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학생이 환경부 장관한테 쓴 편지의 일부다. ‘우리는 환경부 장관님의 말씀처럼 우리의 후손들에게, 후손들은 그 다음 후손들에게 계속해서 깨끗한 자연을 빌려오고 있어요.
이렇게 깨끗했던 환경을 더럽혀서 물려준다면, 더러운 환경이 계속해서 되물림 되겠지요?
중간의 어느 세대에서 깨끗한 환경으로 바꾸어서 물려주지 않는다면 말이에요. 그 세대가 바로 우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더이상 우리의 후손들을 더럽고 오염된 환경에서 살게 해서는 안되겠어요.’
학생들에게 환경에 대해 가르치자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공립 중?고등학교에서는 환경교사를 임용하고,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실시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효동초등병설유치원에서는 생태학습장을 학교내에 만들어 각종 생태관련 체험을 할수 있도록 ‘텃밭 가꾸기 길라잡이’, ‘환경 교육 길라잡이’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용했다. 이 외에도 밀가루를 이용해 설거지를 하고, 남은 음식은 사육장의 토끼, 오리, 닭, 꿩 등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학습은 좋은 교육 효과를 낳고있다. 대전시 대창초등학교에서는 모든 행사를 환경보전시범학교 운영과 연계하여 실시하고 있고, 부산 하단중학교는 을숙도를 중심으로 한 체험 학습을 교내 활동과 연계시켜 환경 교육의 표본이 되고 있다. 그리고 제주도 서귀포 산업과학고는 동아리들이 환경 보전과 연계되는 운영으로 환경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학생들은 처음 배워보는 환경과목이 낯설지만,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재미있어 하기도 하고, 신기해 하기도 하면서 환경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깊은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은 온라인 상에서 환경관련 토론을 벌이기도 하고, 웹싸이트의 환경 기자로 활동하는 모임을 결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집에서 보는 부모님들의 생활에 학생들은 어리둥절하다. 합성세제를 쓰지 말라고 가르쳤던 학교와는 다르게 엄마는 퐁퐁 거품이 가득 묻어있는 수세미로 설거지를 한다. 우유팩은 말리지도 않고 일반 쓰레기와 섞어 버리고, 재생화장지는 집에서 한개도 찾아 볼 수 없다.
비단 집 뿐만이 아니다. 학교를 벗어나는 순간 학생들은 환경보호와는 전혀 상관없는 세상의 여러면을 보게된다. 거리에 버려져있는 쓰레기들, 식당마다 필수품처럼 쓰고 있는 일회용품, 시장바구니를 쓰자던 운동은 어느새 사리지고 비닐 봉지만 들고 있는 아주머니들, 그리고 부러진 가지를 가지고 있는 가로수들.
학생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두 상황사이에서 고민하다 “어른들도 하는데 뭐 어때요?”라며 좀 더 편리한 방법을 선택한다.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받고 있는 교육이 무용지물이 돼 버리는 순간이다.
어른들은 환경을 파괴하는 데 익숙하다.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자연은 심하게 훼손당했지만 어른들은 파괴의 주류에서 벗어나 희생이 요구되는 비주류에 동참하길 두려워한다.
한 학생은 “왜 우리가 자라면 자랄수록 물이 부족하고, 환경도 많이 오염된 곳에서 살아야할까요?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던데.... 어른들이 원망스러워요.
그러나 어른들은 반성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더욱 환경을 무시하고 있어요.” 라며 기성세대를 향해 의구심을 갖는다.

임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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