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쁨 일수 최대 9일(충남), 일평균 농도 최대 7.5㎍/㎥(세종) 저감

환경부(장관 조명래)는 지난해 12월1일부터 올해 3월31일까지 추진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의 효과 분석결과를 5월12일 공개했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미세먼지 고농도 예상 시기에 실제 고농도발생의 강도와 빈도를 완화하기 위해 평소보다 강화된 배출 저감을 시행하는 한편, 국민건강 보호도 함께 강화하는 조치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국가기후환경회의의 국민정책제안을 토대로 11월 1일에 열린 제3차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에서 계절관리제 첫 도입을 결정했고, 석탄화력발전 가동중단 및 상한제약 시행 등 28개 이행과제를 선정해 추진했다.

정부는 지난 4월1일 계절관리기간 이행과제별 추진실적과 함께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전년 동기 대비 약 27%(33→24㎍/㎥, △9(8.9)) 개선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는 계절관리제 정책효과를 비롯해 기상영향 등 계절관리기간 초미세먼지 개선의 원인을 종합 분석해 발표했다.

계절관리제 시행으로 국내 초미세먼지 배출량을 최대 약 2만 2000톤 가량 감축한 것으로 추정된다.

계절관리기간 초미세먼지 감축량은 최신 국가통계인 2016년 기준으로 같은 4개월간 국내 배출량을 약 19.5%로 줄인 것으로, 당초 국가기후환경회의 제안한 감축목표 20%에 근접한 수준이다.

국가기후환경회의 제안내용 중 수도권 5등급 차량 운행제한은 관련 법률 개정이 지연돼 시행하지 못했다.

그러나 5등급 차량에 대한 조기폐차, 매연저감장치 부착 등의 정부 지원사업과 적극적인 홍보에 힘입어 계절관리기간 동안 약 11만 3000대의 5등급 차량이 줄었고, 2018년 말 대비 2019년 말 5등급 차량 등록대수도 약 47만 8000대 줄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공공기관 2부제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환경부>

SOx 3.4만톤, NOx 5.8만톤 줄어

한편 계절관리기간 동안 물질별 감축량은 초미세먼지(PM2.5) 직접배출 약 5600톤, 황산화물(SOx) 3만 4000톤, 질소산화물(NOx) 5만 8000톤,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1만 9000톤으로 추정됐다.

계절관리제 시행이 당초 정책목표였던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의 빈도와 강도 완화’에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 소속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에서 수치 모델링을 통해 계절관리제 시행 전후 초미세먼지 배출 감축량에 따른 농도 변화를 모사한 결과, 나쁨 일수, 일평균 농도 등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확인했다.

먼저 고농도 빈도 측면에서 계절관리제 시행으로 나쁨 일수(36㎍/㎥ 이상)가 ▷충남(최대) 9일 ▷전남 4일 ▷서울 2일 ▷전국 평균 2일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고농도 강도 측면에서 계절관리제 시행으로 초미세먼지 일평균 농도를 최대 ▷세종(최대) 7.5㎍/㎥ ▷서울 6.8㎍/㎥ ▷충남 6.2㎍/㎥ ▷제주(최소) 2.8㎍/㎥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순간적인 고농도 강도 지표인 시간 최고농도의 경우도 최대 개선 폭이 ▷경기(최대) 33.1㎍/㎥ ▷전남 23.1㎍/㎥ ▷경북 20.0㎍/㎥ ▷제주(최소) 5.6㎍/㎥으로 나타났다.

한편 계절관리기간 평균농도는 시·도별로 ▷경북(최대) 3.9㎍/㎥ ▷전남 2.7㎍/㎥ ▷충남 2.4㎍/㎥ ▷서울 2.0㎍/㎥ ▷제주(최소) 0.8㎍/㎥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전국 평균농도 개선효과는 계절관리제 전반기(2019년 12월~2020년 1월)에 1.4㎍/㎥, 후반기(2020년 2월~3월)에 2.5㎍/㎥로 나타났으며, 전체기간 동안 약 1.9㎍/㎥가 줄었다.

계절관리제 시행효과가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석탄발전소와 제철소 등 산업시설이 밀집돼 그에 따른 감축대책의 강도가 높았던 충남·전남·경북지역 등에 효과가 집중됐다.

코로나19 영향 없는 1월에도 큰 차이

한편,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의 실측자료 분석결과를 통해서도 계절관리제 정책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상상황이 유사하고 코로나19의 영향이 없었던 작년 1월(1월 17~20일)과 올해 1월(1월 1~4일) 사례를 대상으로 백령도와 수도권의 초미세먼지 변화를 비교한 결과, 큰 차이가 있었다.

먼저 국외유입의 강도, 국내 대기정체 등 기상상황이 유사했음에도 작년 1월 사례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76㎍/㎥이상)까지 증가하는데 반하여, 올해 1월 사례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의 증가 폭이 크지 않았다.

또한 작년 1월 사례에는 국외의 영향을 많이 받는 백령도에서 질산염이 증가한 이후에 수도권에서 추가적인 질산염 농도 증가가 뚜렷했다.

