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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총량제, 과다할당으로 유명무실지난 10년간 할당량 대비 평균 배출량 60%에 불과
감사원 “환경부‧지자체, 전문성 및 역량 부족” 지적

[환경일보] 서울, 경기, 인천 등의 일부 사업장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대기오염 총량관리제가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회입법조사처가 ‘사업장 대기오염 총량관리제 현황과 개선방안’ 정책보고서를 통해 “지나치게 과다한 할당 때문에 대기오염 총량관리제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배출저감효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체계와 함께 정부와 지자체의 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출 총량을 지나치게 많이 책정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돈을 들여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일 필요가 없고,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와 달리 대기오염물질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없어 유명무실하게 변질되고 있지만 정부가 별다른 대책 없이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업장에 할당된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은데, 굳이 기업 입장에서 돈을 들여 줄일 필요가 있을까? 기업의 편의를 봐주는 수준을 넘어 제도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다할당으로 정책효과 미비

사업장 미세먼지 관리의 주요 정책 중 하나인 사업장 대기오염 총량관리제(이하, 사업장 총량관리제) 및 배출권거래제는 2003년 제정된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수도권 대기관리 권역에서 2008년 이후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먼지의 경우 2008년부터 질소산화물 및 황산화물과 함께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다양한 배출시설 측정에 기술상의 문제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10년 동안 시행을 미루다가 2018년 1월부터 시행된 것이다.

미세먼지 배출원 <자료출처=국회입법조사처>

국내 미세먼지 발생원인 1위는 사업장으로,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사업장 총량관리제 및 배출권거래제 도입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국회는 2019년 3월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2020년 4월부터는 수도권 이외의 대기관리권역에서도 수도권과 같은 수준의 대기관리가 가능하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그런데 사업장 총량관리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기오염물질 총량을 과다하게 할당했기 때문에 기업이 배출량을 줄일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수도권 사업장 총량관리제 할당량 대비 배출량이 평균 60% 정도로 배출량에 비해 할당량이 높게 부과돼 사업장 입장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감축의 부담이 크지 않았다.

2008~2017년 수도권 사업장 질소산화물(NOx) 배출총량 관리 <자료출처=국회입법조사처>

특히 1차 할당기간(2008~2012년)은 할당량 대기 배출량이 50% 내외에 이를 정도로 과다할당이 심각해 기업이 배출량을 감축할 유인으로 작동하지 못했고, 그 결과 총량관리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이는 전문 연구원을 통해 총량할당에 따른 배출량 저감효과에 대한 평가가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배출허용총량 산정방법, 최적방지시설 기준 등의 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수준을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3월 감사원은 ‘환경부 및 지자체가 전문성과 역량이 부족해 총량관리제의 운영이 부적절해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 제도의 실효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국회입법조사처는 “총량관리제의 배출저감 효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체계를 마련해 적정한 총량목표를 설정하고, 정부와 지자체의 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환경청·한국환경공단·지자체의 현장관리 및 지도점검 인력의 보강도 시급하다.

지도점검 인력 보강 시급

지역 배출허용 총량을 정하는 과정에서 환경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10년마다 수립되는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 방향을 수립하고 있다.

문제는 연구 용역체계가 일시적이고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등의 전문적인 연구지원 체계가 없으며, 환경부의 전담인력 역시 부족하다는 점이다.

또한 기존 수도권 사업장 총량관리제 할당이 배출량 저감으로 어떻게 연계되는지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될 대기관리권역에 대한 대책 및 개선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관리 역량을 강화 및 총량관리제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굴뚝자동측정기기(TMS)의 보급과 드론 등 감시 장비를 확충해 관리 사각지대를 최소화해야 하며, 지방환경청·한국환경공단·지자체의 현장관리 및 지도점검 인력 보강이 시급하다.

국회 차원 검증도 필요하다. 수도권대기법에 근거해 정부가 3년마다 기본계획 추진실적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할 때 검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환경부장관이 3년마다 기본계획 추진 실적을 국회에 제출하는데 대상오염물질의 총량, 지역별, 연도별 실적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나, 총량관리제·배출권거래실적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상세한 보고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의 기본계획, 지자체의 시행계획, 사업장의 개별 배출 총량의 할당계획이 실질적으로 연계되고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함으로써 지역 총량과 사업장 총량의 연계를 확인 및 점검할 필요가 있다.

총먼지 거래량 2%에 불과

이처럼 배출총량을 과다하게 할당하면서 기업들은 배출량을 줄일 이유가 없었고, 따라서 배출권을 거래할 필요성이 매우 적었다.

지난 10년간 배출권 거래는 대체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배출권 거래실적이 저조하고 총량대비 거래량이 5% 미만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거래단가도 높지 않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활성화된 배출권 거래시장이 조성되지 않았다.

특히 2018년부터 거래가 시작된 총먼지(TSP)의 경우 총할당량(459톤) 대비 총거래량(9톤)은 약 2% 수준에 불과하며, 2018년 한 해 동안 최저가 1000원/㎏, 최고가 4000원/㎏을 기록할 정도였다.

연도별 질소산화물(NOx) 배출권 거래 현황 <자료출처=국회입법조사처>

이처럼 지난 10년간 배출권거래제 실적이 저조히지만 정부는 이에 대해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실제로 환경부 소속기관 혹은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국책연구기관 등에서 대기오염 배출권거래 시장에 대한 분석이나 활성화 방안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없는 실정이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경우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근거로 유동성 공급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관심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와 달리 미국은 총량관리 대상 사업장이 아니어도 누구나 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하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현물경매와 선물경매 제도까지 도입해 배출권거래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시장기반 메커니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경우 배출권거래제도를 도입하는 대신 지자체와 사업장 간 합의를 통해 배출총량과 감축목표를 정하는 자발적 규제방식(공해방지협약)을 도입해 성공적인 감축을 이끌어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체계적인 조사와 분석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배출권거래제 활성화 방안을 수립해 나갈 필요가 있으며, 공공기관·국책 연구기관 등이 핵심적인 정책인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연구를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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