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4만 여개 발굴 및 기관지 보호하는 ‘사포닌’ 합성경로 밝혀내

[환경일보] 이보해 기자 =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포스트게놈 다부처유전체 사업을 통해 세계 최초로 도라지 표준유전체를 해독하고 도라지 사포닌 생산에 밀접하게 관여하는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했다.

표준유전체란 특정 생물종을 대표할 수 있는 품종의 유전체 정보로, 최초로 해독되거나 다른 품종의 유전체 해독 연구에서 기준으로 삼을 만큼 잘 해독됐을 때의 유전체 정보를 뜻한다.

유전체 해독은 생명체가 가진 유전자의 종류와 개수, 구조, 기능 등을 밝히는 연구로, 유전체 해독을 통해 우수하거나 불량한 형질의 유전자를 구분할 수 있으며 원하는 특성을 활용하여 종자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토종 품종 유전체 해독을 다른 나라가 먼저 할 경우, 신품종을 개발할 때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유전자원 주권 확보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연구다.

농촌진흥청은 우선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장백도라지를 선정, 유전체 680Mb를 해독하고 유전자 4만18개를 발굴했다.

또한, 기관지 보호 효과가 뛰어난 도라지 사포닌의 구조를 분석해 베타아미린 등 24개 유전자를 새롭게 밝혔다.

이를 통해 도라지와 인삼이 다른 사포닌을 생산하며, 여기에는 4개의 유전자가 관여하는 것도 밝혀냈다.

농촌진흥청은 도라지에서 해독된 유전체 정보를 이용해 국내산 품종을 구별하는 분자마커와 관상용 도라지 꽃색(분홍색, 흰색)을 구별하는 분자마커를 개발, 특허출원과 유상 기술이전을 진행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도라지 사포닌 함량이 높은 종자개발, 유전자교정, 유용유전자의 대량생산 등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번에 해독된 도라지 유전체 정보는 농업생명공학정보센터(NABIC)에 공개돼 일반 연구자, 종자기업, 산업체 등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농촌진흥청 유전체과 안병옥 과장은 “유전체 정보는 생명체의 표준설계도로 생명산업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원천 지식재산권”이라며, “도라지 유전체와 사포닌 생산 정보가 신품종 육종 등 농산업 현장에서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도라지 유전체 해독 및 사포닌 대사경로 구명<자료제공=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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