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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
점점 더 다가오는 도시공원 최후의 날
11월 선정기사, 이화여자대학교 서희주 학생
도시공원 일몰제로 인한 녹지 감소 우려 증가
숲과 공원 지키려면 국가·지자체가 땅 매입해야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 다양성 그린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매월 8편의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도시공원은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휴식할 기회를 마련해주는 여가 공간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사진=서희주 학생>

점점 더 다가오는 도시공원 최후의 날

[그린기자단] 서희주 학생 = 2020년 7월1일이 되면 빌딩 가득한 도시에서 숨을 돌리기 위해 자주 찾던 동네의 숲과 공원들을 더 이상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도시공원 일몰제란 도시 관리 계획상 공원 용지로 지정된 땅에 20년 동안 공원 조성 사업을 실시하지 않았을 경우 그 지정을 해제토록 하는 제도이다.

사유지에 해당하는 땅을 도시 계획 시설로 지정해 장기간 방치하는 것은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1999년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2000년에 제정됐다. 즉, 내년이면 20년이라는 기한이 끝나 공원 용지 지정이 해제, 개발 제한 사유가 사라지게 된다.

전국 공원의 절반이 사라질 위기…각종 난개발 및 생태계 파괴 우려

도시공원 일몰제 적용이 예상되는 공원은 총 4421개로, 전체 공원의 53%를 차지한다. 이 중에는 사유지뿐만 아니라 국공유지도 포함되어 있다. 사유재산권 침해와 관련 없는 국공유지가 왜 같은 해제 대상으로 포함되었는지 의문이 일지만, 국공유지 역시 이 제도가 시행되면 공원 조성이 어렵게 된다. 관악산과 남산 공원, 행주산성 역사공원, 부산 달맞이 공원 등이 모두 대상지이며, 따라서 이곳에 아파트와 빌딩이 언제든 들어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더 이상 도시의 난개발을 막을 수 없고, 녹지 비율이 급감해 생태계 자체가 파괴될 위험도 높다. 나날이 심각해지는 미세먼지의 대책이 되어주었던 도시 숲은 개발 논리에 따라 우선순위에서 밀려날지도 모른다.

자연을 보러 멀리 떠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휴식할 시간과 공간을 제공해 주었던 도시공원도 조만간 곁에서 사라진다. 도시에 사는 모든 동식물들에게 삶의 쉼터가 되었던 숲과 공원이 사라지면, 갈 곳 없는 그들은 이제 어찌 되는 것일까.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 등 환경문제의 심각성이 전지구적으로 대두되는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전세계 유래 없는 제도를 통해 녹지 비율 감소를 자초하고 있다. 다같이 잘사는 길이 아니라 나만 잘사는 길을 택하고, 지속 불가능한 개발 신화에 여전히 갇혀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서글프게만 느껴진다.

일몰제 시행까지 240여 일 남짓, 국가와 지자체의 땅 매입 시급

지금으로서 도시공원을 살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유지인 도시공원들을 국가와 지자체가 매입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과 12월 대상 부지 340㎢ 가운데 130㎢를 꼭 지켜야 할 ‘우선 관리 지역’으로 지정해 지자체별로 향후 5년간 공원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서울시, 고양시, 대구시, 대전시, 부산시 등 여러 지자체가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부지 실효에 대한 대응책을 발표했고, 각 지자체 예산을 투입해 사유지 중 실효 대상에 해당되는 일부의 매입 계획을 밝혔다.

고양시는 장기 미집행 도시 계획 시설로 방치되어 있던 곳에 예산을 투자해 공원을 조성했다. 이로써 탄현근린공원은 일몰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사진=서희주 학생>

그러나 지자체의 자체 예산만으로는 사유지뿐 아니라 국공유지 매입까지 담당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에 지난달 22일 국회에서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와 일부 시민단체 등이 참석한 ‘정부의 도시공원 일몰제 대책 평가와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입법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자체가 중앙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 역시 공원 조성을 위해 발행되는 지방채에 관한 이자지원율을 높여주는 등 지원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보다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4421개에 달하는 도시공원을 지키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20년 7월 공원 일몰제가 시행된 이후 공원 부지를 다시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제도가 시행되기 전까지 가능한 한 많은 부지를 매입해야 하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정부는 공원을 보호할 수 있도록 공원 부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먼저 지정하고, 공원 부지 확보를 위해 토지 소유자에 대한 다양한 보상수단을 마련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국공유지에 대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

도시공원을 다시 시민의 품으로

국공유지를 공원으로서 그대로 보전하고, 정부차원에서 국비를 지원하여 지자체가 사유지를 매입할 수 있도록 하고, 사유재산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토지 소유자에게 세금 감면 등 적절한 보상 조치를 취한다면, 도시공원은 다시 시민의 품으로 되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 곁에서 자리를 지키며 도시의 숨통을 트게 하고 모든 생명들을 차별 없이 껴안았던 숲과 공원들은 앞으로도 영원해야 한다. 아파트와 빌딩들은 이미 충분하나, 숲과 공원 등 녹지는 너무나도 부족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차, 도로, 건물이 아니라 식물이 내뿜는 맑고 깨끗한 공기, 오염되지 않은 물, 각종 동식물이 만들어내는 영양분이라는 사실이다. 도시공원 일몰제가 없애려 하는 것은 바로 그러한 우리의 숨구멍과 다를 바 없다.

김봉운 기자  bongw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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