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에도 딸기·장미 안정적으로 재배…중동지역 실증 추진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고온극복 혁신형 스마트 쿨링하우스 <사진제공=농촌진흥청>

[환경일보] 이채빈 기자 =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은 기존 온실(溫室)의 개념을 바꿀 만한 새로운 온실 모델을 14일 공개했다.

한반도의 한 해 평균 기온은 지난 104년 동안 1.8도, 최근 30년 동안 1.2도 올랐다. 여름에는 고온인 날이 늘며 채소와 화훼 등 시설 재배 농가의 피해가 큰 실정이다.

농진청이 새로 공개한 ‘고온극복 혁신형 스마트 쿨링하우스’는 민간에서 개발한 고온 극복 기술의 현장 보급 가능성과 채소‧과수‧화훼의 적용 가능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올해 7월에 지은 시설이다.

폭염, 가뭄, 집중호우 등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일반 광폭형 온실(높이 7m)보다 높이를 높여(11.5m~16m) 설계했다.

온실 내부는 포그분무(안개분무), 차광커튼, 냉방 시설을 갖춰 환기에만 의존하는 일반 온실보다 여름철 최고기온을 12~13도 낮췄다.

뿌리 환경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산소와 냉수를 순환적으로 공급하는 장치와 양액시스템도 설치했다. 하우스 천정에는 대형 환기창을 설치해 더운 공기를 효율적으로 환기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온실(1-2W)과 고온극복 온실 생육 사진 <사진제공=농촌진흥청>

이곳에 7월말부터 딸기 1만여 주, 장미 2만여 주를 심어 10월까지 재배한 결과, 두 작물 모두 일반 온실에서 재배하는 것보다 생육이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10월 하순부터 안정적으로 수확을 시작한 딸기(설향) 당도는 평균 11.6브릭스로, 일반 온실 재배 딸기(10브릭스, 11월 중하순부터 수확되는 딸기 기준)보다 더 달았다. 시장에서 당도와 색 모두 우수하다는 평을 받으며 일반 농가보다 13.4% 높은 가격을 받았다.

장미도 일반 온실에서 재배한 것보다 초기 수량이 3.1배 증가했다. 줄기 길이가 1.5배 길어졌고, 굵기도 향상되는 등 품질 좋은 절화를 생산할 수 있었다.

딸기 '설향' <사진제공=농촌진흥청>

농진청은 앞으로 이 시설에 토마토, 파프리카 등 채소와 거베라, 팔레놉시스 등 화훼 품목을 추가로 심어 온실의 효과를 실증할 계획이다.

또 올해 9월 체결한 UAE(아랍에미리트)와의 연구 협약에 따라 사막 지역에서도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일부 보완해 UAE에 시범적으로 설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황정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고온극복 혁신형 스마트 쿨링하우스가 기후변화에 대응해 신선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틀이 되도록 경제성과 실용성 관련 연구를 추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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