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열화상 카메라 성능기준 미비…기기별 ±5℃까지 오차
‘블랙바디’ 측정 기준온도 유지, 이상체온 감별 정확도 제고

블랙바디 설치 현장 <자료=환경일보DB>

[환경일보] 열화상 카메라는 적외선 관련 군사특허가 공개되고 민간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분야이다. 최근 코로나19로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모니터링형 열화상 카메라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 이해가 동반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너도나도 앞다퉈 설치한 열화상카메라는 기계적 결함, 품질 논란, 기준 미비 등의 문제가 제기되며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설치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온도차

열화상카메라는 열을 추적, 탐지해 화면으로 한 눈에 보여주는 장치를 말한다. 일반 카메라는 사람의 눈과 같은 구조를 하고 있어 우리 눈이 보는 것과 유사한 모습을 담아내지만 열화상카메라는 오직 적외선을 통한 열을 촬영하는 특수 장비이다.

또한, 다중이용시설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체온을 신체 접촉 없이 카메라렌즈를 통해 비친 신체의 온도를 측정해 이미지로 나타낸다.

동시에 많은 사람의 체온을 측정하고 이상체온 발생 시 실시간으로 관리자가 확인할 수 있어 출입 통제에 큰 역할을 한다. 이번에 발병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를 사전에 걸러내기 위한 장치로 지자체 및 기관에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열화상카메라는 설치장소의 환경(바람, 햇빛 등)으로 인해 측정온도의 오차가 매우 높게 나타나 기준온도 보정작업을 집적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동반하며, 이를 위해 최소한의 전문지식이 요구된다.

국내 열화상 카메라 기기 시장은 기술의 해외 의존도(84%)가 높아 대부분 해외 브랜드 기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전염병 유행 시 품귀현상으로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열화상 영상 처리기술과 ICT 기술을 결합해 발열자 검출에 특화된 국산 검역 솔루션을 개발,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부가 기기를 이용 카메라 성능 개선

사람의 정상 체온은 약 36.5℃. 코로나19 감염의심 기준인 37.5℃와 1℃ 차이가 난다. 하지만 대다수 보급형 열화상 카메라는 오차 범위가 제조사 측 주장, ±0.5℃수준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3~4℃까지 오차가 발생하는 등 감염 의심자를 판별하는 장비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러한 상황에 임시방편으로 열화상 카메라와 체온계를 모두 사용해 열화상카메라를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기계적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시되는 방법 중 특수 기술을 이용해 온도를 유지시켜주는 보조 장치(블랙바디)가 뛰어난 유효성을 입증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블랙바디는 열화상카메라의 화각안의 범위 내에서 일정한 온도를 발생시켜주고 해당 온도를 열화상카메라가 감지하는 방식으로 체온측정의 ‘기준온도’를 자동으로 상시 유지할 수 있도록 제어해주는 장치이다.

최만용 박사(전 대한체열학회장)는 “블랙바디는 원하는 온도만큼 열을 내는 장치로, 카메라 프로그램상의 온도가 같은지 보고 성능을 파악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를 구비한 기관은 아주 적다”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는 “기준온도를 상시 유지시켜 줌으로써 설치장소의 환경과 주위 온도변화에 따라 수시로 발생하는 열화상카메라의 측정온도편차를 수동으로 보정해줄 필요가 없어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다”며, “카메라 자체 측정 오류를 최대한 잡아주면서(±0.2~0.3℃) 이상체온 감별의 정확도를 더 높여 주는 장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카메라를 단독으로 사용할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열화상카메라 자체의 열화(기능저하)가 진행될 수 있는데 블랙바디를 병행 사용할 경우 카메라 자체의 성능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내구성이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의 방역은 체온측정에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여러 공공 및 사설 업체는 제대로 된 성능 검증 절차를 거친 후 도입해야 함에도 세밀한 검토 없이 납품기한을 맞출 수 있는 업체 선정에 급급했다. 그 결과, 값비싼 열화상 카메라는 실효성에 대한 지속적인 의문과 예산만 낭비한다는 지적에 직면해 있다.

최근 무분별하게 도입된 열화상 카메라에 대한 성능 및 사용 기준 등의 제도 마련과 블랙바디와 같은 보완 기기의 도입으로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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