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800만 마리 ‘새’ 투명 유리창에 부딪혀 폐사

[환경일보] 환경부(장관 조명래)는 건물 유리창, 투명 방음벽 등에 부딪혀 다치거나 죽는 조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류충돌 방지테이프 부착 지원사업 공모’를 올해 4월15일까지 실시한다.

이번 공모는 전국의 건축물, 투명방음벽 중 총 10곳을 선정한다. 조류충돌 관련 민원 또는 피해 사례가 많거나 지역의 상징성과 대표성이 높은 곳을 우선해 지원한다.

선정된 건축물·방음벽에 대해서는 1500만원 이내에서 조류충돌 방지테이프를 지원하며, 지원하는 방지테이프는 ‘5×10규칙’이 적용된 일정 간격의 점이 찍힌 무늬로 인쇄된 스티커다.

‘5×10 규칙’이란 대부분 조류가 수직 간격 5㎝, 수평 간격 10㎝ 미만의 공간을 통과하려 하지 않는다는 특성을 일컫는 말로 미국조류보전협회를 통해 알려졌다. <자료제공=환경부>

신청 대상은 건축물 또는 투명방음벽을 관리하는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 건물 소유주 또는 점유자 등이다.

접수는 환경부 누리집 공지문에서 관련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후 제출하면 된다. 환경부는 2차례의 심의 절차를 거쳐 올해 4월 말에 대상기관 10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한편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2017년 12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전국의 건물 유리창, 투명방음벽 등 총 56곳에서 조류충돌 발생 현황을 조사한 바 있다.

조사 결과, 총 378마리의 조류 폐사체가 발견됐으며, 이를 토대로 국토 전체의 피해량을 추정한 결과, 투명창에 충돌해 폐사하는 새가 연간 800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피해 추정량은 연간 765만 마리, 투명방음벽에서 발생하는 피해 추정량은 23만 마리로 추정됐다. 이는 1년 동안 투명방음벽 1㎞ 당 164마리, 건물 1동당 1.07마리가 충돌하는 수준이다.

투명 방음벽과 건물 유리창 충돌로 폐사하는 조류가 연간 800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제공=환경부>

환경부는 이러한 조류충돌 피해 저감을 위해 지난해 2월 ‘조류투명창 충돌 저감 대책’을 수립해 조류충돌 저감을 위한 조치를 이행하고 있다.

2018년 10월부터 2019년 5월까지 대전 반석동 방음벽에 조류충돌 방지테이프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지난해 4월부터 4개월간 3개 지역(충청남도, 울산 안전 체험관, 순천만 일대) 건축물과 방음벽 2곳(수원 영통, 서울 문정초)을 대상으로도 사업을 실시했다.

대전 반석동 시범사업의 경우, 효과 비교를 위해 220m 방음벽 절반구간(110m)에만 방지테이프를 부착했다. 부착 후 조사 결과, 미부착 구간은 352일간 약 200마리의 폐사체가 발견됐지만, 부착구간은 4마리의 폐사체만 확인됐다.

환경부는 지난해 5월 조류 투명창 충돌 저감 지침서를 배포했으며, 조류충돌 저감 영상 및 우수사례 공모전(2019년 8~10월), ’조류충돌 저감 선도도시 업무협약(2019.10, 충청남도 및 순천시)‘ 등을 개최해 조류충돌 저감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

올해는 테이프 등 조류충돌 방지 제품 성능 평가방안을 마련하고, 제품 기준을 도입하는 한편 방음벽 관련 지침개정, 지자체 및 관계기관 업무협약 확대 체결 등 조류충돌을 예방하는 다양한 시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환경부 박연재 자연보전정책관은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수 많은 새들이 인간이 만든 구조물에 부딪혀 죽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번 공모사업을 계기로 조류충돌 저감 노력이 공공과 민간에 널리 확산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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