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관심과 발걸음 빛나는 생태계 오랫동안 볼 수 있어
7월호 선정기사, 이동윤, 이주창, 김다예, 이아림 학생

해안가에서 먹이를 찾으며 돌아다니는 검은머리물떼새 한 쌍 <사진=이동윤 학생>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매월 8편의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그린기자단=환경일보] 이동윤, 이주창, 김다예, 이아림 학생 = 서천, 조류 생태 전시관과 국립생태원이 위치한 생태의 명소다. 봄철부터 초여름까지 그곳을 거닐 면 셀 수 없이 많은 도요새와 물떼새가 하늘과 바다를 가득 메운다.

그중 서천을 대표하는 동물을 꼽으라면 서천군의 군조, 검은머리물떼새를 논할 수 있다. 이들은 금강 하구의 유부도에서 집단으로 살아가며 서천의 마스코트 캐릭터인 “서래새”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서식지인 유부도가 쓰레기 섬인 플라스틱 아일랜드로 인한 문제를 겪고 있다. 서천군에서 1년에 한 번 비정기적으로 청소를 진행하고 있으나 유부도로 떠내려 오는 쓰레기의 양이 많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린 검은머리물떼새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서천터미널에 위치한 관광안내지도(왼쪽)와 하단의 유부도(오른쪽) <사진=이동윤 학생>

검은머리물떼새, 서해안의 신사

우선, 검은머리물떼새를 소개하자면 천연기념물 326호이자 1998년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및 보호야생동식물로 지정됐으며 2012년부터 현재까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분류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 수가 많이 줄어들고 있어 현재의 위협요인이 제거되거나 완화되지 아니할 때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야생생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종”으로 49종이 지정된 생물들을 뜻하며, 그중 하나가 검은머리물떼새라는 의미다.

이들은 유럽, 캄차카반도, 동아시아 북부 일대에서 번식하면서 아프리카부터 아시아 전역을 누비는 이동성 조류다. 외형을 살펴보면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머리가 검은색이 큰 특징이고 마치 양복을 입은 것처럼 하얀 배와 검은 등이 특징이다.

또한, 눈과 부리 그리고 다리가 붉은색으로 이뤄져 있어서 야외 식별이 용이하다. 크기는 45cm 내외로 야외에서 관찰하면 괭이갈매기와 비슷한 크기로 이매패류를 먹이로 삼는다.

주로 갯벌 혹은 하구와 같은 환경에서 부리로 땅을 찔러서 먹이 탐색을 하는데 이매패류뿐만 아니라 복족류나 갑각류 그리고 지렁이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번식기는 주로 4월부터 7월에 해당하고, 한 둥지당 3개 내외의 알을 낳은 뒤 28일 정도의 포란 기간을 가진다.

둥지를 만들 때는 바위 위부터 자갈밭 그리고 사질 환경까지 폭넓은 환경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끼들은 부화한 직후 한두 시간 내로 둥지를 벗어나 걸어 다닐 수 있으며, 그때부터 부모가 데리고 다니면서 먹이를 찾는 방법을 직접 가르쳐준다.

새끼 근처로 포식자가 나타나면 의상 행동과 경고음을 통해 새끼에게 위협을 알리고, 새끼들은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위장을 하게 된다. 갓 태어난 새끼의 크기는 성인 남성의 주먹 정도이지만 그런데도 움직이지 않는 새끼는 눈으로 확인하기가 어렵다.

검은머리물떼새 새끼(왼쪽)와 둥지(오른쪽). 해당 새끼는 태어난 지 하루 이틀 된 개체 <사진=이동윤 학생>

검은머리물떼새의 현황

2016년 IUCN Red list의 검은머리물떼새에 대한 항목이 업데이트되면서 관심 필요 등급(Least Concern; LC)에서 취약 근접 등급(Near Threatened; NT)으로 단계가 올라갔다.

유럽의 경우에는 이보다 한 단계 더 위인 취약 등급으로 지정됐다. 이는 검은머리물떼새가 본격적으로 멸종의 길을 걷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이동성 조류인 점을 고려하여 번식지와 이동 경로에 해당하는 유라시아 국가들이 신경을 쓰기 시작해야 함을 의미한다.

현재 유럽의 경우 번식 참여 개체 수를 확인하는 추세이지만 애석하게도 아시아권에서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실정이다. 국내에서도 시화호부터 남해안 일대까지 번식을 확인했지만, 서천의 유부도만이 2010년대 들어서 구체적으로 연구가 진행된 곳에 해당한다.

검은머리물떼새 보호, 왜?

그럼 무슨 이유로 검은머리물떼새를 보호해야 하는가? 단순히 멸종위기 종이기 때문인가? 더 깊이 살펴보면 우리가 잘 아는 먹이사슬과 관련이 있다.

검은머리물떼새를 비롯한 도요물떼새류는 연안생태계에서 연체동물부터 절지동물까지 다양한 먹이 자원을 섭식한다.

이는 연안생태계에서 새들이 최상위 포식자임을 의미한다. 특정 지역의 환경이 오염 등으로 인해 변화되면 가장 먼저 눈에 띄게 개체 수가 감소하는 종들은 대부분 최상위 포식자들이다.

이유는 우리가 감지하지 못하는 미세하지만 다양한 환경 요인들이 그 종의 생존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검은머리물떼새와 같이 개체 수가 감소하는 종을 대상으로 지역 내 개체 수를 늘려간다면 환경이 점차 건강해진다는 것을 직접 확인한 것이다.

그렇다면 보호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해외의 사례를 들자면 아메리카 대륙에는 아메리카 검은머리물떼새라는 우리나라의 검은머리물떼새와 근연종인 새가 서식한다.

이들은 아직 IUCN Red list에서 관심 필요 등급이지만 미국의 몇몇 지역에서는 보호를 위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뉴저지의 경우 “Conserve Wild Life”라는 민간 보호 단체에서 해당 종의 정보를 제공하고, 보호를 위해 사람들이 지켜야 할 지침 등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해양수산부에서는 검은머리물떼새 보호를 위해 2016년에 상업 목적의 포획 및 유통이 금지되는 보호 대상 해양생물로 지정했으며, 2018년에는 4월의 보호해양생물로 선정해 연구와 관리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환경부에서 발표한 ‘2018~2027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 종합계획’에서는 현재 증식 및 복원을 위한 기초조사는 끝나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나 서식지 외 보전기관이 지정되지 않았으며, 증식 및 복원을 위한 1, 2차 종합계획에는 모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은머리물떼새, 더는 이들이 우리 곁을 떠나가게 하지 않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피땀 흘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이 일에 동참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앞서 소개한 플라스틱 아일랜드를 없애는 것이 검은머리물떼새를 보호하는 일이라면 우리가 플라스틱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이들을 보호하는데 동참하는 셈이다. 이처럼 우리의 작은 관심과 발걸음이 더 빛나는 생태계를 더 오랫동안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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