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체증·대기오염 해소에 기여하지만 안전 확보가 관건

미국 텍사스 오스틴 시내 곳곳에는 전동킥보드가 여러 대 정도 놓여있다. 백팩을 맨 젊은 여성이 휴대폰을 꺼내 들고는 몇 번 누른 후 이내 전동킥보드를 타고 어디인가를 향해 사라졌다.

이 모든 과정을 진행하는데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물질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교통체증이 심각한 미국의 대도시 출퇴근 시간은 그야말로 전장인데 정장 차림의 직장인들이 전동킥보드에 올라탄 모습은 이젠 흔한 장면이 됐다.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D.C. 등 대도시에는 이용자들의 증가에 힘입어 전동킥보드 대여업체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불과 3년여 기간 동안 이렇게 이용자가 확장된 것은 대여와 반납 등 과정에서 이용절차를 간소화 했고 편의성을 극대화한 결과다.

이용자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사용가능한 전동킥보드의 위치와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다. 원하는 대상을 찾아 QR 코드를 스캔하면 바로 대여할 수 있다. 반납도 같은 방식이다.

사용료 결제도 모바일 애플에 사전 등록한 카드로 가능하다. 요금은 시동을 걸면 1달러 정도의 기본비용이 부과되고, 분당 0.15달러 정도의 사용 요금을 지불하면 되는데 만족도가 높다.

정기적인 이용을 원하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달에 25달러 정도를 지불하면 월간 무제한 사용도 가능하다.

전동킥보드는 가성비가 좋으면서도 에너지효율이 높고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1kwh 전력으로 전기자동차는 7km 정도 주행할 수 있지만, 전동킥보드는 130km를 넘게 이동할 수 있다. 한번 충전하면 1시간 정도, 25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도로변 여유 공간에 적당히 세워두기 때문에 넓은 주차공간도 필요 없고 최단 거리에서 이용과 반납이 가능하다.

더불어 길거리에 세워둔 전동킥보드를 찾아 배터리를 충전하는 ‘배터리 충전사’라는 신종 직업이 생겨나기도 했다.

문제는 안전이다. 전동킥보드 이용자수가 급증하면서 사고위험도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발표된 공·사적 통계에 따르면 년간 1,500건이 넘는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시내 곳곳, 대학 캠퍼스 등에서 전동킥보드 이용이 늘면서 2018년 230여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차도에서만 운행이 허용되는 법 규정과 안전모 미착용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부각됐다. 그렇다고 혼잡한 보행자도로에서 시속 25km로 운행을 허용하기에도 위험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별도의 법규가 필요한 대목이다.

미세먼지와 교통체증 문제 해소에 기여하는 전동킥보드가 계속 늘고 있는데 어떻게 안전을 확보할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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