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숲과 가로수 늘리고 기능 제고토록 저영향개발도 필요

매년 봄이 되면 도시 가로수의 가지치기 작업이 진행된다. 고압전선과 간판 등에 닿는 가지 및 고사된 나뭇가지를 제거해 불편함을 없애고 가로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가로수는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고, 더운 여름엔 그늘을 주며 도시의 기온을 일부 저감시키는 역할을 한다. 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로 인한 소음을 줄이고 대기오염물질을 감소시키며, 눈부심을 막는 효과도 있다.

인류 문명의 발달에 따라 도시가 형성됐고, 도시들을 연결하는 도로들은 정맥과 같은 중요한 기능을 갖게 됐다. 이와 더불어 도로 변에는 나무를 심어 경관을 조성하고 시민과 주변 구조물들을 보호케 했다.

조선시대에는 나무를 심어 후수(堠樹)라 하고 이정표로 사용하기도 했다. 1405년에는 서울의 가로변에 모두 나무를 심도록 했다.

1441년에는 30리(약 12㎞) 마다 표를 세우거나 토석을 모아 후를 만들고 나무를 심어 거리를 식별케 했다. 1453년에는 서울 교외 도로의 양편에 땅의 성질을 감안해 소나무·버드나무 등 적합한 나무들을 심고 철저히 보호하라는 왕의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일제강점기때 서울에는 가죽나무를 많이 심었고, 이후 플라타너스·버드나무·포플러·은행나무 등이 심어졌다. 지방에는 이외에도 히말라야시더·메타세쿼이아·중국단풍·목백일홍·해송·벚나무류·야자류가 기후 조건에 따라 식재됐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문에서 북쪽 도로엔 능수버들·왕버들·소나무 가로수가 유명했는데, 오래된 소나무 일부를 지금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가로수용 나무는 겨울엔 잎이 떨어져서 차로와 인도에 광선을 투사시키고 여름엔 그늘을 제공하는 수종이 알맞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전국의 가로수는 총 도로연장 10만5947㎞의 약 41%인 4만3223㎞ 길이에 총 823만 본이 조성돼 있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는 가로수를 활용해 도시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건전한 물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시설물 설치 위주에서 벗어나 도시생태계를 고려한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는 분산된 가로수 업무, 부처별 상이한 지침, 지역별 불투수면적 차이, 전문인력의 부족 등을 개선과제로 나열했다.

여러 가지 할 일이 있겠지만, 가장 우선은 업무의 통일성 확보와 체계적 업무추진이라고 할 수 있다. 산림청, 국토교통부, 지자체 등에서 다른 원칙을 갖고 가로수 업무를 분산·시행하고 있는 관행은 서둘러 개선돼야 한다.

가로수 조성 기본계획에 물순환 체계를 반영하고, 가로수에 대한 각종 지침을 정비하고, 가로수 비율을 확대하고, 전문자격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은 매우 타당하다.

‘물 재이용 관리계획’, ‘국가물관리기본계획’, ‘유역물관리종합계획’ 등 물 관련 계획과의 연계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기후위기시대 가로수를 제대로 보호하고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일들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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