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자 육성 지원…시민 향유기반 확대 각종사업 펼쳐
무형문화재 공개발표회비 지원금 인상 등 실질적 혜택 늘어

무형문화재 공개발표회 장면(판소리) <사진제공=서울시>

[환경일보] 김봉운 기자 = 2020년 한 해 동안의 서울특별시무형문화재 지원계획을 담은 ‘2020년 서울특별시무형문화재 보전·진흥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서울시에서는 해마다 다양한 무형유산을 발굴해 원형을 보전하고 무형문화재의 전승기반을 강화하며 시민들의 향유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보전계획을 수립해 왔다.

서울시는 서울의 역사 문화적 특징이 잘 반영된 무형자산을 서울특별시무형문화재로 지정해왔다. 1989년 처음으로 제1호 칠장이 지정된 이래 현재 52개 종목 50명의 보유자가 지정됐다.

서울시는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전통군영무예와 생전예수재 2개 종목을 무형문화재 종목으로 신규 지정 ▷한동안 공석이었던 제13호 매듭장 보유자를 인정 고시 ▷무형문화재 전수교육을 이수한 17개 종목 37명의 전수자에 이수증을 발급 ▷실력위주의 전승자 육성을 위해 서울특별시무형문화재 이수심사 규정을 개정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다양한 종목의 실력 있는 전수자 육성

시는 무형문화재 보유자와 보유단체의 기량향상 및 실력 있는 전수자 육성을 추진한다. 보유자 인정조사 및 이수자 심사에 합리적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여 기량이 뛰어난 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만의 특색 있는 종목 발굴 및 육성을 위한 연구조사도 실시한다.

전승 단절위기에 있는 조선장, 오죽장, 초고장, 체장, 등메장, 옹기장 등 6개 종목에 대한 보유자 공모를 실시하고 4월13일부터 4월20일까지 우편, 방문 등을 통해 신청을 받는다. 신청인은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사전심사를 거쳐 하반기부터 인정조사를 받게 된다.

서울특별시무형문화재로서 보유자나 보유단체가 있는 종목 중에 21개 종목 124명에 대한 이수심사도 진행한다. 이수심사는 2019년 새롭게 개정된 규정에 따라 실기위주로 심사하게 된다. 올해 새롭게 적용된 이수심사기준에서 평균 70점 이상 득점하면 전수교육 이수증을 발급받게 된다.

성악종목인 잡잡가(雜雜歌)에 대한 학술연구도 실시한다. 잡잡가는 서울 고유의 긴잡가로서 경기민요로 불리는 12잡가 이외의 잡가군(群)을 말한다. 조사결과에 따라 종목 지정과 보유자 공모 여부가 결정 된다.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지원방안 마련

서울시는 무형문화재 보유자, 보유단체의 안정적인 전승지원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1년에 1회 이상 개최되는 공개발표회 지원금을 국가수준으로 상향하고 이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도 강화할 예정이다.

무형문화재 보유자나 보유단체에 지원되고 있는 전수교육경비에 대한 사용실태, 전승실태 등을 면밀히 파악해 단계적 상향도 검토된다.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1년 1회 이상 해당 종목의 기능 또는 예능을 일반인 앞에 공개할 의무가 있으며 시연회나 전시 또는 공연 형식으로 개최됐다.

시는 해마다 이에 소요되는 경비를 지원해왔으나 국가수준에는 못 미치는 형편이다. 2020년에는 종목의 특성에 따라 4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차등 적용해 국가무형문화재 수준으로 상향하게 된다.

서울특별시무형문화재 보유자는 전승활동의 의무가 부여되며 이에 따라 전승활동 지원금을 매달 지급받게 된다. 서울시에서는 보유자들의 전승활동 의무를 다시 한 번 주지시키고 지원금 사용내역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모니터링 결과를 반영해 전수교육경비 지원금 상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시민과 함께 교감하는 향유기회 확대

서울시는 시민이 무형문화재를 보다 가까이에서 향유할 수 있는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5년부터 서울무형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서울무형문화재 교육전시장을 운영해오고 있으며 2017년부터는 서울시 무형문화재의 전승기초자료 마련과 시민에 대한 홍보의 일환으로 서울무형문화재 기록화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서울무형문화축제는 예능종목의 공연과 기능종목의 시연형식으로 해마다 개최됐다. 그동안 공연과 시연의 전문성이 높아 참가자들의 능동적인 동참이 부족했다. 2019 서울무형문화축제 때에는 약 2만명의 내‧외국인이 축제를 즐겼다.

올해 무형문화축제는 일방적인 발표의 장에서 교감의 장으로 성격을 개선하고 젊은 전승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늘인다.

돈화문로에 자리 잡고 있는 서울무형문화재 교육전시장에서는 21개 종목의 교육과 11개 종목의 체험프로그램, 21개 종목의 전시가 펼쳐진다. 2019년에는 21종목 54과정에서 8000명이 교육을 받았고, 2020년에는 학교 연계프로그램을 강화해 수혜인원을 300명에서 6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무형문화재 기록화사업은 2017년부터 시작됐으며 제10호 바위절마을호상놀이를 시작으로 10건의 영상기록과 도서가 발간됐다. 2020년에는 새롭게 지정된 생전예수재(제52호)와 우리 공예문화의 정수인 나전장(제14호)이 대상종목으로 선정됐다.

이번 ‘2020년 서울특별시무형문화재 보전·진흥 기본계획’에는 그동안 지속됐던 진흥 정책 중에 계승할 점은 발전시키고 보완할 점은 개선해 보다 안정적인 전승기반 위에서 시민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정책이 반영됐다. 장기적으로는 서울특별시무형문화재가 국가무형문화재와 견줄 수 있는 위상을 정립한다는 계획이다.

유연식 서울특별시 문화본부장은 “이번 계획을 통해 서울시의 무형문화재가 안정적인 전승기반을 갖게 되고 시민들에게 이전보다 친숙한 문화재가 되는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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