소리 중 한 대목을 따서 부르는 가야금 산조 및 병창은 악기의 특성으로 인해 명인들의 개성에 따라 다양한 음악유파를 형성해 오고 있다.

한평생 가야금과 함께 해온 명인 3인의 공연을 통해 친숙하면서도 들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주는 전통 가야금 선율을 들으며 가을 끝자락의 풍류를 즐길 수 있다.

아울러 궁중무용인 ▷'제40호 학연화대합설무'(11.24.) 공개행사와 ▷'제5호 판소리'(보유자 신영희/11.26.) 공개행사도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진행된다.

학연화대합설무는 조선 전기 궁중에서 악귀를 쫓기 위해 베풀던 의식 다음에 학무·연화대무를 연달아 공연하던 종합적인 무대를 말한다.

학무는 임금을 송축하기 위해 학의 탈을 쓰고 추는 춤이고, 연화대무는 두 여자 아이가 연꽃 술로 태어났다가 왕의 덕망에 감격해 춤과 노래로 그 은혜에 보답하는 내용의 춤이다.

또한, 깊고도 울림 있는 소리로 유명한 판소리 신영희 보유자는 이번 공개행사에서 만정제 ‘춘향가’를 선보일 예정이다.

흥겨운 우리 전통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제79호 발탈'(11.19./경기도 수원시 경기문화재단 다산홀) 공개행사와 ▷'제3호 남사당놀이'(11.23./서울특별시 중구 남산골한옥마을 야외공연장) 공개행사도 준비돼 있다.

발탈은 발에 탈을 쓰고 노는 놀이로 인형극의 성격과 함께 가면극의 성격도 가미돼 있다. 남사당놀이는 꼭두쇠를 비롯해 최소 40명에 이르는 남사당패가 농·어촌을 돌며, 주로 서민층을 대상으로 조선 후기부터 1920년대까지 행했던 놀이다.

경상남도 통영지역에서 전승되어 온 ▷'제21호 승전무'(11.23./경상남도 통영국제음악당 블랙박스홀)도 우아한 춤사위와 가락으로 가을의 풍요로움을 더한다.

승전무라는 명칭은 본래 통영지방 잔치에서 행하던 무고(舞鼓), 검무 등의 춤을 임진왜란 당시 이충무공의 승전을 축하하며, 군사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추었다 하여 붙여진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장인들이 전통 방식의 제작기법을 선보이는 시연과 함께 정성으로 빚어낸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능 분야 공개행사도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경상북도 문경에서는 ▷'제77호 유기장'(보유자 이형근/11.7.~9./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방짜유기촌) 공개행사가 진행된다. 유기는 제작기법에 따라 방짜, 주물, 반방짜 등이 있는데, 방짜유기는 녹인 쇳물로 둥근 놋쇠 덩어리를 만든 후 여럿이 망치로 쳐서 만든다.

전라남도 강진에서는 ▷'제96호 옹기장'(보유자 정윤석/11.20.~22./전라남도 강진군 강진아트홀), 서울에서는 ▷'제108호 목조각장'(보유자 전기만/11.20.~25./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공개행사가 진행된다.

옹기장이란 독과 항아리 등을 만드는 장인을 가리킨다. 이번 공개행사에서는 제작과정의 영상 상영과 함께 제작과정 시연이 진행되며, 전통옹기 물레 성형 체험도 참여할 수 있다.

올해 91세인 전기만 보유자는 망백(望百)을 기념해 그동안 생애와 작품세계를 집대성한 기념집 출판회를 열고, 전국 사찰에 봉안된 대표작품과 사진의 전시와 제작과정 시연을 진행한다.

12월에는 ▷'제12호 진주검무'(12.3./경상남도 진주시 전통예술회관 공연장) 공개행사를 만나볼 수 있다. 진주검무는 진주지방에 전승되는 여성 검무로 대궐 안 잔치 때 행하던 춤이다.

진주검무는 연출형식, 춤가락, 칼 쓰는 법 등 모든 기법이 과거 궁중에서 열던 검무의 원형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어 예술적 가치가 높다.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는 내년에도 전국 각지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공개행사에 관한 세부사항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을 방문하거나, 한국문화재재단으로 문의하면 일정, 장소 등을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2호 진주검무 <사진제공=문화재청>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