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어미에 이어 수족관 번식 새끼까지 쇼에 동원
말로만 생태설명회··· 실제론 조련에 의한 돌고래쇼 불과

[환경일보]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수족관 번식으로 태어나 2살 반이 된 ‘고장수’가 돌고래 쇼에 동원되기 시작하면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껏 7마리의 돌고래가 폐사한 이 시설은 어미에 이어 새끼를 돌고래쇼에 동원하면서 인간의 탐욕을 위해 동물을 어디까지 희생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 되고 있다.

울산 남구 측은 생태설명회라고 하지만, 먹이 받아먹기와 농구공 갖고 놀기,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점프하기 등 돌고래가 야생에서는 하지 않는 인위적인 동작을 시키는 것은 돌고래를 오락거리와 볼거리로 소비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야생에서 돌고래들은 미역, 감태, 해면 등을 이용해 놀이를 즐기고 드넓은 바다를 마음껏 헤엄쳐 다닌다.

그런데 고래생태체험관의 돌고래들은 농구공이나 훌라후프, 플라스틱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있다. 이것들은 모두 인간의 놀이 도구이지, 돌고래들을 위한 도구는 아니다.

<자료제공=핫핑크돌핀스>

울산 돌고래들은 하루 3회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동작을 취하고 냉동생선을 받아먹는 쇼를 위한 돌고래로 살아가고 있다.

울산 남구 측의 주장처럼 생태설명회가 되려면 사육사가 아니라 해설사가 돌고래들과는 멀리 떨어져서 생태적 설명을 해야 한다. 돌고래들에게 인위적인 동작을 시키거나, 농구공을 던져주거나, 먹이를 주는 프로그램은 없어야 한다.

진정한 생태설명회라면 돌고래들이 먹이를 먹는 모습을 굳이 관람객들에게 노출시킬 이유도 없다. 지금 울산 남구가 진행하는 것은 돌고래의 자연스러운 생태를 보여주는 설명회가 아니라 인위적인 동작을 하도록 강제하는 돌고래 쇼에 다름 아니다.

<자료제공=핫핑크돌핀스>

제돌이를 비롯한 7마리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야생 방류를 통해 우리 사회는 동물을 오락거리로 소비하지 말자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이미 자리를 잡았다. 80%가 넘는 시민들이 돌고래 야생방류를 지지한 것이다.

이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기관에서 돌고래들을 좁은 수조에 가두고 쇼를 시키는 것은 이제 중단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은 2009년 개관 이후 3마리의 수족관 자체번식 돌고래, 4마리 일본 다이지 반입 돌고래 등 총 7마리의 돌고래가 폐사했다. 돌고래 폐사가 반복되는 시설에 언제까지 세금을 들여서 돌고래들을 가둬놓을 것인가?

<자료제공=핫핑크돌핀스>

동물단체 핫핑크돌핀스는 “고래학대도시, 돌고래 무덤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울산 남구는 반생명적인 돌고래 공연과 전시 및 수족관 번식을 영구히 중단하고 고장수를 비롯해 다섯 마리의 큰돌고래들을 모두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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