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붕앙2호기 석탄화력발전사업 예타 수익성 평가 –958억원

[환경일보]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는 해외 석탄화력발전사업에 한전이 무리하게 뛰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익은커녕 손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예비타당성 검토에서 탈락하면 사업 추진조차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서울 노원병)은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KDI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결과 수익성이 없는 사업으로 판단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를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사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베트남 하띤(Ha Tinh)성 지역에 총 1200㎿ 규모의 붕앙-2 (Vung Ang 2) 석탄화력발전소 사업 (이하 붕앙-2 사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전체 사업비는 약 2조 5000억원(22.4억 달러)로 한전은 중화전력공사(China Light & Power, 이하 ‘CLP’)로부터 지분 40%(약 2200억원)를 인수하고 발전소의 운영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한전의 붕앙-2 사업은 KDI의 예타에서 수익성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투자사업은 사업비가 500억원이 넘을 경우 예타를 거쳐야 하는데, KDI는 사업 기간 동안 지출하는 비용과 발생하는 수익의 현재 가치를 비교했을 때 이 사업의 가치가 - 7900만 달러, 즉 958억원의 손실사업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만약 붕앙 2호기 사업이 부적격판정을 받게 되면 사실상 사업추진이 불가능해진다.

김 의원은 “붕앙-2 사업의 수익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 이상 한전이 이 사업을 추진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경제성이 없어 전 세계 투자자들이 앞다퉈 탈출하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사업을 한전이 떠안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재생에너지의 단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평가된 수익률보다 더욱 악화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투자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나라와 함께 유이하게 해외 석탄화력발전에 투자하던 일본 금융기관들도 탈석탄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김 의원은 “기후위기로 인해 이미 사양 산업에 접어든 석탄화력사업에 새로 투자하는 것은 정당성도 없을뿐더러, 이미 적자에 빠진 한전을 깊은 수렁으로 끌어내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예비타당성평가에 따르면 한전은 사업 참여 조건으로 기존 사업자인 CLP에 3500만 달러의 개발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가속화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웃돈까지 얹어주며 남의 폭탄을 떠안겠다고 나선 격”이라며 비판했다.

붕앙-2 사업은 주요 투자자들이 투자를 철회하며 이미 적색등이 켜진 사업이다. CLP가 탈탄소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히며 지분 매각에 나섰고, 영국 스탠다드차타드, 싱가포르 OCBC 은행과 DBS 은행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줄줄이 투자자 대열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붕앙-2 사업의 대주단으로 참여하고 있는 일본 미쓰비시-UFJ 금융그룹(MUFG)과 미즈호 금융그룹, 스미토모-미쓰이 금융그룹도 줄줄이 석탄 투자 기준을 강화했고,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의 마에다 총재도 지난 4월 석탄화력발전 사업에는 신규 대출을 중단할 것을 표명한 상황이다.

김 의원은 “현재 일본 금융기관들도 탈석탄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며 “한전과 수출입은행이 이 흐름에 역행한다면 해외석탄투자에 대한 국제적 비난이 한국에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전이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에 이어 베트남 붕앙-2 사업도 인수하겠다고 나서자 한전의 주주들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이자 한전의 주주인 블랙락(Blackrock)도 최근 서면을 통해 “한전이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 사업과 베트남 붕앙 2호기 사업을 추진하는 명확한 전략적 근거를 밝히라”며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의 무리한 해외석탄사업 추진이 투자자 이탈과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탈석탄은 세계적인 흐름이 된 지 오래”라며 “기후위기로 인해 이미 사양 산업에 접어든 석탄화력사업에 새로 투자하는 것은 정당성도 없을뿐더러, 이미 적자에 빠진 한전을 깊은 수렁으로 끌어내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붕앙-2 사업은 위험한 투자임이 분명한데도 한전이 이 사업을 강행한다면 방만한 경영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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