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 ‘기후위기’ 인정하고 대책 강화해야 피해 최소화

우수, 경칩 다 지나고 춘분을 목전에 둔 시점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느라 정신이 없는 가운데 어느새 겨울이 다 지나가버렸다. 그런데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지난겨울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3.1℃로 평년편차 보다 2.5℃ 높아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던 것으로 기상청은 발표했다.

12월과 2월에 잠깐 추위가 있었지만, 대부분 평년보다 높았고, 1월은 따뜻한 남풍이 자주 유입되면서 전국적으로 고온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 원인으로 지구촌 곳곳 기후변화로 인한 직간접적 요인을 들 수 있다. 먼저, 시베리아 지역으로 따뜻한 남서풍이 자주 유입되면서 평년보다 3℃ 이상 고온현상이 나타났고, 차고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의 발달을 막아 찬 북서풍이 약해졌다.

또한, 겨울철 극 소용돌이가 더 강해 제트기류가 극 가까이에 형성되면서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했다. 아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우리나라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고기압의 세력이 유지된 것도 원인이 됐다.

강수량은 많았지만, 기온상승으로 주로 비가 내려 적설량이 가장 적은 겨울이었다. 정상적인 겨울이라면 눈이 쌓이고 봄을 거치며 농사 등에 필요한 물을 제공할 수 있겠지만, 이번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아직까지 국내적으로 직접적인 큰 피해를 입진 않았다지만, 해외 사례들을 보면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얼마나 더 큰 피해가 발생할는지 매우 염려되는 상황이다.

영국의 경우 해안지역의 37만가구가 기후변화에 따른 해안침식의 위험에 처해 연평균 2억6천만 파운드가 넘는 피해를 예상하며, 2080년대가 되면 피해가구는 120만 가구로 늘 것으로 우려한다.

2100년에는 영국 전역의 해수면이 1미터 이상 상승해 주요 도로 1,600㎞, 철도선 650㎞, 철도역 29곳, 매립지 55곳이 해안침수나 침식의 위험에 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는 빙하를 녹이고 그린란드, 알래스카, 시베리아를 포함한 북극지역에 산불을 일으켰다. 2019년 7월29일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산불로 332,000ha가 불에 타면서 엄청난 생태계가 훼손됐으며, 수백㎞의 거리까지 대기오염이 진행됐다.

호주는 2019년 가장 뜨거운 해를 기록하며 6개월간 산불이 이어지면서 사람과 재산, 야생생물, 생태계, 환경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산업화 시대 이후 전 세계 평균기온은 약 1.1℃ 상승했다.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 경로를 따라간다면 지구는 세기 말까지 섭씨 3~5℃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명히 과거 10년 동안 빙하는 계속 줄어들었고, 해수면은 상승했으며, 해수 산성화는 증가했고, 극한 날씨는 빈번해졌다. 기후는 인간과 환경 모두의 건강과 복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정상적 기온상승은 대기온도 상승뿐만 아니라 여러 환경문제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한 연쇄반응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

2019년 다보스포럼 리포트가 제시한 5대 위험 중 3가지가 극단적 기상이변, 자연재해, 기후변화 대응실패였다.

지구기온은 더 올라간다는데, 한국은 무엇부터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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