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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기상과학원, 엉터리 인공강우 실험 왜 하나형식증명 없는 항공기로 인공강우 실험 ‘항공법’ 위반
방빙장치 없는 소형항공기로는 정상적인 실험 불가능

[환경일보]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이 인공강우 실험을 위해 도입한 장비가 규격에 맞지 않는 엉터리 장비여서 정상적인 실험이 불가능해 수억원의 혈세만 낭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인공강우 실험을 하려면 구름 속 상‧하단에 들어가 인공강우물질을 살포해야 하는데, 항공기가 워낙 부실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걸 가능하게 하려면 조종사는 목숨을 걸어야 한다.

국립기상과학원은 ‘국제공동 구름관측 및 기상조절실험’ 연구용역을 발주해 3차례 유찰 끝에 8억3270만원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인공강우 실험을 준비 중이다.

인공강우실험은 미세먼지 대비 차원이라기보다는 가뭄에 대비한 수자원 확보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자료제공=기상청>

문제는 8억여원의 금액은 인공강우 연구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수의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5인승 경비행기에 연소탄을 끈으로 묶은 후 상공에서 연소탄을 수동점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법으로는 3억~4억원이면 가능하지만 제대로 된 연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인공강우 실험에 사용될 세스나(Cessna) 기종은 5인승짜리 경비행기에 불과하다. 과거 기상청은 경비행기에 연소탄을 날개 부분에 끈을 묶는 방식으로 인공강우 실험을 했지만 의미 있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비행기 성능의 한계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구름 속 상‧하단에 들어가 인공강우 물질을 정확히 살포하기 위해서는 8억원이 아니라 15억원 정도의 금액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진실게임이 된 ‘형식증명’

인공강우를 위한 항공기에는 실험장비를 설치하기 때문에 안전성에 무리가 따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인공강우용 장비장착 및 점화장치에 대한 부과형식증명(STC)’을 받아야 한다. 장비를 장착해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이에 해당 항공기의 등록번호를 토대로 서울지방항공청에 문의한 결과 “형식증명을 받지 않았으며 수리개조 승인도 받지 않았다”는 답변을 얻었다.

형식증명을 받지 않고 인공강우 실험을 하면 항공법 위반이다. 그런데 이 항공기는 2년 전에도 인공강우 실험에 사용됐으며 국립기상과학원은 형식증명이 필요하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에 국립기상과학원에 해당 항공기가 형식증명을 받았는지 확인을 요구한 결과 “업체에 문의한 결과 형식증명을 받았다”며 “2017년에도 이 항공기로 실험했지만 문제가 없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형식증명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요구했지만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미뤄지고 있다.

방빙장치가 없는 단발 엔진 경비행기는 구름 속과 상하단에 들어가 인공강우물질을 살포할 수 없기 때문에 형식적인 시험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허술한 장비 탓에 조종사도 위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인공강우 실험을 하려면 구름 속에 들어가 인공강우물질을 살포해야 한다. 그런데 해당 항공기는 단발 엔진 소형항공기(엔진이 하나인 항공기)로 결빙을 막는 설비(방빙장치)가 없기 때문에 고도가 높고 습한 곳, 특히 구름 속을 비행하면 얼음이 끼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외국업체 관계자는 “단발 비행기로 구름 속에 들어가 실험을 한다는 것은 조종사를 죽이는 행위”라고 평가했다. 게다가 위험물질인 연소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항공법상 인가된 사람 외에는 비행기에 탑승할 수 없지만 이마저도 확인된 바가 없다.

결국 조종사가 사고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고도를 높여 구름 속을 비행하는 것이 아니라 언저리만 맴돌며 연소탄을 점화시키는 원시적인 방식의 실험을 하는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실험의 성공률을 대폭 낮추는 결과를 낳게 된다.

외국업체 관계자는 “이런 실험으로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 리도 없거니와 기술적인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혹평했다.

정상적인 인공강우 실험에 사용된 외국업체 항공기. <사진출처=WMI>

국립기상과학원이 항공기에 대해 무지한 것은 해당 용역을 수주한 업체가 다시 항공업체에 하청을 줬기 때문이다. 하청을 받은 업체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인공강우 등의 기상실험 전문 업체가 아닌 항공사진, 측정 전문업체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근본적으로는 기상청 차원에서 10년이나 인공강우 실험을 했음에도 실험에 필요한 항공기 스펙이 무엇인지, 정상적인 실험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조차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립기상과학원의 허술한 계약과 무지 때문에 형식적인 인공강우 실험으로 수억원의 혈세만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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