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리예정일 아닌 그 이전에 사용하면 부정확한 결과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임신테스트기 23개 중 7개(30.4%) 제품에서 일부가 음성으로 나오거나 양성으로 판독하기 어려울 정도로 약한 반응을 나타내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환경일보] 임신테스트기는 가정에서 간편하게 임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의료기기이지만 민감도가 떨어져 임신부가 임신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경우 음주·흡연·약물 등에 노출돼 태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제품에 따라 민감도에 차이가 있다는 소비자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여러 제조사의 제품을 구매해 검사결과를 비교해 보는 등의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원장 이희숙)이 시중에 유통·판매되는 임신테스트기 23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실제로 일부 제품은 민감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돼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임신테스트기 23개 제품을 대상으로 제품에 표시된 임신지표물질의 검출한계(농도)에서 민감도를 조사한 결과, 7개(30.4%) 제품에서 일부가 음성으로 나오거나 양성으로 판독하기 어려울 정도로 약한 반응을 나타내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임신테스트기의 일반적인 권장 사용시기인 ‘다음 생리예정일’이 아닌 그 이전에 해당 제품을 사용할 경우 부정확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기기 기준규격에서 256종의 의료기기에 대한 시험규격을 정하고 있으며 그 외 품목은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인증·허가·신고를 위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의료기기인 임신테스트기에 대한 규격 및 시험방법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아 업체들이 ‘대한민국약전외 의약품 기준’과 ‘식약처 가이드라인’, ‘미국 FDA 가이던스’ 등 제각각 다른 자료를 준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임신부의 안전 확보를 위해 임신테스트기의 시험방법(판독시간·시료 수 등) 및 표준시약 등에 대한 기준·규격 또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과 소관부처의 사후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사대상 23개 제품의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기진단용 10개 중 4개 제품은 ‘99% 이상 정확도’와 ‘4~5일 전 확인’이라는 문구를 혼용하고 있어 소비자가 생리예정일 4~5일 전에 사용해도 99% 이상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시를 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했다.

소비자 오인 문구 표시 사례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한편 조사대상 전 제품이 의료기기법 제20∼22조의 용기·포장·첨부문서 등의 표시기준에 적합했다.

가정에서 임신테스트기를 사용할 경우 제품의 사용방법(사용시기, 판독시간)을 준수하고 위(僞)양성·위(僞)음성 결과의 발생요인 등 주의사항에 대해 충분히 숙지해야 하며, 특히 최종 판단은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받아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관련 업체에 ▷제품의 품질 개선,▷민감도가 떨어지는 제품의 자발적 회수 및 판매 중단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표시의 개선 등을 권고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임신테스트기 성능(민감도) 및 표시사항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임신테스트기의 기준·규격 또는 가이드라인의 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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