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민요’ 음원 2만여곡, 악기‧음반 등 5700여점 아카이빙

[환경일보] 서울시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지만 지금은 듣기 어려워진 ‘향토민요’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시민들에게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서울우리소리박물관’(종로구 와룡동 5-9)을 21일 개관했다.

‘향토민요’는 일정한 지역 사람들이 삶의 현장에서 부르던 노래다. 전문 소리꾼이 부르는 ‘통속민요’와 달리, 민중들의 입을 통해 불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지역의 삶과 정서는 물론 언어적 특징까지 고스란히 담겨있어 가치가 매우 크다. 지역 특유의 정서와 소박한 특징을 엿볼 수 있어 민중의 생활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서울 도심 돈화문로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사라져가는 전국 각지의 ‘향토민요’ 음원 2만곡을 수집‧아카이빙, 시민 누구나 듣고 보고 경험해볼 수 있는 국내 최초의 향토민요 전문 박물관이다.

이중 2000여 곡은 국가무형문화재와 전문 국악인 등이 직접 기부했다. 릴 재생기, 옛 음악교과서, 지금은 구할 수도 없는 LP음반, 공연의상 같은 실물작품 5700여 점도 보존돼 있다.

2만개 음원은 MBC 라디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에서 전국 900여개 마을을 직접 찾아가 채록한 1만8000여 곡을 비롯해 무형문화재와 국악인 등이 직접 기부했다.

시는 ㈜문화방송과 작년 2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를 통해 수집한 향토민요와 당시 사용된 녹음장비, 답사노트 등 관련자료 일체를 무상기증 받았다.

기증특별전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서울 도심 돈화문로에 자리하고 있다. 지상 1층~지하 2층(연면적 1385㎡)에 ▷음원감상실(1층) ▷상설전시실(지하1층) ▷영상감상실(지하2층) ▷우리소리 아카이브(1층 별채)로 구성돼 있다.

창덕궁을 마주한 고풍스런 한옥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마치 카페 같은 1층 ‘음원감상실’에서 서민의 삶과 애환이 묻은 전국 팔도 대표 민요를 들을 수 있다.

작곡가도 모르고 악보도 없이 오랜 세월을 거쳐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노랫자락을 들으며 노동과 놀이, 장례 같이 민중의 삶과 희로애락을 엿볼 수 있다.

상설전시실 <사진제공=서울시>

지하 1층 ‘상설전시실’에서는 첨단기법으로 현장감 있게 향토민요를 보고 듣는 이색체험을 해볼 수 있다.

집, 강과 바다, 논과 밭, 장례 같이 향토민요가 불렸던 장소를 3D모형, 착시 애니메이션 인형(조이트로프) 같은 장치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장치 앞에 마련된 나팔관이나 헤드셋에 귀를 기울이면 향토민요가 흘러나온다.

주요 향토민요가 4개 주제별(▷일과 우리소리 ▷놀이와 우리소리 ▷의례와 위로의 우리소리 ▷우리소리의 계승)로 전시된다.

지하 2층 ‘영상감상실’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스크린과 양 옆의 고음질 음향시스템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와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안락한 빈백체어에 편안하게 앉아 우리의 소리와 함께 휴식을 취해보는 건 어떨까.

음원감상실 입구 <사진제공=서울시>

1층 별채에 마련된 ‘우리소리 아카이브’는 2만여 곡의 향토민요 음원 전체를 체계적으로 분류‧보존하고 있는 공간이다. 전시에 포함되지 않은 더 많은 소리들을 자료검색대를 통해 검색 후 들어볼 수 있고, 심화학습을 위한 서적, CD플레이어도 마련되어 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인근에는 앞서 지난 2016년 국악전문 공연장으로 문을 연 서울돈화문국악당이 있다.

서울시는 궁중음악 중심의 국악당과 서민음악인 향토민요 전문 박물관인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을 우리 전통음악을 조화롭고 균형있게 보존‧계승하는 공간인 ‘돈화문 국악로’로 운영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오후 7시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박물관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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