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개화‧코로나19 영향 일부 작목 꽃가루 수급 우려… 인공수분 준비 당부

[환경일보] 이보해 기자 =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평년보다 과수의 꽃이 빨리 피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영향으로 일부 작목의 꽃가루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어 꽃가루은행을 통한 인공수분 준비를 당부했다.

올해처럼 꽃이 빨리 핀 해에는 꽃이 피어 있는 동안 저온 발생이 예측되므로 벌, 나비 등 화분매개곤충(꽃가루를 운반해 수분을 시켜주는 곤충)의 활동이 저조할 것을 대비해 인공수분을 반드시 실시해주는 것이 좋다.

꽃가루은행은 배, 사과 등 주요과수의 꽃 피는 시기(3~5월)에 맞춰 주산지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한다.

꽃가루받이 나무(수분수)에서 꽃을 따서 꽃가루은행을 방문하면 ▷개약기(일정한 온도(24℃)를 유지해 수술에서 꽃가루를 채취하는 장비) ▷약채취기(꽃봉오리에서 꽃밥(수술머리, 약)를 채취하는데 사용하는 도구) ▷약정선기(꽃밥(수술머리, 약)에 혼입된 이물질을 제거하는데 사용하는 도구) 등 전용장비를 이용해 꽃가루를 채취한 뒤 결실안정을 위한 발아율 검사 등을 실시한다.

꽃가루 은행 꽃가루 채취 과정 <자료제공=농촌진흥청>

수입 꽃가루를 구입해 인공수분을 할 경우에도 구입처 또는 농업기술센터에서 발아율 검사를 받은 뒤 사용해야 안정적인 열매 달림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플럼코트(자두와 살구를 교배한 과일)처럼 꽃이 빨리 피고 중국에서 수입한 살구 꽃가루로 인공수분을 하는 과종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검역 당국의 검역‧통관이 늦어지고 있어 꽃가루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살구 꽃가루를 확보하지 못한 농가는 시·군 농업기술센터 꽃가루은행을 이용해 직접 꽃가루를 채취해야 한다. 살구 꽃가루 채취 시기는 꽃이 피기 1~2일 전 꽃봉오리 상태일 때부터 꽃이 핀 뒤 꽃밥이 터지지 않은 시기 사이가 가장 적합하다.

장기적으로 사과, 배, 플럼코트, 키위 등을 재배하는 농가에서는 꽃가루 공급이 어려울 것을 대비해 과수원에 꽃가루받이 나무를 30% 이상 심어 자연적인 열매 달림을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꽃가루받이 나무와 화분매개곤충을 이용해 자연수분을 계획한 경우 과수의 꽃이 활짝 피기 7~10일 전에 과수원 내에 벌통을 놓는 것이 좋다.

농촌진흥청 유승오 기술보급과장은 “이상기상과 꽃가루 수급 불안에 맞서 안정적인 열매 달림을 위해서는 꽃가루은행을 이용한 인공수분 실천과 수분수 식재가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배와 사과, 플럼코트의 꽃가루 채취와 인공수분 동영상은 농촌진흥청 농사로 누리집 홈페이지에서 ‘인공수분 기술’을 검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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