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대 피신처, 복지시설로 보고 투자 확대해야

 

 

하루 1천만 명이 넘게 이용하는 지하철은 대한민국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큰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지하철 플랫폼이 있는 역사는 교통의 요지일 뿐만 아니라 각종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삶의 또 다른 현장으로서 그 중요성이 막대하다. 따라서 지하역사의 공기질을 철저히 관리하는 일은 국가적 책무로 봐야 한다.

그런데 지하역사를 이용하는 국민들 다수가 미세먼지 오염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어 근원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실제 승강장과 대합실을 포함한 지하역사의 미세먼지 평균오염도는 69.4㎍/㎥로 21개 다중이용시설 중 81.2㎍/㎥를 보인 실내주차장 다음으로 높은 오염도를 나타내고 있다.

지점별로는 터널이 가장 오염도가 높고 승강장, 대합실, 외기 순이다. 터널은 대기의 4~6배, 승강장의 3~4배 고농도를 유지하면서 타 지점으로 오염의 전이를 일으킬 수 있어 세밀한 대책이 요구된다.

지하철 객실은 상시 고농도인 터널구간을 운행하는 특성상 철도, 시외버스 등 다른 차량에 비해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

정부가 두 차례에 걸친 지하역사 공기질 개선대책을 추진하면서 오염은 개선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미흡하다고 본다. 국민 체감형 지하역사 공기환경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지하역사의 공기 질을 나쁘게 하는 요인으로 먼저 외부로부터의 오염물질 유입이 있다. 황사 같은 외부 미세먼지가 역사의 주요 기류 유동통로를 통해 유입되고, 노후화 혹은 관리 미비 공조설비를 통해 오염물질이 유입되기도 한다.

열차운행으로 인한 레일과 차바퀴, 급전시설의 마찰과 마모 등에 의해서도 오염물질이 발생한다. 레일 연마작업과 지하구조물 유지보수작업 등으로 바닥에 쌓여있던 오염물질이 열차풍에 의해 비산되기도 한다.

효과적인 지하역사 공기질 개선을 위해 공기질 저하 메커니즘을 검토하고 시설별로 최적의 저감방안을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외부 미세먼지의 유입을 차단하고, 기존 환기설비 운영을 개선해야 한다. 미세먼지 발생원 제거, 터널 내부 물청소 강화, 차량공기질 개선장치 설치 등이 시행돼야 한다.

스마트 미세먼지 관리시스템 도입도 필요하다. 신뢰할만한 미세먼지 정보를 이용자들에게 실시간 제공하며,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미세먼지를 예측하고 설비시설을 운영해야 한다.

초미세먼지 전기 집진기술이 적용된 집진차량을 운행하고, 전동차 하부 부착형 미세먼지 제거장치도 설치·가동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는 동시에 고려돼야할 대상이다. 이제 지하역사의 개념을 새로이 정립해야 할 때다.

단순히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위한 집결지로서의 역할을 넘어 기후변화시대 국민들의 피신처로, 복합생활문화공간으로, 복지시설로 이해하고 투자를 과감히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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