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이끄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좋은 변화를 보여주는 것
공기의 날, 세계 시민이 공기 중요성 인식·예방 적극 동참해야

지난 21일 '성탄마켓, 미세먼지 없는 그린 크리스마스'가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행됐다. <사진=김봉운 기자>

[서울시청=환경일보] 김봉운 기자 = 한국실내환경협회와 환경일보는 21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미세먼지 없는 그린크리스마스’ 세션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시(시장 박원순)와 CTS기독교TV가 공동 주최하는 ‘2019 대한민국 성탄마켓’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연예인들의 재능기부 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개그맨 권영찬 교수가 전체 행사 사회를 맡아 진행, 국내 최초 성악 버스킹을 창시한 노희섭 성악가와 가수 디케이소울(DKsoul)이 공연을 펼쳤다. 또 SBS 공채 개그맨 출신인 이준형 진행자의 경품 추첨 행사 등 시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 공연으로 주말 서울광장을 찾은 시민과 외국인에게 성탄의 즐거움을 공유하는 자리가 됐다.

연예인들의 재능기부를 통한 문화공연이 오후 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진행됐다. <사진=김봉운 기자>

눈이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십년후 연구소와 함께하는 기후변화·미세먼지 팩트체크’, ‘UN 세계 공기의 날 지정 기념 콘서트-미세먼지를 극복하라’ 등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와 관련 시민들의 인식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기후변화 행동, 작은 실천이 변화 이끌 것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십년후 연구소와 함께하는 기후변화·미세먼지 펙트체크’ 순서에서는 ‘기후위기는 사실이다’를 주제로 조윤석 십년후연구소장, 이채빈 환경일보 기자, 박현선 빅웨이브 기후변화청년모임 활동가가 패널로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이채빈 기자, 조윤석 소장, 박현선 활동가(오른쪽 위 시계방향) <사진=김봉운 기자>

조윤석 소장은 “미세먼지와 기후변화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데, 다음 세대에게 더 심각한 문제로 나타날 것”이라며 “미세먼지와 기후변화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토크콘서트를 시작했다.

이채빈 기자는 현장 취재에서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그는 “각종 환경문제와 관련된 정책 토론회, 세미나, 시위 현장 등을 나가보면 플라스틱 생수병이나 테이크아웃 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면서 “단편적으로 바라보면 모순된 행동이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정책·산업 등 우리 사회 전반에 대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부분의 환경정책은 위에서 아래로 하달되는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개인의 변화를 강조하지만, 개인의 변화가 실천될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가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소장은 이에 대해 “사회가 잘못된 건지, 체제가 잘못된 건지 개인이 잘못된 건지 누구도 명확하게 지적할 수 없지만, 변화를 이끄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좋은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인식전환을 위해 더욱 다양한 방법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와 관련한 이야기에서 박현선 학생은 “우리나라의 경우 급속한 경제발전의 원동력은 석탄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 졌으며, 2019년인 현재도 석탄연료가 가장 대중화된 에너지원”이라고 말했다.

이채빈 기자는 이에 대해 “영국의 금융 싱크탱크인 카본 트래커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2024년 이후에는 신규 태양광발전 시설이 신규 석탄화력발전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2027년이 되면 신규 태양광발전 시설이 기존 석탄발전보다도 더 낮은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면서 “현재 정부가 재생에너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환경부, 국토부 등 정부 부처의 얽힌 끈을 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류는 과학을 통해 자연을 이해하려고 하며, 기술을 통해 자연을 변형시키고, 법과 제도를 통해 자연의 본질을 왜곡하려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모순된 행동은 지난 1~3차 산업의 발전을 겪으며 문제가 심화됐는데, 이제는 친환경을 염두에 둔 전환이 절실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린 크리스마스, ‘UN 세계공기의 날 지정’ 기념 토크 콘서트

유엔(UN)은 매년 9월7일을 ‘푸른 하늘을 위한 세계 청정 대기의 날(International Day of Clean Air for blue skies)’로 지정했다. 우리나라의 제안으로 지정된 첫 유엔 기념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UN 세계공기의 날 지정 기념 토크 콘서트 <사진=김봉운 기자>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미세먼지 없는 크리스마스’에서 ‘UN 세계공기의 날 지정’ 기념 토크 콘서트가 오후 4시부터 진행됐다.

