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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마을 재생 사례 ‘담양 노리터’빈집 개조해 다양한 사업 추진···지속가능성 확보
‘담양 노리터’ 프로젝트 <사진제공=노리터>

[환경일보] 이채빈 기자 = 청년은 떠나고 노인만 남아 있는 전남의 시골은 활력이 없고 황량하다. 군데군데 빈집은 늘어 가고 텅 빈 동네엔 흙먼지가 날린다. 시골의 사막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광주에서 차로 40여분 거리에 있는 담양군 월산면 월평리도 같은 처지다. 전체 35가구 중 28가구가 폐가로 방치돼 있다. 마을 청년회장은 71세 할아버지다. 마을엔 잿빛 절망이 감돌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마을에 웃음이 퍼지고 있다. 서울 청년들의 창의적 도전이 마을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리노베이션 기반의 도시재생 사업을 펼치고 있는 노리터는 최근 농촌마을 재생을 위해 ‘담양 노리터’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산뜻한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한 폐가

담양군 월산면 월평리 입구에 들어서면 깔끔하게 정돈된 길옆으로 알록달록한 벽화가 그려진 담벼락이 눈에 띈다. 회색빛이었을 담벼락은 해바라기와 동백꽃으로 수놓아져 있다. 마을 입구로 들어서니 마당이 딸린 단아한 집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집 안에선 담양의 특산물인 대나무 소품들이 특유의 향기를 품어낸다. 낮게 흐르는 옛 가요는 잊힌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월평리는 사실 휑한 마을이다. 한 집 걸러 한 집이 폐가다. 그러나 단아하게 개조된 집들 덕분에 마을 전체가 꽉 차 있다는 느낌을 준다. ‘담양 노리터’ 프로젝트가 일군 변화다.

새롭게 단장한 월평리 빈집들은 ‘休(휴), 愛(애), 喜(희)’라는 이름을 가진 게스트하우스로 활용되고 있다.

주민들과 호흡하며 창의적 시도

전국을 대상으로 리노베이션 기반의 도시재생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노리터’는 담양의 월산면 월평리에서 비어가는 농촌의 현실을 마주했다. 특히 빈집에 주목했다. 흉물처럼 변한 빈집은 마을의 이미지를 실추시켜 도시민들이 농촌을 더욱 외면하게 만든다.

“이곳을 단장해 시골 어르신들에게는 쉼터를, 농촌을 찾는 젊은이들에게는 무언가를 창작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건 어떨까”

노리터는 빈집에 생명을 불어넣기로 했다. 한국뉴욕주립대 RC 초빙 교수인 이주열 이사는 비슷한 프로젝트를 추진한 경험이 있다. 담양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눈’에서 젊은이들이 찾고 싶은 장소로 꼽힌다. 광주와 근접해 있어 접근성도 좋다. 이 이사는 이러한 점을 매력적인 요소로 판단했다.

노리터는 마을 주민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청년회에 가입하고, 주말이면 마을 가꾸기 운동도 했다. 그렇게 ‘담양 노리터’를 추진한 지 2년, 노리터 직원들은 마을 어르신들과 격의 없이 지낸다. 어르신 집에 통신 케이블과 와이파이를 설치했다. 어르신들은 도회지에 사는 손자와 화상통화를 할 정도다. 게다가 보고 싶었던 손자들이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찾아오는 횟수도 늘었다. 마을에 활력이 돌면서 7가구가 월평리에 새로 들어오기도 했다.

빈집을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조성할 것

노리터는 농촌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다만 귀농을 결심했다면 농촌에서 어떤 삶을 살 것인지 깊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주열 이사는 “많은 사람이 ‘귀농하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게스트하우스 형태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일정 부분 수익도 얻을 수 있다”며 “농촌에서 지속 가능한 삶의 형태를 스스로 발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리터는 월평리를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려 한다. 이 이사는 “이곳을 인도네시아의 ‘실리콘밸리’처럼 관광지에 청년 창업자들이 거주하며 휴식과 일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쉼터이자 놀이터로 만들고 싶다”면서 “동네 어르신들에게도 일거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공유 밥상프로그램, 지역 농산물 등을 이용한 로컬 굿즈, 빈집을 개조한 카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채빈 기자  green900@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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