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특집 인터뷰
“물관리의 완성은 지역 중심에서”[인터뷰] 경기연구원 생태환경연구실 이기영 박사

실질적 통합물관리 체계 구축 위한
‘물관리기본법’ 방향 제시

“통합물관리 핵심은 현장 문제 해결에 있어”

한강유역물관리위원회를 통한
물 관련 규제 설정 및 변경 심의,
더불어 ‘예산항목’ 신설 필요

지역 거버넌스 체계 접목한
‘한강유역종합계획’ 수립 예정

경기연구원 생태환경연구실 이기영 박사 <사진=최용구 기자>

[환경일보] 최용구 기자 = 경기연구원의 이기영 박사는 2018년 6월 제정된 ‘물관리기본법’부터 현재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수립을 추진 중인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의 배경에서 국내의 실질적 통합물관리 체계를 제안해오고 있는 이 분야 대표적 학자다. 현재는 ‘한강유역물관리위원회’ 소속 위원이기도 하다.

그는 물관리기본법 제정 전인 과거 2014년 수행한 ‘유역과 지방정부 중심의 물기본법 제정 방안’이라는 연구에서 물 관련 중첩되는 규제와 중복되는 예산문제의 대안으로 유역단위 통합물관리체계 구축을 통한 지방정부 관점의 물기본법을 제안했고, 이후 법 제정에 토대가 됐다. 뒤이어 수행된 여러 연구를 통해 현재는 기존의 물관리기본법이 실질적 통합 물관리 체계로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 준비 중인 ‘한강유역종합계획’ 수립으로 제시한 방향을 공식화시킨다는 계획도 있다.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경기연구원에서 이기영 박사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나눴다.

Q. 지방정부 중심의 통합적 물관리를 주장하게 된 배경은

A. 과거 1997년 영국 뉴캐슬에서 공학박사 학위 취득 후 이듬해부터 바로 이곳 경기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을 해왔다. 20여 년 정도 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면서 느낀 바는 물관리의 시작은 중앙정부에서 하는 게 적합하나 완성은 지역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의 물문제는 획일적인 접근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어 지역에서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지난 2000년 전후에 활발했던 하천 살리기 중 하나인 경기도 안양시의 ‘안양천살리기’ 과제에 참여하면서 지역의 의식과 역량이 성숙됐다는 판단을 했다. 당시에 괄목할 만한 하천 수질개선의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방도 충분히 물관리를 해나갈 역량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다.

Q. 지역 물문제를 획일적으로 접근했다는데, 무슨 뜻인가

A. 지난 2000년대 이후 물 관련 법이 늘었으나 상당수는 기존 법령과 내용이 중복되거나 상충돼 현장인 지방정부에서 ▷업무분산 ▷예산중복 ▷규제중첩 등의 문제를 일으켰다. 중앙에서 만든 정책이 위에서 아래로 이어져 중앙부처 간 조직과 예산, 규제 등의 영역 다툼 시 특히 지방정부는 어려움이 커진다. 이는 물관리 체계가 선진화되는 데 분명 방해 요인이다. 물론 앞서 2018년 6월에 ‘물관리기본법’이 만들어지면서 기존의 행정체계가 상당한 성과를 거둔 측면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체계에서도 통합물관리를 실현하기란 어렵다고 판단한다.

지난 2014년 수행한 '유역과 지방정부 중심의 물기본법 제정 방안' 연구 <자료제공=경기연구원>

Q. 아직 어렵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어떠한 분야든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건 쉽지 않다. 최악의 경우 물관리기본법이 제정됐어도 계획만 수립하고 위원회가 운영되는 정도로만 마무리될 수 있다. 현재 물관리기본법의 하위법들을 조정하고 계획들을 통합하려는 시도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실제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물관리기본법이 있어도 이에 상관없이 물 관련 분야의 기존 법령에 기초해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Q. 물관리기본법 제정으로 변화된 게 있다면

A. 2018년 6월 물관리기본법이 만들어지고 1년 정도 후인 지난해 5월경 국가물관리위원회가 구성됐다. 그 후 한강유역물관리위원회도 8월에 만들어졌다. 이 두 조직은 법을 개정하는 데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존 행정체계 보완을 위한 무게감 있는 논의를 해 나갈수 있는 조직이다. 나도 현재 이 한강유역물관리위원회에 소속돼 있다.

