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호 선정기사, 이유민 숭실대학교 학생

방크스소나무의 가지와 솔방울 <사진출처=국립생물자원관>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매월 8편의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환경일보] 이유민 학생 = 바람이 불고 건조해지는 날이 오면 한 번씩 들려오는 소식이 있다. 바로 산불이다. 한순간에 모든 것을 앗아가는 불, 산불은 인간에게도 큰 피해를 주지만 사실 그것의 최대피해자는 식물이다.

그들은 도망갈 수도, 불을 막아낼 수도 없으니 말이다. 산불이 지나간 자리엔 모든 것이 사라지고 황량함만이 남는다. 그런데 이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나무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불을 기다리는 나무, 그들에 대해 알아보자.

불을 기다리는 첫 번째 나무는 바로 방크스소나무 (학명: Pinus banksiana)이다. 소나무목, 소나무과 소나무속에 속하는 종으로 주로 북아메리카 지역에 분포하고 우리나라에는 제천, 통영 등지에 존재한다.

이들은 20~25m정도 높이에 가지를 넓게 펴며 1년에 2~3개씩 곁가지를 친다고 알려져 있다. 소나무속으로 솔방울을 이용한 번식을 하는데 수솔방울은 타원형, 암솔방울은 난형을 띤다.

두 번째 나무는 바로 자이언트 세콰이어(학명: Sequoiadendron giganteum)이다. 이름에 걸맞게지구 상에서 가장 큰 생물로 이들의 몸통 지름은 6~8m이고, 키는 200m, 아파트 20층 정도의 높이이다.

미국 등지에 분포하며 특히 불을 잘 견딘다고 알려져 있다. 1m 이상의 두꺼운 껍질이 그 비밀인데 껍질에 수분을 잔뜩 머금어 푹신하고, 수액에는 탄닌산이 포함돼 있어 불에 잘 견딜 수 있게 한다.

이들이 불을 기다리는 이유

불을 기다리는 이유는 번식 방법에 있다. 방크스소나무와 자이언트 세콰이어는 모두 콘(cone)을 이용한 번식을 한다. (콘, 즉 솔방울과 같은 열매를 뜻함.) 이 속에는 날개 달린 많은 씨앗이 들어 있는데 평소에는 껍질이 씨앗이 날아가지 않도록 잘 아물어 있다가 200도 이상의 고온, 즉 산불이 나게 되면 콘의 껍질이 하나하나 열리면서 씨앗을 내보낸다.

씨앗은 바람을 타고 날아가 다른 곳에 자리 잡게 되고 새 생명으로 자라나게 된다. 불이 나면 상승기류가 발생해 씨앗이 더 먼 곳으로 날아갈 수 있고, 정착한 씨앗을 불에 타 재가 된 다른 식물들을 영양분으로 이용할 수 있다. 불이라는 악의 상황에서 경쟁자들을 제치고 번식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처럼 생물은 제 나름의 방식으로 생태계에 적응하고,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이들뿐만 아니라 많은 생물이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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