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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흥 사진작가, ‘반려-개네동네’ 두 번째 사진집 출간반려견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따뜻한 일상의 모습
유머와 친근감이 밴 작가만의 독특한 앵글로 선보여
박신흥 작가

[환경일보] 최용구 기자 = 박신흥 전 경기도의회 사무처장이 작가로 변신해 점점 이름을 알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그가 또 책을 냈다. 두 번째 사진집으로 반려견 1000만 시대에 그들의 생활상을 담은 ‘반려-개네동네’라는 책을 출간했다.

개들의 일상을 유머스럽고 행복한 앵글로 잡은 작품들로 개들이 인간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을 그만의 독특한 앵글로 잡아 선보인다. 그의 작품세계는 유머가 있고 친근감이 배어 있다.

그가 청년시절 힘들고 어려웠던 1970년대의 모습을 따뜻한 시각으로 담았던 사진집 ‘예스터데이’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첫 번째 사진책 ‘예스터데이’에서는 70년대 우리네가 살아왔던 모습들을 정감 있게 담아 선보였다.

박신흥 작가의 두 번째 사진집 '반려-개네동네' 표지

사진집 ‘반려’는 우리네 어릴 적 기억을 끄집어내고 지나온 삶의 흔적을 돌아보게 한다. 무심하게 지나쳐 버린 이웃의 모습, 기억조차 하기 싫어 덮어버린 지나온 세월. 언뜻언뜻 되새기고 아픈 추억들을 함께 불러낸다. 시간이 지나도 소중한 인연을 간직하고, 모습은 변해도 사랑은 변치 않는 ‘개네들’의 이야기에서 우리 동네 이야기로 되살아나길 바라는 작가의 따뜻한 눈빛이 느껴진다.

그가 처음 카메라를 만지게 된 건 청년 시절인 1972년으로 아버지로부터 CONTAX 카메라를 받은 후 열심히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손에는 항상 카메라가 들려 있었고 손가락은 늘 셔터 위에 있었다.

박 작가의 작품 '의젓한 멍멍이'

그의 사진을 보면 어떻게 이런 장면을 찍을 수가 있었지?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건 그가 말하듯 기다림과 속사 그리고 파인더를 안 보고 누르는 기동성 때문이다. 뭐든 열심히 하는 그의 성격은 사진에 빠지기에 충분했다. 그의 말마따나 미쳤다고나 해야 할까.

사진에는 열심이었지만 반면에 공부는 등한히 할 수밖에 없었고 훗날 직업 선택을 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쳤다. 원 없이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현실적으로 필름값과 사진 인화비가 부담이 돼 그는 기자가 되기로 작정을 하고 신문사 입사시험을 봤으나 보기 좋게 낙방이었다.

박 작가의 작품 '타고 싶다'

그래서 선택한 직업이 공무원이었다. 공부 못했던 그는 그만의 집중력을 발휘해 절에 가서 공부도 하고 잠을 줄여 가면서 노력한 끝에 행정고시를 합격했고,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공직 재직은 사진에 관한 한 그의 열정을 잠재운 휴화산이 됐다. 열심히 일을 했기 때문에 카메라 잡을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직장의 동료들도 그가 사진을 촬영하러 다녔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을 정도였고 사진으로 볼 때는 30년간의 아까운 시간이 흐른 것이다.

공직은퇴 후 젊은 시절 찍어놓은 필름들을 정리해 전시회를 갖고 책을 냈다. 제목은 ‘예스터데이’이다. 70년대는 카메라가 귀했던 시절이고, 있었어도 기념사진 위주로 촬영했었는데 그는 달랐다. 그 시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따뜻하고 정감 있게 담았던 것은 물론 어려웠던 시절이었지만 포기가 아닌 희망을 나타낸 것이다. 귀하고 드문 모습을 따뜻하게 담은 그의 사진들은 우리나라 사진역사에 있어서도 높이 평가된다.

박 작가는 공직 은퇴 후 젊은 시절 찍어놓은 필름들을 정리해 전시회를 갖고 책을 내기 시작했다. (작품 '닐니리 맘보')

푹푹 찌는 여름날과 동지섣달 꼿꼿한 추위에도 기계식 카메라를 멘 무거운 어깨로 맞이하기를 수십 년. 소년처럼, 풋풋한 아이처럼 의미의 간극을 찾는 순수한 진정성으로 뚜벅뚜벅 나아가는 박신흥의 작가정신이다.

