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연구원(원장 이덕길) 동물생태과는 2002년에 철새 4종의 이동경로
를 새로이 구명했다.
국립환경연구원에서는 국가간을 이동하는 철새의 이동경로를 파악해 철새
에 대한 보호 방안을 수립하고자 1993년부터 철새 표지방사 사업을 수행해
오고 있다. 본 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총 31종의 철새에 대한 이동경로를 구
명하였으며, 국가별로 이동이 밝혀진 철새는 호주 13종, 러시아 8종, 일본
7종 등으로 이들 국가가 한국에 도래하는 철새의 주요 번식지 및 월동지임
을 확인했다.
2002년에는 검은머리갈매기, 괭이갈매기, 큰재갈매기 등 갈매기류 3종과 노
랑발도요 등 4종의 이동경로가 새롭게 밝혀졌는데, 이들 중 갈매기는 월동
기에 중국과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그림 1). 지금
까지 동남아 지역에 서식하는 갈매기류의 이동경로에 관한 정보는 매우 적
은 편이었다.
종별 이동경로를 보면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검은머리갈매기는 중국의 번식
지인 Shuangtai Hekou(雙太河) 자연보호구에서 표지 방사한 개체들이 2001
년과 2002년에 충남 아산만과 천수만, 금강, 전남 장흥군 관산읍 등 서해
안 지역에서 관찰되어 앞으로 종의 보호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하게 번식하는 괭이갈매기는 일본 북해도 북서쪽에 위치
한 테우리섬(天賣島)과 리시리섬(利尻島)에서 표지 방사한 번식개체들이
2002년 12월 강릉에서 포항에 이르는 동해안 지역에서 총 13회 관찰되었는
데, 이는 북해도에서 번식한 괭이갈매기의 상당수가 한국의 동해안 지역으
로 이동하여 월동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다.
큰재갈매기는 북해도의 치토모리섬에서 번식기에 가락지를 부착한 개체들
이 2002년 12월에 강원도 속초 청초호와 강원도 동해시 어달항에서 관찰되
어 이동경로가 밝혀졌다.
한편 장거리 이동성 조류인 노랑발도요는 호주 북서부 지역에서 유색가락지
를 부착하여 방사한 개체가 전북 만경강 하구에서 관찰되어 다른 많은 도요
새류와 같이 호주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들 철새의 보호를 위한 국가간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동아시아 지역 철새
이동경로에 관한 국내외 연구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우리나
라에 도래하는 철새의 이동경로 확인사례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립
환경연구원은 이러한 철새이동경로에 대한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국제 공동
연구를 확대하고 있으며, 철새보호를 위한 관련국가간의 조직인 도요·물떼
새 네트워크, 오리·기러기 네트워크, 두루미 네트워크의 한국측 focal
point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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