김익수 환경일보 대표가 사회를 맡아 진행, 김윤신 건국대학교 교수, 차성일 한국공기청정협회 전무, 이은영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 대표가 패널로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김익수 대표는 “우리나라가 지정해 최단기간에 지정된 유엔 기념일”이라며, 세계 공기의 날 지정과 관련해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이와 관련해 이야기해달라고 질문했다.

김윤신 교수는 “물과 음식은 섭취하지 않고 20일을 버틸 수 있지만, 공기는 3분만 마시지 않아도 목숨을 잃는 생존에 필수 불가결한 물질”이라며 “그러나 일반시민들은 공기에 중요성을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공기는 질소, 산소 등 원소가 결합해 대기 중에 존재하지만, 사람이 만들어낸 물질로 인해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미세먼지가 사회적 이슈로 중요성을 부각하기 위해 공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지난 10년 전부터 공기의 날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공기의 날 행사는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모든 세계 시민이 공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예방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가자는 취지에서 시작해 이번 정부에서 UN기념일을 신청해 처음으로 제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유엔 기념일 상으로는 9월7일로 됐다. 하지만 협회는 그동안 10월(October)의 머리글자와 산소를 뜻하는 화학기호인 O₂를 수치화해 연관된 의미를 부여해 지난 10여년 간 매년 10월22일을 공기의 날로 지정하고 행사를 진행했다”며 “협회는 어린이 그림 공모전, 유공자 포창, 굿에어시티(맑은공기도시, 공기를 적극 예방·관리 지자체 인증), 국제 심포지엄, 지부 활동 등 국내외적으로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피해자? 가해자?···우리 모두의 책임

김익수 대표는 “현재 공기청정 기술 수준이 상당히 발달했다”며 “공기청정기제품을 믿고 사용해도 되는지 기업의 입장에서 말해 달라”고 차성일 전무에게 질문했다.

김익수 대표, 김윤신 교수, 차성일 전무, 이은영 대표(왼쪽 위 시계 방향) <사진=김봉운 기자>

이에 차 전무는 “공기청정과 관련된 기술은 지난 30여년 전부터 지속적인 실험과 연구를 통해 발전해 왔는데 최근 수요가 급증해 많은 제품이 시장에 나오는 추세”라며 “소비자는 대기업의 고가제품과 중소기업의 저가제품 사이에서 양자택일의 딜레마에 빠졌다”고 전했다.

그는 “공기청정의 기술력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며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를 위해 고려해야 할 점은 공기청정의 공간에 적합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회 차원에서 시민이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공기청정기의 인증기준 마련을 위해 전문가 양성 등 다양한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익수 대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맞는가, 일반 시민은 잘 모르는 부분”이라며 이은영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 대표에게 질문했다.

이 대표는 “미세먼지에 단시간만 노출돼도 매우 큰 영향을 받는다고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노약자 및 기관지가 약한 사람에게는 단시간 노출로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일반인에게는 3~40분의 외부활동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로 활동을 자제해 집안에만 있는 것이 오히려 신체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준다”고 지적하며 “미세먼지와 관련한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이 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실내공간에서 환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미세먼지가 높은 날에는 환기를 하지 않고, 실내활동을 하는데, 이는 건강에 아주 안좋은 행동”이라며 “짧은 시간이라도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외부적인 요인(중국발미세먼지, 석탄발전소 등) 때문에 시민들은 무조건적으로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해당되는 점을 돌아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세먼지 없는 그린 크리스마스 토크 콘서트 참석자 및 주요 행사 <사진=김봉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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