박신흥 작가는 “사진의 역할과 기능이 사실에 가까운 그림을 최고로 치던 시대에 미술에 대한 보완에서 시작이 됐고, 그 이후 사회에 대한 고발이나 정책유도를 맡았었다”며 “지금은 시대변화에 맞게 바뀌어야 하며, 이제는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와 행복을 주는 것을 새로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생이었던 시절에 공부는 뒷전에 놓고 사진만 열심히 찍으러 다녔던 일을 이제는 후회를 안 한다”며 “사진으로 남긴 70년대의 모습들은 사진 문화사의 큰 보배가 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박 작가의 작품 '잘다녀오이소'

이어 “사진에 미친 나머지 기자가 되기를 원했지만 다른 길인 공직에 입문했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에 뭐든 열심히 하는 내 성격 탓에 공직 30년간 카메라를 놓았다”며 “은퇴한 이후 사진을 재개했고 첫 전시 때는 갤러리가 생긴 이래 최대의 관람객이 왔을 정도였고 매스컴의 격찬이 있었다”고 밝혔다.

첫 전시에 폭발적 반응이 보였던 것이다. 갤러리가 생긴 이래 최대의 관람객이 왔고 전시 요청이 쏟아졌으며 개인전을 13회나 열었다. 국민일보, 매일일보, 조선일보, 한겨레일보, 한국경제, 환경일보 등에 지속적으로 소개가 되기도 했다.

첫 번째 책 ‘예스터데이’는 5대 언론사의 추천도서로 선정된 바 있고, 초판이 매진돼 계속 책들 찍어내는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그 후 따뜻한 일상의 모습을 담은 ‘해피데이즈’, ‘개네동네’로 그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눈빛출판사가 발행한 한국사진의 작은 역사책에도 그의 사진이 실려 있는 게 바로 그 이유다. 그의 사진들은 그 시대를 살아왔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지난날들의 추억에 잠기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어 두 번째 책을 발간했다. 출판사는 사진만 전문으로 하는 낯익은 눈빛출판사로 두툼한 하드표지에는 머리를 잡아 맨 예쁜 아가씨 멍멍이다. 내용물은 물론 견공들의 희노애락을 그만의 앵글로 유머스럽게 담은 것들이다.

박 작가의 사진은 지난날들의 추억에 잠기게 한다. (작품 '의젓한 멍멍이')

이번에 새로 출간한 ‘반려’는 그의 사진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다. 반려견 1000만 시대에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견공들의 모습을 따뜻하고 정감 있게 담았다. 그를 상징할 만한 해학까지 곁들인 것은 물론이다.

'반려'에는 반려견 1000만 시대에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견공들의 모습이 정감있게 담겨있다 (작품 '하품')

박 작가는 “사진의 기능이 초기에는 미술에 대한 보완으로 시작이 됐고, 그 이후에 사회고발이나 정책 유도를 위해 어렵게 사는 모습과 문제적 현실을 담았다면 이제는 행복을 주는 기능이 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사진사의 큰 획인 최민식씨가 비참한 사진들을 담아 유명해진 반면 골목사진가인 김기찬씨가 있다. 박신흥 작가는 후자에 속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의 인터넷 홈페이지 이름은 ‘행복담는 사진가’이다. 그의 블로그는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결정적 순간을 담은 작품들로 수많은 애독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반려-개네동네’는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원조들도 소재로 삼지 못했던 분야라서 더욱 의미가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한번쯤 쉬어갈 수 있는 부담 없는 책이라 모두 눈여겨볼 것을 기대해 본다.

지금과 같이 어렵고 힘든 시기, 사랑받는 반려견의 모습을 담은 이 한 권의 책이 많은 독자들에게 기분 좋은 봄바람을 맞는 것처럼 위로가 되면 좋겠다.

'반려'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그동안 소재로 삼지 못했던 분야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작품 '주눅든 멍멍이')

최용구 기자  cyg34@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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