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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여름철 무더위와 직장인 코로나19 예방 대책정혜선 가톨릭대 교수(직업건강협회 회장, 대한건설보건학회 회장)
정혜선 가톨릭대학교 교수 <사진=김봉운 기자>

[환경일보] 2018년은 이례적으로 심각한 무더위를 기록했던 해이다. 2018년의 폭염일수는 31.5일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3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너무 더울 때 우리는 흔히 ‘더워 죽겠다’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무더위가 심했던 2018년에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160명에 이른다. 2018년과 같은 무더위가 금년에도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무더위 속에서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추운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코로나19도 여름철에는 약화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신종 바이러스인 코로나19는 다른 어떤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강하기 때문에 이를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최근 더욱 강력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타나고 있어서 여름철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전 세계적인 동향을 살펴보아도 연중 평균 기온이 20℃가 넘는 브라질에서 50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전 세계 2위의 확진자 수를 기록한 것만 보아도 기온이 높다고 코로나19가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연 평균 기온이 25℃ 이상이면서 우리나라 인구의 1/10에 불과한 싱가포르에서도 우리나라 보다 확진자가 3배 이상 더 많이 발생한 것을 보면 여름철에도 코로나19의 위험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직장인 감염 개인으로 그치지 않아···가족과 지역사회로 확산 우려 높아

코로나19의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돼 상용화되기 까지는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전 예방과 치료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유흥시설 및 물류회사 등에서 코로나19가 집단 발생한 것을 보면 언제 어디서 코로나19가 발생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사전 예방을 철저히 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사전 예방을 위해서는 집단 발생의 우려가 높은 곳을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대표적인 곳이 직장이다. 직장은 대부분 사기업이기 때문에 방역에 소요되는 비용을 직장에서 자발적으로 부담해야 하고, 마스크 등은 근로자 개인이 구입해야 한다.

국가에서는 사업장 대응지침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권고사항에 불과하며 조직적인 대응을 하기가 어렵다. 직장인들이 일하는 형태는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직원간 거리두기를 유지하지는 것은 매우 어렵다. 출퇴근 시간도 다양하고 야간근무, 교대근무, 새벽근무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발열 체크 등을 수행하기가 어렵다. 무엇보다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최근 코로나19가 집단 발생한 콜센터를 살펴보면, 좁은 사무실에서 여러 명이 근무하며 하루 종일 고객과 대화를 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할 수가 없어 코로나19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름철에는 에어컨을 가동하기 때문에 실내 환기가 이뤄지지 않고, 에어컨의 바람을 타고 바이러스가 사무실 내로 전파될 우려가 더욱 높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물류센터의 경우에는 다양한 물건을 여러 곳에 배달하기 때문에 접촉면이 넓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할 수 없으며, 업무 시간이 길기 때문에 배달종사자의 피로도가 높아 면역력 감소로 감염에 취약하게 되며, 하루에 배달해야 할 물량이 많아 빠른 시간 내에 신속하게 배달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이 불편한 경우가 많다.

부천 물류센터의 경우처럼 냉동식품을 취급하는 경우에는 여름철의 경우 창고의 낮은 온도와 외부의 높은 온도의 차이가 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고, 방한복 등을 공동으로 사용할 경우 바이러스 감염의 우려가 높다.

건설업의 경우에도 여름철에 야외에서 근무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며 일하기가 매우 어렵고, 불법 체류 외국인 근로자도 많기 때문에 이들이 감염에 걸린 경우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직장 동료에게 전파시킬 우려가 크다. 건설업은 일용직 근로자가 많기 때문에 아침마다 발열 체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하는데, 이를 담당할 인력이 부족하고, 매일 매일 달라지는 근로자들에게 마스크를 제대로 지급하기가 어렵다.

우리나라 사업장의 98%를 차지하고 있는 소규모 사업장은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 소규모 사업장은 작업 공간이 작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할 수가 없고, 대부분의 직원들이 밀착된 상태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코로나19에 감염될 우려가 높다. 그러나 소규모 사업장에는 감염병을 관리하거나 대책을 마련할 전문인력이 없기 때문에 더욱 취약한 상황이다.

