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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아동학대 비극, 국가가 적극 나서야”세이브더칠드런, 부모 결정에 생명권 박탈당하는 아이들 권리보호 촉구
'자녀 살해 후 자살' 중대 범죄···정부, 실질적 예방계획·통계 구축 필요

“‘자녀 살해 후 자살’이라는 중대한 범죄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아야”

[환경일보]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며, 아동 스스로 독립적인 인격체입니다. 따라서 부모에게 자녀를 죽일 권리는 없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더 이상 극단적인 아동학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하며 21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13일 서울 양천구에서 일가족 네 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한 남성이 자신의 두 자녀(5세, 1세)와 아내를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10월에만 2주 사이에 4건의 일가족 살해·자살 사건이 발생해 8명의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죽음에 동의하지 않았을 아이들이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부모의 결정에 의해 생명권을 박탈당하고 있으며, 부모에 의한 아동 살해는 아동학대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정부는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고 가정이 본연의 책임을 다하도록 감독하고 지원할 책무를 당사국에 부여하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했다. 협약 제6조는 ‘모든 아동이 생명에 관한 고유의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천명하고 있다. 자녀는 부모가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소유물이 아니며, 아동은 자신의 인생을 사는 독립적 인격체이다. 따라서 부모가 아무리 절망스러운 상황에 처해있다고 해도 자녀를 죽일 권리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자녀 살해 후 자살’이라는 중대한 범죄를 두고 부모가 ‘오죽했으면’ 그런 선택을 했을지를 떠올리며 온정적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자살을 계획한 부모가 남겨질 자녀를 책임질 수 없어 살해한다는 생각은 국가의 사회 안전망에 대한 불신과도 무관하지 않다. 달리 말하면, 이는 아동의 안녕과 성장의 책임이 국가에게 있다는 점을 부모들이 체감하지도 신뢰하지도 못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부모의 잘못된 판단과 사회 안전망의 미비 사이에서 아이의 삶과 미래를 빼앗는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2019년 한 해 최소 25명의 아이들이 ‘자녀 살해 후 자살’로 부모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이 사망자 수는 2018년 아동학대 사망자 수인 28명에 버금간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규모가 비슷하지만 각각에 대해 평가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정부의 대응은 다르다. 정부는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자녀 살해 후 자살’에 대해서는 예방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자녀 살해 후 자살’로 생명권을 박탈당하는 아이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하며, ▷‘자녀 살해 후 자살’에 대한 통계를 구축하고 공표 ▷현행 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위기 가정을 촘촘하게 찾아내고 지원 ▷자녀 살해를 온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도록 국가의 책무 다할 것 ▷지역사회에 자녀 살해 후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실질적 서비스 마련 등을 요구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더 이상 극단적인 아동학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2014년 송파구 세 모녀 사건 이후 언론의 ‘동반자살’ 표현을 분석해 “부모와 자녀의 ‘동반자살’은 없습니다. 자녀 살해 후 부모 자살만 있을 뿐입니다”라는 의견서를 25개 언론사에 보낸 바 있다. ‘동반자살’이라는 표현의 일상적 사용은 아동을 부모가 마음먹기에 따라 처분할 수 있는 소유물로 인식하게 해 아동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봤다. 6년이 지난 지금, 문제가 됐던 표현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사회구조적 문제의 실질적 해결은 속도가 더디다며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이창우 기자  tomwait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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