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LEDS 기획⓷] 홍현종 KBCSD 사무총장 인터뷰

기후위기 시대 산업계 대응, 지속가능경영 위해 필수
단절적인 정부정책···정책 신뢰도 실추, 산업계 이행 막아
2050 비전, 단순 기업 규제 넘어 미래 구조에 대한 사회적 합의 필요
“일관된 목표 설정해 하나의 방향으로 규제와 인센티브 겸해야

홍현종 KBCSD사무총장<사진=KBCSD>

[환경일보] 오동재 객원기자 = 홍현종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 사무총장은 기후변화에 대한 산업계의 리스크 대응을 지속가능경영의 핵심으로 꼽으며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논의 과정에서 “저탄소 산업구조의 비전이 제시되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저탄소 비전을 개별 규제로 접근하기보단, 산업구조 전환이 고려돼야 한다는 취지다. 

홍 총장은 "수소사회나 4차 산업혁명, 스마트그리드 등 부문별론 비전이 제시되고 있으나 이를 아우르는 산업구조 전반의 청사진은 마련돼 있지 않다”며 “정부와 산업계, 시민사회가 인식을 같이 하고 국제사회의 기준에 맞춰 국가차원의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산업구조의 청사진이 그려진다면 그에 따라 개별 시행과제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홍 총장은 “비전이 만들어진 후 이를 달성하기 위한 일관된 정책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업이 일관된 시그널 속에서 저탄소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규제와 인센티브가 상충되거나 변칙적이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홍 총장은 “현재는 규제와 인센티브가 개별 사안별로 만들어지거나 사업장별로 부과돼 상충되거나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며 “시그널의 혼선은 온실가스감축을 저해할뿐더러 경제의 성장 동력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금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감축 정책이 바뀌면 정책의 신뢰도가 떨어져 기업의 참여도가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홍 총장은 “그렇기 때문에 2050 저탄소 비전의 설정이 중요하다”며 “사회적으로 합의된 저탄소 비전이 만들어진다면 정권이 바뀌더라도 일관된 비전으로 가기 위한 일관된 정책이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비전을 만들고 정책이 한 방향으로 일관되게 적용될 때, 산업계가 직면한 기후변화 리스크는 신산업 성장의 기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총장은 “과감한 산업구조 재편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가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시대”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AI for Earth' 프로그램이나 에너지기업 엔지(ENGIE)의 ’에너지 탈탄소화 솔루션‘ 등의 혁신 사례가 산업계의 전략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저탄소 비전에 따른 규제개혁 동력이 강화돼야할 것”이라 부연했다.

관련해 홍 총장의 의견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홍 총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 지난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한 평가는.

A : 매 정부별로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설정됐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 목표와 정책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달라졌다. 사전에 공동의 비전을 공유하지 않은 채 정책이 지속적이지 않다 보니 정책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지고 참여도 떨어졌다. 저조한 신뢰 속에선 목표가 어떻게 설정되더라도 달성에 큰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다.

 

Q : 2050 장기저탄소 비전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A : 단기적 감축목표론 고려할 수 없는 것들을 포괄적으로 고민할 수 있다. 2050년의 비전이 나온 맥락은 파리협정의 1.5℃-2℃ 온도목표를 지키기 위해서고, 최근엔 1.5℃를 지키기 위한 2050년까지의 전지구적 배출 넷제로가 논의되고 있다. 1.5℃-2℃를 지키는 산업구조의 전환을 10년 단위로는 내다볼 수 없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 그 때가 된다면 대체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수적일 것이고, 내연기관보단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차후 단기적인 인센티브와 규제를 효과적으로 만들어내기 위한 비전을 합의할 수 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Q : 바라는 2050 장기저탄소 비전이 있다면?

A : 2050년의 배출목표를 지금 섣불리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기준과 경쟁 국가들의 목표에 따라 미래상이 만들어져야하지 않을까? IPCC의 보고서가 순차적으로 발간됨에 따라 산업화 이전대비 2℃와 1.5℃로 전지구적 평균온도상승을 제한하기 위한 근거들이 마련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지키기 위한 각국 정부들의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다음 세대가 살아갈 세상은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세상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밑그림을 잘 그려놔야 다음 세대가 지속가능한 세상 속에서 그림을 채워 넣을 수 있을 것이다.

 

Q : 비전 설정과정에서 고려돼야할 것이 있다면

A : 비전은 사회 내 이해당사자들이 인식을 같이하며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전에 장기 저탄소 비전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업에게 불합리한 규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 구조의 전환에 대해 정책결정자가 청사진을 그리고 주요 기업경영자와 다양한 사회 이해관계자들과 합의를 이뤄야한다. 그렇다면 향후 달성 방안에 대한 세부 시행과제들을 체계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는

KBCSD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세계적인 노력에 동참해 산업계의 지속가능경영을 촉진하고자 산업계의 뜻을 모아 지난 2002년 설립됐으며 에너지, 화학, 전자 등 한국의 주력산업 70여개 대표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KBCSD는 기후변화 대응, 미세먼지 문제 및 플라스틱 문제 등 전반적인 환경리스크를 다루며 지속가능성장·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전반의 산업계 리더십을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의 한국 네트워크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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