이처럼 다양한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위해 코로나19의 방역 대책을 철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직장인은 직장 소재지와 거주지가 동일 지역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장인의 감염은 직장인 개인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지역사회로 확산될 우려가 높아 보다 심도 깊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사업장에 근무했던 경우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어도 타 사업장에서 채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기업 차원에서도 직장 폐쇄 등으로 기업 운영이 되지 않고, 건설투자도 이루어지지 않아 막대한 감소가 예측되기도 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코로나19 사태의 건설경기 파급효과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건설투자는 약 1조원∼10조원 정도 감소가 예측되며, 생산액은 약 3조∼20조원의 감소가 예측되고, 취업자 수는 약 2만명∼11만명으로 감소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업종에 맞는 감염병 관리 매뉴얼을 개발해 보급해야

정부에서는 근로자들을 코로나19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와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마스크를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 여름철에 마스크를 원활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덴탈 마스크 등을 지급해 마스크 착용율을 높여야 한다.

소규모 사업장에 소독비 등을 지원해 줘야 한다. 하루에도 2~3차례 소독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소독비를 지원한다. 마스크를 지속적으로 착용하기 어려운 일을 하는 중노동 근로자나 야외에서 작업을 하는 근로자를 위해 개인용 손소독제와 구강소독제를 지급해 개인위생을 지키도록 한다. 직장 주변에 대해서는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적인 소독을 시행해 지역사회 전체가 공중보건 위생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한다.

기업에서는 집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점심 시간을 이용해 실내 환기를 시행하고, 근무 시작 전, 점심시간 및 근무 종료 후 사무실 내 소독을 철저히 시행한다. 책상은 투명 칸막이를 설치하고, 책상의 배열과 위치를 조절해 직원 간 간격을 최대한 확대한다.

사무실 내의 컴퓨터나 책상, 의자, 사무집기 및 엘리베이터 등에 대한 소독을 수시로 진행한다. 휴게실 개수를 늘려서 휴게시설 이용자가 겹치지 않도록 하고, 휴게시설의 물품을 공용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작업복, 작업모, 작업화, 보안경 등은 개별적으로 제공하고, 여름철 땀에 젖은 옷을 세탁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한다. 근로자가 발열이나 기침 등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유급 휴가를 제공하고, 즉시 귀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특히 심각한 여름철 더위가 예상될 때는 근로자들이 일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직장 문화를 만들어야 하며, 개인별로 생수를 제공하고, 컵이나 수건 등을 개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충분히 제공한다.

근로자들은 손씻기 등의 개인위생을 철저히 준수한다. 여름철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시고, 신체의 면역력을 증가시킨다. 담배를 많이 피우는 경우는 기관지질환이나 폐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고, 코로나19의 감염에 취약해 금연을 통해 호흡기를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령 근로자는 여름철 더위에 더욱 취약할 수 있으므로 무리해서 업무를 추진하지 않도록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직장 내 보건관리자 등 감염관리 업무 전담자를 배치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콜센터를 포함해 사무직 근로자가 근무하는 업종에 보건관리자를 채용해 신종 감염을 예방하도록 한다. 업종에 따라 관리방법이 예방 대책이 달라지므로 업종에 맞는 감염병 관리 매뉴얼을 개발해 보급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 겨울철 등 계절에 따라 직장에서 관리해야 할 내용이 달라지므로 이를 고려한 매뉴얼을 개발해야 한다. 감염관리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감염병 관리에 대한 교육을 시행해 직장에서 계절에 맞게 감염성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한다.

또한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 발생 현황 통계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현재 코로나19 현황은 지자체를 중심으로 해당 지역의 현황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업장 차원의 대응을 활성화시키고 유사한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근로자에게 발생한 현황을 별도로 모아서 고용노동부에서 현황 발표를 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현황자료 분석 및 문제점을 파악해 향후 발생할 신종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 다가올 여름철 날씨와 예측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직장에서 직원들에 대한 건강관리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 안전하고 건강한 직장이 조성되도록 해야 한다.

편집국  pres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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