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지역 주민들 협동조합 결성해 직접 운영

[환경일보] 김영애 기자 = 오랫동안 방치됐던 폐박물관이 지역주민들의 아이디어와 지자체 및 정부 지원으로 주민도서관으로 탈바꿈해 문을 연다.

망상해뜰책뜰 외관

개관식에는 심규언 동해시장과 정부관계자들이 참석해 지역 주민들이 함께 한다. 해 뜨는 동해의 대표적 명소인 망상에서 책을 매개로 마을주민을 하나로 묶고 지역을 활성화시킨다는 의미로 도서관의 이름도 ‘망상해뜰책뜰’로 지었다.

아침 해가 멋진 망상지역은 지난 4월 산불 피해를 겪었다. 산불 피해로 지역 경제는 타격을 입어 마을 주민들은 상심에 젖어 있었으나 작년부터 추진한 공공 유휴공간 민간활용 지원사업이 때마침 결실을 맺어 지역 주민들의 마음의 안식처이자 협력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얻게 됐다. 이 공간은 해오름의 풍경을 앞에 둔 바닷가 도서관으로 꾸며져 주민 스스로 협동조합을 결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행정구역상 동해시 망상동인 이 지역의 인구는 2000년만 해도 인구 5천 명에 이르렀으나 지금은 3900명에도 못 미치고 있다.

망상지역 주민들은 2013년 7월 고래화석박물관의 폐관 이후 건물의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유휴공간으로 남아 있던 곳을 책을 매개로 동해를 알리는 장소로 활용해 보기로 뜻을 모았다.

주민들과 동해시는 2018년 4월에 행정안전부 공공 유휴공간 민간활용 지원사업 공모에 응해 공간을 재생하는 사업예산을 확보했다.

주민들은 1층을 북카페로 꾸미기로 하면서 바리스타 교육을 받아 자격증을 취득했고, 자녀를 둔 부모들은 북 트레일러 등 학생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준비도 차곡차곡 진행해왔다.

지난 8월에는 개인이나 민간 위탁이 아닌 주민들이 직접 공간을 운영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해뜰협동조합’을 결성했다. 이 협동조합의 목표는 이익 창출이 아니라 마을 주민의 신뢰와 협동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개관식에서는 동해시장이 주민대표에게 망상해뜰책뜰의 열쇠를 전달한다. 이는 망상해뜰책뜰이 주민 주도형 공간으로 새롭게 출발함을 알리는 것이며, 공간운영의 지속가능성은 결국 주민들의 손에 달려있음을 뜻한다.

이 공간을 운영하는 망상동주민자치위원회와 해뜰협동조합은 유익한 책을 소개하고, 책과 함께하는 1박2일 북스테이, 가족 독서토론회, 레터프레스 등의 프로그램과 계층별, 세대별 문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해 나감으로써 바닷가 농촌 마을의 작은 도서관을 배경으로 살아있는 체험교육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이곳은 망상해수욕장 등 관광명소를 끼고 있어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짜고 인근 망상초등학교 어린이를 비롯한 아동․청소년의 꿈과 희망을 키워나가도록 지원하는 공간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동해시 주민자치위원회 최양헌 위원장은 “문화 사각지대였던 망상동에 오롯이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 생겨 기분이 좋은 반면, 주민들이 사업제안부터 참여해 운영까지 맡아 책임이 무겁다” 며 “주민참여를 늘려 지역 공동체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해시 심규언 시장은 “망상해뜰책뜰은 주민을 위한 주민의 공간인 만큼 주민 스스로 도서관을 잘 운영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데 최대한 도움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이재관 지방자치분권실장은 “망상해뜰책뜰은 지역주민 스스로 협동조합을 결성해 운영하고 지역문제를 해결해 나갈 예정이어서 주민자치 실현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민이 주도해 버려진 공간을 다시 살려내는 지역사회 활성화 기반조성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