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고 농구부 선수선발 문제 있다
1년 전 선수선발 확정됐다 주장


체육특기자의 상급학교 진학문제는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상당한
물의와 함께 시비가 제기돼 왔다. 특히 자녀에 대한 지나친 욕심
에서 비롯된 학부모의 삐뚤어진 교육열과 감독들의 교육자로서
의 그릇된 가치관 등으로 인해 그간 많은 금품수수, 지역연고 문
제, 우수학생영입에서의 편법 사용 등 다양한 비리가 현존하고
있다. 최근 농구를 하는 한 중학생의 상급학교 진학에 얽힌 진정
과 제보는 우리 체육계의 안타까운 현실을 잘 말해 주고 있다.

현재 안양 H중학교 농구부로 활동중인 정군(중3)은 안양에서 태
어나 그곳에서 초, 중학교를 다닌 안양토박이 학생이다. 그는 중
등과정 3년 동안 농구 특기생으로 활동하며 그 지역에서는 우수
한 유망주로 촉망받아 왔고 중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그 지역의
명문이라 할 수 있는 A고등학교에 무난히 진학할 것이라고 예상
하고 있었다. 그러나 A고등학교에서는 선수의 발전가능성, 신체
성장가능성 등을 이유로 정군을 영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정군의 부친인 정씨는 울분을 표하고 있다. 정씨는 A
고등학교는 당연히 그 소재지에서 활동해 온 선수를 먼저 선발하
고 난 뒤에야 타지역의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데 A고에서는 지난 3월 타지역의 학생 2명을 선발하여 정군이 재
학중인 H중에 전입하도록 한 바 있어 의혹을 사고 있다. A고의
농구부 감독은 호남 출신으로 선수 선발에 객관적이지 못하고 특
정 지역의 학생에게 이익을 주거나, 혹 금품수수를 하고 있을지
도 모른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정씨의 주장에 대해 A고 측도 할 말이 많다. 이들은 A
고의 농구부가 창설된 지 단 2년 밖에 되지 않은 신설팀으로서
빠른 시일 안에 공식적인 성적을 내야 앞으로의 부 활동이 원활
히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보다 뛰어나고 발전가능성
있는 선수를 선발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 A고 감독인 권씨는 자
신의 선수선발과정에서 정씨가 주장하는 특정지역 출신에 대한
특혜, 또는 금품 수수에 의한 선출 등의 부정행위는 전혀 없었으
며, 이는 현재 활동중인 A고의 1, 2학년 학생의 출신지를 통해
명확히 드러난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권씨가 정군을 선발하지 않
은 것은 오로지 선수 선발 기준에 의한 것뿐이라는 말이다. 그
가 말하는 선수선발기준이란 공식대회성적과 각 포지션에 맞는
신체성장가능성과 발전가능성 등이다.

양측의 주장은 모두 수긍이 가는 내용이다. 학생의 입장에서 그
소재지에서 초등시절부터 현재까지 농구 활동을 해 왔으니, 당연
히 그 지역의 학교로 진학할 수 있다고 기대했는데 그 학교에서
타 지역의 학생을 영입함으로써 자신은 자라온 곳을 벗어나 외부
로 나가야 하는 것이 매우 아이러니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
역스포츠의 발전과 체육꿈나무들의 미래를 위해서는 관행적으로
진행되던 추천제가 폐지되고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심사를 통한
선수 평가와 선발, 그리고 이를 위한 정부측의 제도적 참여, 또
기업과 시민의 지원이 필요하다. 부디 스포츠 스타를 꿈꾸며 운
동에 전념하던, 정군을 비롯한 어린 꿈나무들이 우리 사회의 어
두운 현실로 인해 꿈을 버리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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