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선정기사, 이동윤 전남대학교 학생

꼬마물떼새 성조(왼쪽)와 새끼(오른쪽) <사진=이동윤 학생>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매월 8편의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환경일보] 이동윤 학생 =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다가오는 이 시기에 바닷가나 강 하구를 가보면 수천 마리의 새들이 날아다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

지난 겨울 오리들과 갈매기들로 북적이던 해안가는 다리가 길고 부리가 기다란 도요새가 돌아다니면서 먹이를 먹고있다. 이들 대다수가 철새이다. 여름철새는 우리나라에 번식을 위해 온 것이고 통과철새들은 더 북쪽의 번식지를 가기 위해 거쳐가는 것이다. 

물가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부리가 그리 길지는 않은데 엄청 빠르게 돌아다니는 새들도 있다.이 새들은 미끄러지듯이 땅 위를 달리고 날아가는 속도와 멈추는 속도도 빨라 맨눈으로 포착하기 어렵다. 심지어 강이나 바다에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아예 보이지 않는 새는 도대체 누구일까?

도요물떼새다. 도요목에 속하는 새들 중 갈매기를 제외한 새들을 뜻하는 명칭이다. 국내 도래하는 도요물떼새는 총 63종으로 이들은 도요과, 검은머리물떼새과, 장다리물떼새과, 호사도요과, 물꿩과 그리고 물떼새과로 분류가 된다.

그 중 도요목 물떼새과로 분류되는 국내 도래종은 12종이다(댕 기물떼새, 민댕기물떼새, 검은가슴물떼새, 개꿩, 흰죽지꼬마물떼새, 흰목물떼새, 꼬마물떼새, 흰물떼 새, 왕눈물떼새, 큰왕눈물떼새, 큰물떼새, 흰눈썹물떼새). 그 중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 려진 종은 총 3종이며, 흰물떼새와 꼬마물떼새 그리고 멸종위기종인 흰목물떼새이다.

동글동글한 물떼새 부리가 짧아

대다수의 도요물떼새류는 이동성 조류인 철새에 속하며 물떼새도 마찬가지로 일부는 텃새로 국내에서 월동 하고 번식을 하면서 연중 내내 있지만 대부분은 철새에 속한다.

지금처럼 여름철새들이 도래하는 시기에 해안가나 강가에 나가 도요물떼새들을 살펴보면 초심 자들이 이들을 능숙하게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때, 각 분류군마다의 특징을 유념하고 탐조를 한다면 보다 수월하게 할 수가 있다. 우선 물떼새는 동글동글한 외형과 도요새에 비해 짧은 부리가 가장 큰 특징이다.

바닷가나 강가에서 보면 그 차이는 확연하게 보이는데, 대부분 도요새 는 길쭉하게 생긴데 반해 물떼새는 동그란 실루엣으로 보인다. 또한, 사람이 다가가면 도요새들은 대부분 그 자리에서 날아서 도망을 치지만, 물떼새의 경우 일정거리까지는 달려서 도망친다.

하천 자갈밭에서 번식하는 흰목물떼새

흰목물떼새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가슴부의 검은 테로 인해 목이 하얗게 보이는 것이 큰 특 징이다.

영어로는 Long billed plover라고 불리는 데, 이는 부리 비율이 머리 비율과 비슷하게 보일 정도로 길어서 붙은 명칭이다. 이들은 주로 강과 하천의 자갈밭에서 번식을 한다.

2월부터 7월까지 한 쌍이 일부일처제로 독자적인 세력권을 만들어서 둥지를 만들고 알을 낳는다. 

알은 주로 3~4개 사이로 낳으며 품는 기간은 27일 내외이다. 성조의 크기는 20cm 내외로 3종 중에서 가장 크다. 현재 이들은 멸종위기 Ⅱ급에 해당되는 종이다.

꼬마물떼새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크기가 16cm 내외로 국내 물떼새 중 작은 편에 속한다. 또한, 노란 눈 테두리로 인해 영어로는 Little ringed plover라고 불린다.

3월 중순부터 번식지 내에 서 세력권을 형성하고, 둥지를 만들기 시작한다. 보통 4개 내외로 알을 낳고, 약 24일의 포란 후 부화시켜서 새끼를 양육한다. 하천부터 모래사장 그리고 산업지의 자갈 섞인 모래 사이 등 다양 한 곳을 번식지로 삼아서 여름을 보낸다.

이들의 눈에 띄는 행동 특징은 나비처럼 날아다니는 butterfly display로서 번식기의 영역 방어를 위한 과시비행에 해당된다. 앞서 소개한 흰목물떼새와 는 분류학적으로 아주 가까운 근연종이다.

흰물떼새 꼬마물떼새와 사촌지간

흰물떼새의 외형은 소개한 두 종과는 다르게 암수의 차이가 명확하다. 수컷은 이마 부분의 커다란 검은 반점, 주홍빛 정수리 그리고 검은색의 목 테두리를 지 녔다. 그와 다르게 암컷은 머리부터 날개 덮깃까지 황갈색을 띄고 있다.

암수 공통점은 얼굴부터 복면까지 모두 새하얗게 보이고, 목 테두리의 중앙 부분이 끊겨 있다. 크기는 꼬마물떼새보다 조금 큰 17~18cm 내외이다. 분류학적 위치로는 앞서 소개한 두 종과는 아주 먼 관계인데, 꼬마 물떼새와 흰목물떼새가 사촌지간이라면 그 둘과 흰물떼새는 거의 사돈의 팔촌지간인 셈이다.