그러나 올해 1월 사례의 경우에는 백령도에 질산염이 증가한 이후 수도권에서 큰 증가가 없어 국내 수도권에서 미세먼지 배출이 감소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계절관리기간(2019.12~2020.3월) 농도개선 효과 모델링 결과(㎍/㎥ <자료제공=환경부>

중국 내 미세먼지 줄어

계절관리기간 기상여건은 동풍일수(7→22일)와 강수량(111→206㎜)의 증가 등으로 초미세먼지 개선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에서 수치 모델링을 통해 이번 계절관리기간과 전년 같은 기간의 기상여건 차이에 따른 농도 변화를 모사한 결과, 전년 대비 유리한 기상 영향으로 계절관리기간 전국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약 3.0㎍/㎥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계절관리제 전반기에는 0.2㎍/㎥, 후반기에는 유리한 기상 영향이 집중돼 5.8㎍/㎥의 저감 효과가 나타났다.

계절관리기간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 개선에는 계절관리제 정책효과와 일반적인 기상여건 외에도 중국의 미세먼지 감축대책, 코로나19, 국내의 따뜻했던 겨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먼저, 중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3대 중점지역에 대해 우리나라의 계절관리제와 유사한 추동계대책을 통해 미세먼지 배출 감축을 추진했다.

또한 계절관리기간에 발생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국은 교통량 감소 등 경제활동이 위축됐고, 이에 따라 예년에 비해 미세먼지 배출량 감소가 추정된다.

그러나 중국의 배출량 감소치를 정확하게 수치적으로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으며, 중국 정부도 같은 입장이었다.

지난 4월28일에 개최된 제1차 한·중 계절관리제 정책공유 영상회의에서 중국 측은 2월에는 확실히 코로나19의 영향이 있었지만, 계절관리기간 동안 정확한 감축량 추계는 심층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중국의 추동계 대책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한 중국 배출량 감소폭을 가정하여 수치 모델링을 실시한 결과, 계절관리기간 국내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를 1.1~2.8㎍/㎥ 가량 낮추는 영향이 있었다고 추정된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없었고 기상여건도 큰 차이가 없어 예년과 유사한 조건으로 판단되는 2019년 12월에서 2020년 1월의 경우, 중국 영향으로 국내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약 1.1㎍/㎥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같은 기간 국내 계절관리제 시행에 따른 정책효과로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약 1.4㎍/㎥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따뜻한 겨울, 난방 수요 감소

한편 따뜻했던 지난 겨울과 코로나19도 국내에서 추가적인 미세먼지 배출량 감소에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계절관리기간 국내 평균기온이 평년에 비해 약 2.4℃나 높았고, 이에 따라 난방 수요 감소 등에 따라 미세먼지 배출량 감소가 추정된다.

실제로 도시가스 사용량이 작년 동월에 비해 2019년 12월은 약 7%, 2020년 1월은 약 10% 감소했다.

또한 코로나 19 영향 등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올해 2, 3월에 고속도로 통행량이 약 10%, 항공 이용객수가 약 9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내 코로나19와 따뜻했던 겨울에 따른 배출량 감소치는 정확한 추계가 어려워 수치 모델링 분석을 실시할 수 없었다.

다만 이와 같은 국내 코로나19 등의 영향은 계절관리제 시행에 따른 정책효과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계절관리기간(‘19.12~’20.3월) 영향요소별 전·후반기 국내 초미세먼지 평균농도 개선 기여율(%) <자료제공=환경부>

계절관리제 정책 기여율 34%

환경부는 분석결과를 종합하면 첫째, 계절관리제가 당초 정책목표대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의 빈도와 강도의 완화에 큰 효과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기상 및 코로나19 등 외부요인의 영향이 적었던 계절관리제 전반기의 경우 평균농도 저감에 대한 정책 기여율은 약 34%(△1.4㎍/㎥)로 계절관리제가 평균농도 개선에도 효과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계절관리제가 안착되면서 정책효과는 전반기(1.4㎍/㎥)에 비해 후반기(2.5㎍/㎥)에 높게 나타났으나 기상영향이나 국외영향이 크게 확대되면서 상대적 기여율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계절관리제 시행효과의 지역적 편차를 감안할 때, 차기 계절관리제는 전국적인 효과를 같이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된다.

넷째, 계절관리제 시행, 코로나19 영향 등 오염물질의 배출량을 대폭 줄이면, 미세먼지 농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끝으로 계절관리제 후반기(2020년 2~3월)에 집중된 기상영향은 역설적으로 기상요인이 언제든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만큼, 보다 강력한 차기 계절관리제 추진으로 정책효과를 지속적으로 제고할 필요가 있다.

차기 계절관리제 시행 준비

환경부는 이번에 발표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종합분석 결과를 토대로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차기 계절관리제 시행에 필요한 준비를 착수할 계획이다.

우선 계절관리제를 처음으로 도입 시행한 점과 기상, 코로나19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한 점을 고려하여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와 국립환경과학원을 중심으로 이번 분석에 활용된 기초자료와 방법론 등을 민간 전문가와 공유해 심층적인 추가분석을 실시하고, 분석방법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계절관리제 시행에 따른 미세먼지 개선효과 외에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라는 공동편익(Co-benefit)도 산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계절관리제의 이행과제별로 정책의 효과성과 수용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국민 의견수렴 등을 거쳐 개선된 차기 계절관리제 추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환경부 금한승 대기환경정책관은 “정부의 정책적 노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우리 국민의 적극적인 동참과 우리 사회의 고통 분담이 있었기에 처음 도입한 계절관리제가 나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언제 어디서나 숨쉬기 편한 대한민국을 위해 정부는 보다 강력한 의지로 차기 계절관리제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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