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길고양이 2~3년이면 50마리까지 증가
7월 선정기사, 홍설원, 박재영, 권나현, 정유석 학생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매월 8편의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그린기자단=환경일보] 홍설원, 박재영, 권나현, 정유석 학생 = 거리를 거닐면, 한쪽 귀 끝이 잘린 길고양이를 볼 수 있다.

이것은 중성화 수술 여부를 구분하기 위한 표식으로, 수술 후 왼쪽 귀 끝부분을 1cm가량 가로로 자른 결과이다.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TNR)은 무엇이고 왜 필요할까?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TNR)의 정의와 기대효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하면, 길고양이 중성화(TNR) 사업은 길고양이를 포획(Trap)해 중성화 수술(Neuter, 불임 수술) 후 원래 자리에 다시 풀어주는(Return, 방사) 사업이다.

중성화 수술 표식이 있는 길고양이 <사진=박재영 학생 기자>

고양이의 번식력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길고양이 수를 줄어들게 하며, 번식기 동안 들리는 고양이 울음소리를 사라지게 해, 길고양이로 인한 시민 불편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한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은 길고양이가 영역을 가지는 동물이라는 점이 중성화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라 밝혔다. 한 지역의 고양이를 모두 포획하여 안락사시킨다 하더라도, 주변 지역의 다른 고양이가 새로운 영역을 차지하기 위해 유입되는 ‘진공효과’ 때문에 개체 수 조절이 불가하다.

따라서 중성화 수술을 한 개체를 포획한 지역에서 다시 방사하여 새로운 개체가 유입되지 않도록 해 장기적으로 개체 수를 조절한다. 중성화된 길고양이는 발정기가 나타나지 않아 발정기 특유의 울음소리나 세력권 경쟁이 없어지므로, 중성화(TNR) 사업은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유럽, 미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의 선진국에서 채택하고 있다.

길고양이 TNR, 묘생(猫生)의 질 향상하게 하다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의 저자 이용한 작가와 한국고양이보호협회가 공동 집필한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에 따르면, 길고양이는 1년에 최대 3회 정도 임신과 출산을 한다. 이를 환산하면 두세 마리였던 길고양이가 50마리까지 증가하는데 2, 3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온다.

모여있는 길고양이들 <사진=정유석 학생>

개체 수가 증가하면 잦은 영역 싸움과 발정 난 소리는 물론 허피스와 범백바이러스 등 전염병과 질병 감염률도 높아진다. 특히 암컷은 잦은 출산과 임신으로 영양분이 체내에 축적되지 않아 점점 마르고 허약해지기 쉬우며, 자궁축농증과 임신 중독으로 힘든 여생을 살게 된다. TNR은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안이다.

길고양이 TNR, 인간 삶의 질 향상하게 하다

환경부는 “고양이는 대표적인 반려동물이지만, 야생의 길고양이는 새부터 소형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를 잡아먹는 치명적인 포식자”라며 “재미로 사냥하는 습성도 있어, 길고양이는 사냥한 먹이의 28%만 먹는다는 국내 연구결과도 있다”고 지목했다.

미국에서 연간 약 14억 마리의 새들이 고양이로 인해 죽임을 당한다는 보고가 들어오는 등 도시 생태계를 파괴하는 생태계의 무법자가 되고 있다. 중성화 수술을 한 고양이를 재방사(Return)할 시에는 먹이를 지자체에서 공급하게 되면서 환경 보호론자들이 우려하는 생태계 파괴 문제를 예방하고 감소시킬 수 있다.

흔한 고양이로 인한 민원 사례 중 가장 많은 것을 차지하는 영역 싸움 소리와 발정으로 인한 소음, 개체 수 증가, 스프레이로 인한 악취 등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므로 “TNR을 시행하면 길고양이와 공존할 수 있다”고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고, 길고양이는 길고양이대로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묘생을 살 수 있게 된다.

중성화 수술이 된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며 야생동물을 최소한으로 사냥하게 하며 서서히 개체 수를 문제가 없을 정도로 줄여나간다면 고양이는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동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길고양이 복지 개선을 위해 TNR에서 TVHR로 시범도입

환경부는 국립공원 내에서 조류, 파충류 등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들고양이 관리 사업을 지속해 최근 5년간(2014년부터 2018년까지) 324마리의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시행했다.

보도 위의 길고양이 <사진=권나현 학생 기자>

2019년8월부터 국립공원 내 길고양이들의 개체 수 관리 방법을 기존의 포획-중성화-복귀(TNR)에서 포획-정관·자궁절제술-복귀(TVHR, Trap Vasectomy Hysterectomy Release)로 변경한다. TVHR은 정관과 자궁의 통로를 차단해 불임으로 만들지만, 정소와 난소는 그대로 남겨둔다.

성호르몬이 그대로 나오면서 영역확보 본능과 생식 본능을 유지하게 돼 방사 지역의 길고양이 밀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길고양이의 복지 측면에서도 개선된 방법이다.

기존 중성화 방식(TNR)은 성호르몬 등의 발생이 제거됐기 때문에 들고양이의 세력권 다툼 행동을 사라져 서식밀도를 낮추는 효과가 크지 않다.

다만, 새로 도입하는 수술 방식(TVHR)이 국내에서 처음 실행되는 관계로, 수술이 가능한 일부 국립공원에 시범도입 후 점차 전국 국립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도시에서 서식하는 길고양이의 경우 수술방법 변경 시 고양이 울음소리 민원을 해소할 수 없어 적용에 한계가 있다.

사람과 고양이의 공존을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고양이 개체 수를 2013년 25만 마리 2015년 20만 마리에서 2019년 11만6000마리로 반이 훨씬 넘도록 고양이 개체 수를 감소시킨 개체 수를 잘 조절하고 있는 도시이다.

2017년 9759마리 2018년 1만900마리 2019년 1만1651마리를 중성화시켰으며 서울시 고양이 개체 수(19만에서 25만 마리 추정)와 비교해 너무 적은 수의 중성화 수술을 시키고 있다고 우려했으나 효율적인 예산집행으로 성공적인 개체 수 조절을 이끌어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지자체도 서울시와 같은 사례를 참고해 고양이와 인간이 공존을 위한 노력을 기대해본다.

분명한 것은 TNR로 인한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크다는 것이며, 이는 단순한 중성화 수술이 아니라 길에서 사는 고양이에게 더 높은 ‘삶의 질’과 보다 건강한 삶을 선물하는 것이다. 사람과 고양이가 모두 행복하고 안락하게 공존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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