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자산인 석탄발전 건설에 치중하다 경영 위기 처해”

[환경일보]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두산중공업에 대해 경영 정상화와 시장 안정을 명분으로 긴급운영자금 1조원 대출을 결정한 상황에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두산중공업 경영 악화의 주요 원인이 석탄 및 원자력 발전소 관련 사업에 있다”며 이들 사업의 청산을 핵심으로 한 경영 쇄신안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2019년 세계 석탄발전 가동률은 5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발전소 착공량은 2015년에 비해 66%나 감소했다.

해외 투자기관은 석탄발전소의 가치가 급속히 하락하고 있어, 이를 ‘좌초자산’으로 분류했을 정도다.

2018년 전 세계에서 투자가 결정된 석탄발전 설비 규모는 2015년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빠른 속도로 성장해 현재 세계 전력 설비 투자의 40%를 차지한다.

그린피스는 두산중공업 주주총회가 열리는 3월30일 두산빌딩 앞에서  석탄건설 사업의 청산을 핵심으로 한 경영 쇄신안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사진제공=그린피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두산중공업은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 수주에 집중했다. 현재 두산중공업의 전체 사업 부문에서 석탄발전 건설은 70% 비중을 차지한다. 그 결과 두산중공업은 최근 5년간 2조6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주가는 10년 동안 무려 96%나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재무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원전 사업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은 2017년 탈원전을 중심으로 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하기 이전인 2014년부터 이미 마이너스 순이익을 기록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두산중공업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원전사업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 원전 사업이 두산중공업 경영 악화의 주요인도, 해결책도 아니었다.

더욱이 전 세계 원전 사업은 사고 위험과 폐기물 문제 등으로 인해 설비와 발전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다.

2018년 기준으로 전력 설비 투자 규모 역시 단 6%에 그쳤고, 앞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결코 전망이 밝은 사업 분야가 아니다.

<사진제공=그린피스>

2017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은 두산중공업과 유사한 사태를 겪었다. GE는 전력시장에 대한 평가가 잘못됐음을 시인한 후, 석탄발전 사업을 접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리며 대대적인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독일 지멘스는 사회·정치적 측면을 고려해 원전사업을 포기하고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더욱 강화했다.

그린피스는 “두산중공업은 스스로 실패를 증명한 석탄·원자력 분야 사업을 신속히 폐기하고 사업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공적자금을 지원을 받게 될 두산중공업이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탈석탄과 탈원전을 골자로 한 구체적인 경영 쇄신 로드맵을 발표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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