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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에 휘둘리는 환경영향평가감사원 ‘미추홀구 오염토양 반출 허가는 위법’ 지적
모든 환경 조사·평가·측정 분야에 공탁제 도입해야
대부분 지하에서 발생하는 토양오염은 어떻게 조사하느냐에 따라 정화비용이 수억에서 수백억원까지 차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보고서만 조작한다면 수백억원의 토양정화 비용을 아끼는 것도 가능하다.

[환경일보] 옛 동양화학 공장터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의 오염토양 반출 처리가 위법하다는 감사원의 공익감사 결과가 나왔다.

미추홀구가 오염 토양을 반출해 정화하는 사업계획서를 승인했는데, 최근 감사원이 공개한 공익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오염토양 반출 처리 승인이 위법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부지는 2011년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토양 오염이 발견돼 인가조건에 반영된 곳이다. 기준치를 초과한 불소, 수은, 구리, 납, 아연 등 중금속이 검출됨에 따라 오염토양 정화를 조건으로 도시개발사업이 승인된 것이다.

그럼에도 미추홀구는 지난해 3월 토양정화계획 승인 후 건축물 해체 과정에서 토양오염이 발견됐다는 거짓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 같은 미추홀구의 불법적인 행정으로 반출정화가 불가능한 오염토양 36만3448㎡ 가운데 96.3%가 반출됐다.

감사원은 법규를 위반한 미추홀구 공무원 3명에 대해 경징계 이상의 징계를 인천시장과 미추홀청장에게 요구했다.

앞서 지난해 5월 인천지역 시민사회환경단체는 “토양오염 정밀조사 없이 반출을 승인했다”며 미추홀구를 상대로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한 바 있다.

발주처 입맛대로 보고서 바꿔

이번 감사원 결정에 대해 인천환경운동연합은 “토양조사기관으로서 이례적으로 OCI의 자회사 용역을 수행하는 하청의 입장에서 발주처의 입맛대로 조사보고서에 위법한 사항을 집어넣었고, 이를 근거로 시민환경단체들의 지적에도 관련 행정기관에 반출정화계획서를 제출하고 밀어붙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토양오염조사 결과에 따라 토양정화비용은 수억에서 수십억원대 혹은 수백억원대가 산정되기도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있는 조사기관을 매수해 조사결과를 축소하거나 이번과 같이 면죄부성 보고서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조작사태는 토양오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환경오염물질 측정대행업자에게 거짓된 측정 결과를 사주해 여수산단 사태가 일어났고, 각종 개발 사업에서 환경영향평가 업체를 사주해 개발에 불리한 사안들을 빼버리거나 축소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이처럼 환경영향평가 조작이 끊이지 않는 것은 평가를 의뢰하고 돈을 주는 곳이 바로 개발업체이기 때문이다. 개발업체의 돈을 받아 평가를 진행하는 ‘을’의 입장에서 ‘갑’인 개발업체의 입맛에 맞는 평가결과가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개발업체의 말을 잘 듣는 사업자를 선정하고, 측정결과를 조작하고 심지어 측정도 하지 않는 측정대행사를 쥐고 흔드는 현재의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환경영향평가 조작은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환경 분야 사업자에 대한 규제 강화도 필요하다. 불법 측정으로 업무정지를 당한 회사가 폐업하고 이름만 바꿔서 다시 평가업무를 수행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체뿐 아니라 불법에 관여한 평가사에 대한 처벌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는 지난 여수산단에서 일어난 환경오염물질 측정조작 사건과, 이번 OCI 자회사의 불법토양반출 사건 등 자본에 휘둘리지 않는 환경 행정을 위해 모든 환경 조사·평가·측정 분야에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보증할 수 있는 공탁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오염토양 불법 반출의 재발방지 대책 수립과 함께 환경 조사·평가·측정 분야 사업자에 대한 관리 감독과 위법에 관련된 인력에 대한 자격정지 등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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