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자연스스로의 치료력과 자생력을 가졌다는 것이 다시 한번 입증됐
다.
산불이 난 지역의 복원을 위해서는 불에 탄 나무 등을 없애고 새로 조림을
하는 것보다 자연상태로 두는 것이 더 복원효과가 좋다는 연구결과가 우리
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나왔다.
환경부가 2000년 4월 동해안 지역 불이 난 여러 곳을 강원대 정연숙 교수팀
에 의뢰해 1년8개월 동안 조사한 결과 산불 발생 1년 뒤 인공조림지에 새
로 심은 어린 소나무는 20~30㎝ 성장한 반면 자연복원지에서는 활엽수가 1
백60㎝나 자라는 등 복원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로 불에 탄 나무의 그루터기와 뿌리가 새싹을 돋게 하고 또한 자연
복원지는 인공조림지 보다 종 다양성, 토양보호 등의 측면에서 우수하기 때
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인공조림의 경우 불에 탄 나무를 제거하기 때문에 영양분을 품은 토양
이 자연복원지 보다 30여배나 많이 씻겨 내려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산불이 나기 전에는 소나무숲이 70%, 활엽수림이 3% 가량이었던 것이 자
연복원 상태에서는 대부분 활엽수림으로 바뀌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는 활
엽수림 자연복원지가 인공조림지 보다 산불 .병충해에 더 강하기 때문이라
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분석 결과 산불피해지역의 81%는 자연복원으로 충분히
복원 가능한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연구지역은 2000년 4월 산불로 여의도면적의 약 80배에 이르는 우리나
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역으로 한때 그 복원방법
을 놓고 자연복원론자와 인공조림론자 사이에 큰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이순주 기자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