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대정해상풍력발전 건설되면 멸종 가속화 우려

[환경일보] 세계자연보전연맹 멸종위협종 ‘준위협종’ 목록에 오른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 서식지인 제주 연안에 해상풍력발전 건설이 추진되면서 환경‧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기자회견을 대체한 성명서를 통해 12개 환경·동물단체들은 대정해상풍력발전 사업 철회와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 지정을 촉구했다.

전 세계적으로 남방큰돌고래의 개체수 감소가 더욱 명확해지면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멸종위기 적색목록에 속해 있던 남방큰돌고래를 2019년 ‘준위협종(Near Threatened)’으로 재분류됐다.

이처럼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국제적 보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2012년 해양수산부에 의해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됐을 뿐 별다른 보호조치가 없는 상황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종 적색목록이던 남방큰돌고래를 2019년 ‘준위협종(Near Threatened)’으로 재분류됐다. <사진제공=핫핑크돌핀스>

유일한 서식처에 해상풍력 추진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해양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개체수가 매우 적고 서식처가 파괴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방돌고래사 연중 서식하고 있는 제주 연안에 대규모 해상풍력이 추진되고 있다.

해상풍력을 제외하더라도 제주 연안에 100여 마리 남은 연안 정착성 남방큰돌고래는 연안의 난개발, 무분별한 선박 운행, 육상오폐수 해양 배출과 해양쓰레기로 지느러미가 잘려나가고 암에 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남부발전㈜, CGO-대정, 두산중공업이 공동출자한 대정해상풍력발전㈜는 돌고래들의 주요 서식처 한복판에 100㎿(5.56㎿급 18기) 설비용량의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환경‧동물권 시민단체들은 “이미 해군기지, 대규모 항만 건설 등으로 서식지가 줄어든 상황에서 주요 서식처인 대정앞바다에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시설을 만든다면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의 멸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제주도는 2020년 3월17일부터 열리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의에서 도민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해양생태계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도 해소하지 못해 몇년 째 표류 중인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 지정 동의안’을 반려하고,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들의 주요 서식처인 대정 앞바다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의 멸종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경시민단체들은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건설로 남방큰돌고래 서식지가 파괴돼 멸종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제공=핫핑크돌핀스>

3월17일부터 열리는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농수축경제위원회에서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 지정 동의안’이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이 안건은 제주도의회에서 주민 수용성 확보 미흡을 이유로 2019년 9월 심사 보류된 바 있다. 이후 대정해상풍력에 반대하는 대정읍 주민들이 증가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한편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해양보호생물에 대한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성명서 발표에 참여한 단체들은 핫핑크돌핀스, 제주녹색당, 대안연구공동체, (사) 제주비건,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 제제프렌즈,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주민자치연대, 곶자왈사람들,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해방물결, 시셰퍼드코리아 등 12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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