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이스 사고예방과 친환경제설, 수자원확보 병행해야

블랙아이스(black ice)는 눈이나 비가 아스팔트 도로 틈새에 스며들었다가 기온이 떨어지면 도로의 기름, 먼지 등과 섞여 도로 위에 얇게 얼어붙는 도로결빙 현상을 말한다.

얼음이 매우 얇고 투명해 도로의 검은 아스팔트 색이 그대로 비쳐 보여 검은색 얼음이란 뜻을 갖고 있다.

그런데 블랙아이스로 인한 피해는 생각보다 훨씬 엄청난 규모로 발생할 수 있다. 도로 주행 시 식별이 어렵고 도로가 조금 젖은 정도로 생각하고 방심하다가 큰 사고로 이어지곤 한다.

겨울철 아침 시간대 터널 출입구, 다리 위 도로에서 주로 발견된다. 호숫가 주변 도로, 그늘 진 커브 길과 같이 기온 차이가 큰 곳에서도 자주 발생한다.

제설작업을 위해 뿌려진 염화칼슘이 눈을 녹여 생긴 수분이 도로 표면을 더욱 미끄럽게 해 사고위험이 높아지는 모순도 있다.

최근 상주-영천 고속도로에서는 블랙아이스가 주요 원인인 다중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영천 방향 상행선에서는 트럭 등 차 20대가 연쇄 추돌하면서 6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비슷한 시각 이번에는 2㎞ 떨어진 하행선에서 다시 차량 20여대가 연쇄 추돌해 1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트럭과 승용차 등 8대가 불탔고, 35대가 파손됐다. 그야말로 ‘도로 위 암살자’로 인해 끔찍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반복되는 안전사고와 사고다발구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집중적 투자가 필요하다.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의 경우 평소 미끄럼을 의식해 비교적 안전운전이 생활화될 수 있다.

반면, 이상 기온으로 인해 갑작스런 눈이나 얼음을 겪는 경우 미처 대비하지 못하고 당황해 급제동을 하면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철 안전운전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관심을 갖고 적절한 시기에 반복해서 대국민 홍보와 계도를 계속해야 할 대목이다.

더 나아가 평소 이동시간을 여유 있게 계획하고 과속과 급발진·급제동을 삼가는 안전운전문화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운전습관을 체크하는 앱을 깔도록 장려하고 일정기간 마다 모범 운전자를 선발해 알리고 시상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소금과 염화칼슘 같은 제설제 사용은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한 초기효과가 빠르다는 장점은 있지만, 토양과 수질 오염, 철근 부식 등 환경오염과 재산피해를 유발한다.

눈이 녹고 제설제가 땅으로 스며들면 가로수 고사, 대기 중 비산으로 호흡기 장애 등 생태계와 인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래서 친환경 제설·제빙을 위한 방법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취약구간 도로에 열선을 깔고 전기나 지열 등 에너지를 가하면 지면 온도를 5℃ 정도로 유지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통해 도로기상 정보체계를 구축하고 눈이 자주 내리는 지역의 강설시점과 결빙지점을 예측해 제설액을 미리 뿌려 소모량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교통사고를 줄이는 것이 맞지만, 눈도 중요한 자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녹여 없애는 대신 이동 후 자원으로 관리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쌓아둔 눈이 녹으면서 봄철 부족한 수자원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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