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국의 책임회피는 수치, 청소년들 기후행동은 희망

2019년 11월4일은 미국이 세계인들 앞에서 씻을 수 없는 수치를 범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통해 유엔에 파리협정 탈퇴를 통보했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일이 결국 벌어진 것이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은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국가다. 책임의식을 갖고 기후변화대응에 총력을 기울여도 부족할 마당에 오히려 세계가 합의한 파리협정을 스스로 내버린 것이다.

이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책임의식을 갖고 2025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기준으로 28% 축소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6월 이미 미국의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있으며, 파리협약은 부정적인 경제현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발생 가능한 여러 가지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파리협정 탈퇴로 인해 미국이 얻을 이익은 보이질 않고, 중앙아메리카 및 멕시코의 기후난민들의 미국유입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미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매년 발생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 대형 산불, 마이애미 주 해수면 상승 같은 자연재해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경고도 있다.

파리협정은 인류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동 협력 프로젝트이며, 기후 비상사태에 맞설 유일한 해법이기 때문에 모든 회원국들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모델을 국제기후논의에서 제안하고, 글로벌파트너와 기후변화영향의 복원력증진 및 자연재해 대응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단 파리협정을 탈퇴했기 때문에 그 어떤 발언도 강제력과 구속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설득력이 없다. 그때그때 미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원칙 없는 정책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지만 이제 세계는 미국을 제외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더 힘든 길을 걸어야 할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스웨덴의 10대 기후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의 세계적인 활동과 각국 청소년들의 기후행동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더 이상 미래를 어른들에게만 맡길 수 없다고 직접 행동에 나선 이들을 보는 세계의 반응도 뜨겁다.

특히, 이탈리아 정부는 세계 최초로 학교 교과과정에 기후변화 관련 교육을 의무화하기로 해 주목되고 있다. 2020년 9월 신학기부터 이탈리아의 공립학교 학생들은 주당 1시간, 연간 약 33시간씩 기후변화와 관련한 수업을 받게 된다.

기후와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둔 교육방침을 바탕으로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것들에 환경과 사회를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변화를 볼 때 이런 노력들이 비록 더디고 답답한 작은 걸음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 한걸음들이 모이다 보면 기후대응을 이룰 수도 있다.

말보다 실천이 중요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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