 이들은 영국 켄트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서 Kentish plover라고 이름이 붙었지만 사실 유라 시아 전역에 걸쳐서 번식하는 종이다. 국내에 일부 월동을 하지만 대부분 여름에 우리나라로 날 아오는 이동성 조류이다. 

주로 3월에 도래해 짝을 찾고, 둥지를 만들기 시작한다. 4월 초부터 알 을 낳기 시작하여 6월 말까지 번식을 한다. 보통 2 ~ 3개의 알을 낳으며 25일 전후로 포란한다. 번식지는 대부분 모래가 많은 사질 환경을 선호하며, 해안가에서 먹이 섭식 활동을 하기에 바닷가 근처를 선호한다.

새끼 보호 본능 위장을 통해 보호

3종의 물떼새는 모두 조숙성 조류이며, 이는 새끼들이 생후 한 두시간 내로 걸어 다닌다는 뜻이다. 이제 걷기 시작한 새끼들을 부모들이 데리고 다니면서 직접 먹이 찾는 법을 가르쳐주고, 주변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를 해준다.

새끼들도 자신들 스스로 보호 본능을 지니고 있는데, 예를 들어 포식자가 나타나면 풀 숲이나 자갈 사이로 들어가 납작 엎드려 위장 한다. 위장 아주 탁월해 자칫하면 탐조 중 바로 코 앞에 있는 새끼들을 보지 못하고 밟을 수 있다.

이렇게 위장한 새끼의 생존확률을 증가시키기 위해 어미새는 특정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포식자가 새끼들이 숨은 장소로 다가갈 수록 어미새는 포식자 주위에서 날개가 부러진 척을 하면서 날개짓을 하고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이 반응에 이끌린 포식자는 어미에게 점점 다가가는데 일정거리로 다가오면 어미는 날개를 땅에 끌면서 도망가기 시작한다.

이러한 행동을 반복하면서 포식자가 새끼에게서 멀어지면 어미는 보란듯이 날아올라 도망을 가고, 새끼는 포식자가 보지 못하는 틈을 타서 더 안전한 장소로 몸을 숨긴 뒤 포식자가 떠나면 어미와 함께 다시 길을 나선다.

이와 같은 전략 행동을 “의상행동”이라고 부른다. 간혹 운이 좋지 않으면 이 행동을 하다가 포식 자에게 부모새가 잡히기도 한다.

경제개발에 밀린 생태보호 다시 생각해봐야

물떼새는 기본적으로 물가에서 서식하는 조류이다. 그만큼 물가 환경 변화에 민감한데 이는 환 경을 바꿔서 경제를 발전시키는 우리와 부딪히게 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멸종위기 Ⅱ급인 흰 목물떼새의 경우 현재 중량천에 번식 둥지가 여럿 발견되었지만 노원구에서는 준설작업을 하고 있으며, 내성천에는 집단 번식지가 있지만 영주댐의 영향으로 인해 수몰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이처럼 개발과 보호 앞에서 항상 올바른 가치 판단을 하기 위해서 전문가들은 고민을 한다. 환경 개발은 우리의 필요성과 경제 성장을 위해 거쳐야할 관문이고 환경 보호는 우리가 생태계 일원 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기 때문이다. 즉, 두 방향 모두 우리가 가야할 길인 것이다.

그렇다면 새와 우리는 공존할 수 없을까? 단순히 의무적인 환경 보호 정책만 펼치기 위해 알아 야 하는 것일까? 서로 이익을 주는 관계가 될 수 없을까? 물떼새를 통해 살펴보면, 이들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기에 도래와 번식의 유무에 따라서 해당 지역의 생태계 건강도를 확인할 수가 있다.

일례로 우리가 살펴본 3종의 생태 특성은 간단하게 강가의 자갈은 흰목물떼새, 강하구의 돌 섞인 모래톱은 꼬마물떼새 그리고 해안가의 모래밭은 흰물떼새가 선호하는 번식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어느 지역에 본래 꼬마물떼새가 많이 둥지를 틀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흰물떼 새가 둥지를 틀기 시작하면 해당 환경이 사질 환경으로 변화되어 간다는 뜻이고 어느 지역에 물 떼새들이 번식을 중단하게 된다면 그 지역의 환경에 우리가 모르는 변화가 생긴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해외 연구에서는 물떼새 중 하나인 Piping plover를 활용해 인공지능 모델 링을 통해 해수면의 변화에 대한 지표종으로 사용하려 시도한 적이 있다.

물떼새, 참 작은 친구들이다. 우리가 사는 곳과 가깝지도 않고 서식지에 가더라도 찾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그러다 보니 새를 연구하는 학자나 평소에 탐조를 즐겨하던 사람들 제외하고는 이들의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이 작은 친구들에게 우리가 작은 관심이라도 갖기 시작한다면, 이 친구들의 집과 가정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어쩌면 우리에게 친숙한 친구가 되어 있을 수가 있다. 이제 밖으로 나가 물가에 서서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길 바란다. 그러면 당신은 바삐 걸어가는 이 작은 생명체가 그려내는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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