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보건의료시스템 탓에 암사망률‧심혈관질환 사망률 높아

[환경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감염증의 세계적 확산을 계기로 남북이 보건·환경 공동체임을 재인식해 남북관계에 접근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020년 2월17일 유니세프는 북한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관련 물품 지원을 요청하였다고 밝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남북한 보건의료 현황과 시사점’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마스크‧손소독제, 의료진을 위한 보호용품(보호복과 장갑, 보안경 등), 진단 키트의 지원을 고려해 볼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남북 보건의료 협력 관련 법률 제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019년 남한 인구의 평균수명(출생시점의 기대수명)은 83.0세이고 북한 인구의 평균수명은 72.3세로 10년 이상 차이를 보였다. 북한의 평균수명은 2019년 세계 평균수명 72.6세에 비해 조금 낮은 수준이다.

<자료제공=국회입법조사처>

각국의 평균수명과 1인당 국민소득을 매칭하면 두 변수 간에 양의 상관관계(R2=0.63)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평균수명이 각 나라의 보건의료서비스 수준을 포함한 사회경제적 조건 전반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평균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결정요인으로 빈곤, 교육 연한, 고용여부, 직업, 작업 환경 등이 있다.

또한 평균수명은 예방접종을 비롯한 필수의료서비스, 아동 시기의 적절한 영양섭취, 만성질환 예방관리 등 보건의료수준에 영향을 받으며, 높은 영아사망률이 인구집단의 평균수명을 낮추는 특징이 있다.

발전된 보건관리시스템은 질병의 조기발견과 치료를 가능하게 만들어 기대수명을 높인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27개 국가 중 북한의 평균수명은 1위인 홍콩 84.9세를 기준으로 15위에 해당하며, 중하위권 국가라 할 수 있는 필리핀(71.2세), 인도네시아(71.7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북한보다 낮은 국가로는 ▷미얀마(67.1세) ▷파키스탄(67.3세) ▷인도(69.7세) ▷캄보디아(69.8세)가 있고, 남한보다 평균수명이 긴 국가로는 ▷호주(83.4) ▷싱가포르(83.6) ▷일본(84.6)을 포함한 5개국이 있다.

2019년 북한의 영아사망률은 13.0으로 남한 2.0의 6.5배에 달한다. 안전한 식수공급, 충분한 영양섭취, 감염병 예방접종, 항생제 등 필수의약품 보급 등은 생후 1년 이내 영아 사망을 극적으로 낮출 수 있는 수단이다.

<자료제공=국회입법조사처>

5세 이하 아동의 사망률과 발육부진 간에는 뚜렷한 양의 상관성(R2=0.73)이 확인되는데,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국 분포도에서 남한은 좌측 하단에 위치하는 반면, 북한은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2018년 세계영양보고서(Global Nutrition Report)에 따르면 북한은 5세 미만 어린이의 발육부진(stunting) 비율이 27.9%로 동아시아 및 태평양 국가 평균 12.2%의 2배 이상이다.

<자료제공=국회입법조사처>

북한은 임신‧출산 및 주산기(perinatal period) 모성사망, 영양결핍에 의한 사망, 전염성질환에 의한 사망 등이 전체 사망 원인의 10%를 차지해 사망구조상으로는 우리나라나 일본과 유사하다.

전체 사망의 사인별 비중으로 파악하는 사망구조의 측면에서 보면 북한도 이미 암‧심혈관질환 등 만성퇴행성질환이 주요 사인이다.

북한의 암사망률‧심혈관질환 사망률이 남한보다 높은 것은 조기발견을 위한 검진 체계‧치료기술‧만성질환 예방관리 등 보건의료시스템의 전반적으로 낙후됐기 때문이다.

아태 국가별 사망 원인 <자료제공=국회입법조사처>

한편 남북한 모두 OECD 회원국의 평균적인 사망구조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사망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모성사망, 영양결핍에 의한 사망 및 전염성질환에 의한 사망은 OECD 회원국보다는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해에 의한 사망 비율이 높은 주된 이유 중 하나로 높은 자살률과 교통사고 사망률을 지목할 수 있다.

남북한 사망 비율 비교 <자료제공=국회입법조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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