Q. 법은 제정됐으나 변화돼야 할 점은 무엇인가

A. 물관리는 규제에 상당히 민감하다. 이런 규제들을 그동안에는 중앙정부에서 일방적으로 관리해 왔다. 규제를 가하는 경우 중앙정부만의 판단보다는 한강유역물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칠 필요가 있다. 위원회는 시민단체, 교수, 법조인, 연구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어 충분히 공신력이 있는 ‘거버넌스’다. 이에 대해서는 앞서 물관리기본법 제정 전인 지난 2014년 수행한 ‘유역과 지방정부 중심의 물기본법 제정 방안’ 연구에서 언급한 바가 있다. 현재 물관리기본법에는 명시돼 있지 않아 향후 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박사는 '한강유역물관리위원회'의 역할을 중심으로 한 통합물관리 체계를 강조한다 <사진제공=이기영 박사 연구실>

Q. 한강유역물관리위 회원으로서 그리는 통합물관리 체계에 대한 생각은

A. 누차 강조해 왔지만 통합물관리의 핵심은 현장 문제 해결에 있다. 위에서 언급한 한강유역물관리위원회를 통한 물 관련 규제 설정 및 변경 심의에 더해 ‘예산항목’의 신설도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물 관련 현안이 있는 중·소유역에서 전문가, 공무원, 시민사회단체 등이 거버넌스를 형성해 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이를 한강유역물관리위원회 등에서 심사 후 예산을 지원해 주는 것이 기본개념이다.

지난 2018년 발표한 ‘통합물관리를 위한 한강유역 거버넌스 구축방안’ 연구에서 물관리기본법의 개정안으로 언급한 바가 있다. 각 구역별로 하수처리장, 관거, 축산폐수처리장, 기타 시설 등 지역 현안들이 있다. 이런 사업들은 하나의 단위로 묶여 통합적으로 사업이 진행돼야 효과가 나온다. 그러나 지금의 체계에서는 불가능하다. 중앙에서 맡고 있는 각 개별시설들의 담당이 다르고 공무원들은 사업계획 수립 시 정부차원의 중장기 계획을 같이 검토해야 하므로 예산체계를 고려, 각 현안별로 사업이 따로 진행돼 미뤄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제안하는 방식이 이것을 ‘하나의 예산’으로 잡자는 거다.

각 지역의 거버넌스가 사업계획을 만들고 예산항목을 만들어 한강유역위원회에 올린다. 그러면 다양한 사업계획의 검토를 통해 위원회는 우선순위를 고려, 예산을 집행해 그 지역의 현안을 해결해 가는 것이다. 이런 방식이 ‘통합’이라는 개념을 온전히 담고 있으며 물관리에 적합한 ‘상향식(bottom-up)’ 체계가 된다고 해석한다. 현 시점에 실질적 통합물관리로의 진전을 묻는다면 환경부 측은 국가관리위원회와 계획 수립 중이라는 거 외에는 아직 답할 게 없을 것이다. 환경부의 관심이 필요하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A. 정부가 아직까지는 적극적이지 않아 지속적인 언급을 이어갈 생각이다. 현재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금년 6월경 완료에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이는데 그 시기에 맞춰 ‘한강유역종합계획’도 수립할 예정이다. 여기에 위에서 강조한 지역 거버넌스 체계를 접목한 방식을 제안할 것이다. 이어 한강유역종합계획을 하나의 큰 틀로 구성해 공식적인 기본법 제정으로 이어지도록 하고자 한다. 그 과정에 나를 비롯한 한강유역물관리위원회 위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도 물론 필요하다. 이것이 앞으로 연구원 생활을 마감할 때까지의 가장 큰 숙원과제라 말하고 싶다.

2018년 수행한 '통합물관리를 위한 한강유역 거버넌스 구축방안' 연구에서는 중소유역 거버넌스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자료제공=경기연구원>

최용구 기자  cyg34@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용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포토뉴스
[포토] 박종호 산림청장, 2020년 산림행정 및 정책 공동포럼 참석
[포토] ‘국가기술혁신체계 2020s 대토론회’ 개최
[포토] 톡톡톡 꽃망울 터트린 노란 산수유
[포토] 함박눈 내린 백운산
[포토] 산림청, 봄철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본격 가동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