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로에 갇혀 사라지는 개구리··· 농촌에 개구리 울음소리 사라진 원인

[환경일보] 백령면사무소, 서울환경운동연합, 새와 생명의 터, 인천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영국로즈디자인서비스, 파타고니아코리아는 4월22일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아 농부와 개구리 나아가 마을주민과 개구리가 함께 공생하던 가치를 복원하기 위해 백령도 진촌 농수로에 27개의 개구리 사다리를 설치했다.

2013년부터 백령도의 생태조사를 해온 새와 생명의 터 나일무어스 박사는 2015년 봄 백령도 내 여러 농수로에서 많은 개체수의 개구리들이 새롭게 건설된 농수로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을 목격했다.

여름을 나기 위해 연못에서 논으로 이동하던 수백 마리의 개구리들이 진촌 농수로에 갇혀 있었고 그들을 들어 올렸지만 그들은 다시 농수로로 떨어졌다.

매해 봄 더 많은 개구리들이 농수로에 빠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2019년 봄, 진천 논에서는 더 이상 개구리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다.

농수로에 빠진 개구리들(왼쪽)과 개구리 사다리가 설치된 모습(오른쪽) <사진제공=인천환경운동연합>

개구리 울음소리가 사라진 논에 개구리 소리를 다시 듣기를 희망하는 나일무어스 박사는 “개구리는 농작물의 해충을 먹기 때문에 농부들에게도 매우 이로운 생물종으로, 개구리는 농부와 공생이 가능하다. 농부와 개구리가 함께 하는 진촌 논 아니 전국의 논은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개구리사다리 물품구입과정부터 설치까지 모든 과정에 함께 한 심형진 인천환경운동연합 대표는 “개구리, 물범과 함께 자란 백령도주민들이 백령도 생태가치에 대해 자부심이 크지만 사라져가는 백령도의 생태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것도 사실이다. 개구리사다리 설치를 계기로 새와생명의 터, 백령면사무소, 백령주민들과 함께 백령도 생태보호를 위한 다양한 협력의 장이 마련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들의 협력을 이끌어낸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부총장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에게 성찰을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강요하고 있다. 인간과 가축의 질병이 생태계의 건강과 밀접히 연관된다는 즉 ‘하나의 지구, 하나의 건강(One world, One Health)’개념을 우리는 뼛속 깊이 새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개구리사다리 설치는 개구리를 살리는 것만이 아닌 우리 자신을 살리는 것일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인천환경운동연합>

현재 백령도에는 1월17‧18일 우리나라 최초 설치된 6개의 개구리사다리와 더불어 총 33개의 개구리사다리가 설치돼 있다.

백령도 주민, 새와생명의 터, 인천환경운동연합은 개구리사다리가 설치된 진촌 농수로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며 나아가 백령면과의 협조를 통해 개구리사다리 설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